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

애정에서 나오는 진솔함
글 입력 2019.02.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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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최종).jpg
 

나는 클래식의 ‘ㅋ’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 자체는 좋아한다. 베토벤이 어떤 생애를 살았고, 어떤 음악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지, 말년에는 어떤 삶을 보냈는지는 모르더라도 비창 소나타를 들으며 책을 읽는 일은 좋아한다. 어렸을 때는 피아노 치기를 좋아해서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꾸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피아노곡을 특히나 더 좋아하는 편이다.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한 동영상을 통해 알게 되었다. ‘클래식 피아노 공연’ 하면 격식을 갖춘 복장으로, 멋들어진 공연장에서 조금은 딱딱하게 진행되는 공연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자연 한 가운데서 풀과 새소리를 들으며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를 연주했다. 연녹색 나뭇잎 틈새로 햇살과 함께 지저귀는 새소리와 피아노 건반이 자아내는 맑은 소리가 묘하게 어울렸다. 그래서 그때부터, 클래식의 고정관념을 깬 그 연주자가 어떤 연주자인지 궁금해졌다.




사실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왕벌의 비행’ 연주 동영상으로 유명한 연주자였다. 빠르고 경쾌한 리듬을 가지고 노는 모습에서, 드뷔시를 연주할 때와는 또 사뭇 다른 매력을 보았다. 곡을 해석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던 나는, 그의 연주 동영상 두 개를 본 후로 그 뜻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2017년 국내 리사이틀을 필두로 보르도, 툴루즈, 루앙 등에서 연주 및 마스터 클래스를 펼쳤고, 바렌시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탈리아, 스위스 등 다양한 지역에서 클래식 음악을 대중화 시키는 데 앞장섰다.

그리고 한때 그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을 맡았다가 음악성보다 평가에만 치중된 콩쿠르의 모순점을 비판하며 사임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이렇듯 임현정 피아니스트의 행보는 비단 피아노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교육, 클래식 전반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히 어떤 콩쿠르나 입시 시험이다 하면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그들의 소나타, 프렐류드, 푸가가 떠올리곤 하지요. 그래서 그들의 음악을 연주할 때면 이런 고정관념 속에 빠져들어 아름다움을 펼치기 보다는 시험에서 떨어지면 어쩌지, 이렇게 연주하면 심사위원 마음에 들까, 틀리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앞서곤 합니다. 그래서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기 보다는 시험에 붙기 위해 연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현정은 클래식 음악이 평가에 가려져 곡의 해석이 뒷전으로 밀리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사실 누구나 콩쿠르의 모순을 지적하거나 아쉬워할 수는 있지만 선뜻 심사위원의 자리를 내려놓는 일은 쉽지 않은 법이다. 임현정의 또렷한 신념과 클래식을 향한 애정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 이상 베토벤과 바흐를 성스럽기만 한 박물관 작품으로 멀리서만 숭배하지 않고 ‘나의 몸과 영혼을 다 바쳐 하나가 되어 연주하리라’ 하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한 인간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마음의 고백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그들의 마음과 심장은 곧 내 마음 안에서 뛰고 있는 심장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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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바흐를 체화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지, 또 얼마나 공부하고 연습해야 그들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을지 나로서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매우 열정적으로 음악을 사랑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짐작할 뿐이다.

임현정은 “베토벤과 바흐의 음악을 연주하고 해석하는 일은 그들에게 경솔한 일이 아니라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해야 나올 수 있는 굉장한 용기”라며 연주자로서의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그만큼 진솔하고 속 깊은 고민과 생각이 뒷받침되었기에 나올 수 있는 신념이었다.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하고, 한국인 최초로 인터내셔널 버전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하기도 하는 등 연주자로서의 이력이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음악을 탐구한다. 작곡가의 세계에 스토커 같이 빠져든다는 그의 말처럼, 집요하고도 정성스럽게 음악과 작곡가들을 사랑하는 듯하다. 애정에서 나올 수 있는 진솔함, 이번 리사이틀에서 임현정이 선보일 바흐와 베토벤의 연주곡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PROGRAM >


베토벤
L.v.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No.1 Op.2
Piano Sonata No.1 Op.2


바흐
J.S.Bach

프렐류드와 푸가 BWV 846
Preludes and Fugues BWV 846

프렐류드와 푸가 BWV 848
Preludes and Fugues BWV 848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0
Preludes and Fugues BWV 850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2
Preludes and Fugues BWV 852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4
Preludes and Fugues BWV 854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6
Preludes and Fugues BWV 856


Intermission


프렐류드와 푸가 BWV 858
Preludes and Fugues BWV 858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0
Preludes and Fugues BWV 860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2
Preludes and Fugues BWV 862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4
Preludes and Fugues BWV 864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6
Preludes and Fugues BWV 866

프렐류드와 푸가 BWV 868
Preludes and Fugues BWV 868


베토벤
L.v.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No.32 Op.111
Piano Sonata No.32 Op.111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 HJ LIM Piano Recital -


일자 : 2019.02.26

시간
오후 8시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가격
R석 80,000원
S석 60,000원
A석 40,000원

주최
(주)봄아트프로젝트

관람연령
취학 아동 이상

공연시간 : 100분
(인터미션 : 15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사진.jpg
 

[정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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