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숨겨진 디테일이 빛난다. <영화의 얼굴창조 展>

글 입력 2019.02.16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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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숨겨진 디테일이 빛난다.
<영화의 얼굴창조 展>


"숨겨진 디테일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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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1초의 디테일

본 전시에서 나는 한 예술가의 정성과 프로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에게 똑같은 것을 보여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는 조태희 분장감독님의 신념이 느껴졌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짧으면 1초 가량으로 스쳐가는 장신구들은 매 장면마다, 또는 인물 자체의 감정이 변화할 때마다 새로워진다.

광해 속 중전의 비녀는 서로 마주하고 싶지만, 실제로 마주할 수 없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쌍용비녀를 사용하고, 생황 연주자의 첩지는 생황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흐름 속에 인물을 대변하는 외적인 모습을 역시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세심한 디테일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의 성격과 직업에 따라 수염을 붙이는 방식도, 수염을 깎는 방식도 다른다는 것을 몰랐으니 말이다.

조태희 분장감독님 역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적은 글이 있었다. '물론 아무도 못 봤겠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기보다 영화라는 예술작품, 분장이라는 예술 분야에서의 성취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증을 성실히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창작이 필요하다는 조태희 분장감독님의 말처럼. 분장의 확장성, 예술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실제로는 흔들리는 떨잠이지만 관객의 몰입을 위해 흔들리지 않는 떨잠을 준비한다.

또 망건이 카메라에 담길까 수를 놓기도 한다. 이러한 1초의 디테일이 어떻게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지, 더불어 분장이라는 예술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성취를 볼 수 있는 분장 전시회였다.  분장도구는 영화 속 인물을 새로 재창조하는 것이기에 예술도구, 각 배우들의 이름을 새기는 것 역시 분장도구를 단순히 도구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신념을 보이게 하는 매개체로 보는 시선이 매력적이었다. 몰랐던 세계에 한 걸음 다가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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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들어오소서!

본 전시를 영화별 섹션들로 참여했던 분장도구들, 수염, 첩지, 망건 등의 전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일 놀라운 사실은 그러한 것들이 최대한 현장감을 유지한채 보관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망건에 묻은 파운데이션까지 말이다. 비하인드 스토리들, 사용된 소품들과 영화 속 장면들을 비교해보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통의 전시관들은 대체적으로 배경 사운드가 없기도 하고, 또는 있어도 꽤나 차분하다. 예를 들어 존 레논 전에서 비틀즈의 노래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관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차분했다. 본 전시는 그러한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영화 장면 자체의 사운드가 전시관을 메운다. 청각을 자극하는 영화 음악들과 대사들은 섹션마다의 분위기를 다르게 설정한다.

같이 갔던 친구는 전시관인데 긴장감이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매체의 사용이 본 전시가 전시하고자 하는 분장의 모습을 표현하기에 적절했던 것 같다. 영화 대사들, 영화 음악 속에 녹여 있는 분장도구들과 다양한 장신구들이 영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더불어 해당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그 장면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장치로도 사용된다.

전시관이지만 영화 속으로 끌어당기는 느낌, 신선한 전시구성이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전시동선이다. 중간에 안내해주시던 스태프분이 안 계셨다면 어떤 섹션은 보지 못하고 지나칠 뻔하기도 했다. 전시동선을 제외하면 색다른 영감을 주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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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얼굴창조展
- 한국 영화 분장의 방대한 기록 -


일자 : 2018.12.29 ~ 2019.04.23

시간
11:00~20:00 (19:00 입장마감)

*
연중무휴

장소
아라아트센터 B1~B4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초중고교생 10,000원
(미취학아동 무료입장)

주최
㈜하늘분장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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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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