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친절한 독자가 읽은 영화비평잡지, FILO

글 입력 2019.02.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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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불친절한 독자가 읽은 영화비평잡지, FILO
김해서



나는 어떤 영화를 보고 난 후, 관련 평론을 찾아 읽는다거나 관객들의 후기를 궁금해하는 편이 아니다. 오롯하게 내가 느끼고 해석해야 할 여운과 모호함을 누군가의 의견에 기댄 채로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나는 전문가나 남의 생각에 아주 '쉽게' 휩쓸린다고 할 수 있다.

'그래, 맞아'를 연발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끄덕거리고서 그제야 작품을 다 본 것처럼 손뼉을 치고 싶지 않다. 그건 영화뿐만이 아니라 문학 작품이나 미술 전시를 체험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나면 어쩐지 내 사유의 방향을 그가 선수 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찜찜(?)하다.

또 어떤 날은, '구구절절하게 느끼고 싶지 않은 상태'일 때도 있다. 솜사탕이라는 과자는 씹어서 먹는 디저트가 아닌 것처럼, 어떤 영화는 반드시 소화할 게 아니라 그저 내버려 두면서 천천히 젖어 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나는 내 속도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때문에 <영화비평잡지 Filo>를 읽게 된 내 이유는 남들과 좀 다를 수 있다. 본 적 없는 영화고 앞으로도 안 볼 것 같은 영화들을 담고 있어서 그렇다. 순전히 '순수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호감이 가는 평론을 만난다면 소개하는 영화를 볼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다. 하지만 일단은 어떤 긍정이나 비동의도 않고 잡지가 소개하는 다양한 영화들에 대한 필진들의 시선에 흥미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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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문제적 독자(?)'의 입장에서 이 잡지를 완독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하나의 영화를 정해서 시선을 펼치는 글들은 장면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고 글의 전개를 더듬으며 읽어가는 맛이 있었지만, 여러 편의 영화를 동시에 끌어들인 평론가들의 글은 흡수하기 힘들었다. 더더구나 이번 6호의 경우 2018년 베스트 영화 10편을 선정해 순위를 매기는 특집호라 그 영화들에 대한 정보가 없는 나로서는 공감지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읽는 동안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영화 마니아거나 6호에서 다룬 영화들을 몇 편 관람한 사람들이라면 적극적으로 내용에 참여하는 독서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나의 영화평론 극복기를 쓰는 건 아무래도 다음에 노려야 할 듯하다.





필로 FILO NO.6
- 2019.01/02 -


펴낸곳 : 매거진 필로 편집부

분야
잡지 > 예술/대중문화/영화

규격
170 * 240 mm

쪽 수 : 144쪽

발행일
2018년 12월 27일

정가 : 14,400원

ISBN
979-11-96378-24-0


[김해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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