[Opinion] 중국판 팬텀싱어 《声入人心》 매력 탐구 [기타]

글 입력 2019.02.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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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중국 유학을 하면서 접하게 된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중국판 팬텀싱어 《声入人心Super-Vocal》 (성입인심, shēng rù rénxīn)이다. "声入人心"은 '목소리가 마음에 와닿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칭다오로 짧은 여행을 갔을 때 숙소 TV로 우연히 본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유튜브로 마지막 방송까지 챙겨볼 정도로 매주 금요일만 기다리는 '덕후'가 되어버렸다.

사실 《声入人心》은 팬텀싱어의 판권을 사서 방송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팬텀싱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들이 꽤 보였다. 어설프게 따라 한 부분들은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声入人心》만의 매력들이 존재했다. 그중 내가 이 예능 프로그램을 매주 챙겨 보게 된 가장 큰 이유 3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声入人心》 무대를 하나라도 찾아보게 된다면, 팬으로서 그것만큼 뿌듯한 일이 있을까?



1. 각양각색의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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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명의 참가자들은 줄리어드 음대 올 A 졸업생부터 대중 가수, 중국 가극 배우, 뮤지컬 배우 등등 직업군이 정말 다양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바로 젊은 참가자의 비중이었다. 36명 중 무려 15명이 만 18세~24세 참가자였다. 대부분이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아직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실력이 월등히 좋다고 하기엔 어려웠다. 그래서 오히려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프로듀스 101의 중국판인 <창조 101>과 같은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을 표방한 점도 있어 보였다. 3개월 동안 경연을 하면서 실력이 좋아진 어린 참가자들을 보면 괜스레 기분이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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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례로 黄子弘凡, 方书剑, 梁朋杰, 张超,
평균 나이 19.75세로 조 이름이 '1975' 였다.


카운터 테너가 3명이나 있는 것도 굉장히 눈여겨볼만했다. 또한 3명 모두 다른 음색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매우 신기했다.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高天鹤, 중국의 기적 소년이라고 불리며 맑은 음색을 뽐내는 周深, 그리고 모 예능에서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을 경극 스타일로 불러 화제가 되었던 廖佳琳까지. 세 명 모두 실력 있는 참가자라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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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례로 高天鹤, 周深, 廖佳琳 


마지막으로 인기가 높았던 참가자 조합이 있었는데, 바로 뮤지컬 배우 郑云龙과 阿云嘎다. 둘은 같은 대학교 출신으로 약 10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절친이다. 이름에 둘 다 '云'이 들어가 '双云'으로 불렸다. 郑云龙의 경우 중국 뮤지컬계의 황태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중국 뮤지컬 쪽에서 알아주는 배우이고, 阿云嘎 역시 여태껏 A 캐스팅(중국의 경우 한 역할에 A 캐스팅과 B 캐스팅이 있는데, B 캐스팅은 우리나라의 얼터라고 생각하면 된다)을 놓친 적이 없는 실력 있는 뮤지컬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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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阿云嘎 우 郑云龙


이 외에도 다양한 개성을 가진 참가자들이 있어서 참가자들을 보다 보면 '이 중에 네 취향이 하나쯤은 있겠지'라는 문장이 절로 생각나게 된다.



2. 경연 방식

경연 방식 중 가장 신선했던 것은 탈락 제도가 없는 것이었다. 1화에서 개인 오디션을 통해 6명의 首席수석 멤버를 뽑고 나머지는 替补후보 멤버가 되었다. 그 후 후보 멤버들끼리 짧은 경연을 통해 6명의 후보 대표를 선정한 뒤 수석 자리를 두고 경연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 초반의 룰이었다. 후반부에는 6명씩 총 6개의 팀을 구성해 경연을 펼쳤는데, 무대에 서는 조합을 뽑는 방식이 매주 달라졌었다. 게임을 통해 조를 구성하기도 하고, 지목을 통해 구성하기도 했다. 아무튼 굉장히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서 매우 신선했다. 36명의 참가자들이 탈락이라는 제도 없이 방송 끝까지 함께한 것도 시청자를 모을 수 있었던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36명의 분량이 골고루 보장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웠다. 후반부로 갈수록 무대에 올랐던 참가자들이 계속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그들의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수석에 오른 것도 맞지만, 프로그램 시작 후 몇 주 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참가자도 있었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의문도 있긴 했다. 그래도 한국에선 여태껏 본 적이 없는 신선한 경연 방식이라서 흥미로웠다.



3. 다양한 선곡

팬텀싱어1, 2의 선곡과 편곡을 따라 한 곡들은 아쉬웠다. 하지만 《声入人心》만의 독특한 선곡과 그에 걸맞은 편곡들이 돋보이는 곡들도 분명 존재했다. 그래서 모방한 선곡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중국 가곡이나 가요는 물론 팝송이나 뮤지컬 넘버 등 선곡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했다. 거기에다가 오케스트라 실력도 꽤 우수해서 말 그대로 '귀 호강'을 할 수 있는 무대들을 매주 볼 수 있었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무대 영상이다.



蔡程昱 & 丁辉 & 贾凡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라이온 킹 OST)



王晰 & 李琦 & 鞠红川 《The Sound of Silence》 (원곡 Simon And Garfunkel)


周深 《孤独的牧羊人 The Lonely Goatherd》 (사운드 오브 뮤직 OST)



阿云嘎 & 郑云龙 《I'll Cover You》 (렌트 OST)





마지막 회에서 郑云龙은 마지막 무대를 마치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승패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고집해왔던 것들이 드디어 사람들에게 보여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가 말한 '긴 시간 동안 고집해왔던 것들'은 바로 무대와 노래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 역시 무대 예술이 많이 대중화된 편은 아니지만 중국의 뮤지컬이나 가극 같은 경우 여전히 더 발전과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우들은 자신들의 공연을 꼭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중국의 예능 프로그램이 생소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언어가 아닌 노래로써 소통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사랑하고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첨부한 영상 외에도 다른 무대 영상들을 꼭 한 번 찾아 봐줬으면 좋겠다. 작은 관심이 참가자들에게는 무대에 설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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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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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ㅇㅈ
    • 선생님... 이거 짝퉁이예요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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