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의 얼굴 창조전

글 입력 2019.02.1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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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엄마와 함께 전시회를 보러 갔다. 분장을 주제로 한 전시회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전시회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고 내가 봤던 영화들이 많았기 때문에 친숙하게 이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다녀왔던 전시회는 사람이 꽤 많았는데 이번에는 설 연휴라 그런지 느긋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 좋았다.


이 전시회를 보면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본에 나와있는 캐릭터를 배우만 분석하고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분장사들도 함께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더 잘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들이 솔직하게 보여지는 전시라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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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건과 가채를 보는데 참 낯설었다. 사실 망건이란 단어도 이 전시를 통해 알게 되었다. 저 망건은 쓰면 머리가 짓눌리듯 아프다는 것도 처음 알았기 때문에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과거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저걸 쓰고 생활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또 재미있었던 것은 중국의 변발이다. 중국의 변발을 만들때는 배우가 삭발을 하고 그 위에다가 가발을 쓴다고 한다. 머리카락이 계속 자란다고 해도 캐릭터를 위해 삭발을 하는 그 열정은 정말 배우와 캐릭터를 일체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나는 과거 그 시대를 실제로 바라보는 느낌으로 영화를 감상 해왔다. 그러나 이렇게 따로 떨어져서 보니 현실감이 느껴졌고 '이것이 바로 분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를 진짜로 느낄 수 있게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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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잘 담아내지 못했지만 실제로 보면 굉장히 정교하고 아름답다. 친구가 한 영화를 여러번 보면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도 굉장히 좋은 관람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의 연기,이 영화의 의미를 넘어서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소품들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 눈이 그 영화를 정말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딱 한번 영화관에서 본거라 그런지 이런 디테일한 부분은 전혀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낯설기도 하고 그 씬에 맞는 소품들을 제작하는 세심함과 꼼꼼함에 감탄을 했다.


또한 배우들의 메이크업 역시 분장의 일부분이었다. 중전의 단아함을 표현하기 위해 현대물의 메이크업을 모두 빼고 표현하기도 했고 쎈 역할을 맡을때는 일부러 눈꼬리를 올려 그리는 등 그 캐릭터에 맞는 메이크업이 있었다. 그 캐릭터에 맞게 나를 맞춰가는 것이 정말 좋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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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역시 사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장이었다. 같은 씬을 찍더라도 야외에서 서리가 끼면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수염을 여러개 제작해두는 준비성,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수염들을 고민하고 제작한 과정들을 보면서 정말 허투루 보여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렀다고 느낄 수 있는 씬들에서도 수염의 길이와 색깔을 계산하고 고민해서 만들었다는 것을 이 전시가 아니면 전혀 몰랐을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아서 그런지 분장이란 분야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사실 예술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정의내리기는 힘들지만 분장 역시 예술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보고 그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쉽지 않을텐데 보란듯 멋지게 해내기 때문에 예술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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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 역시 마찬가지다. 사극뿐만 아니라 현대극에서도 역할의 캐릭터에 맞게 헤어스타일을 생각하고 배우,감독님과 충분히 소통하고 결정한다고 한다. 작품의 캐릭터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노력을 본 것 같아서 재미있기도 했고 배우의 키,생김새 등을 고려하여 제작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영화에 맞는 분장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설명하는 글이 곳곳에 있었는데 분장사가 어떤 이유로 만들었는지 이야기 한 다음에 '아무도 모르겠지만'이라는 이야기를 적어둔 걸 종종 봤다. 그만큼 분장사는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하며 만든 예술품인데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나오는 분장에 대해 고민해본적이 있을까싶었다. 그래서 앞으로 영화를 볼때 조금 다른 시각으로 분장을 바라봐도 재밌을 것 같다.


한시간 반동안 정말 다양한 분장을 관람했다. 배우들이 실제로 착용한 소품들을 전시했고 어떤 망건에는 그 배우의 파운데이션이 묻어져 있기도 했다. 영화가 개봉한지 꽤 됐는데도 불구하고 소중하게 보관중인 물건들을 보면서 이 전시회가 분장의 역사를 나타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시회를 보면서 작품에 나오는 배경, 인물, 그 인물의 머리부터 발끝,장소 등 다양하게 보여지는 것들은 다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 많은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이 전시회를 직접 가서 보게 된다면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질거라고 생각하기에 꼭 시간내서 보러 갔으면 좋겠는 전시이다.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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