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FILO, 내겐 아직 과분한 잡지

비주류 영화, 비주류 잡지의 행보를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글 입력 2019.02.1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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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ILO와의 첫 만남



영화에 대한 아주 작은 관심과 눈길을 끄는 멋진 표지는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평론가의 시선으로 영화를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했고, 잘 알지 못하는 영화의 세계를 만나보고 싶었다. 이 잡지를 계기로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수 도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또한 잡지의 표지가 ‘이 책을 갖고 싶다’라는 욕구를 들게 했다. 가구와 액자, 물감, 풍경 등이 콜라주 된 표지는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어떤 복잡 미묘한 그들의 세계를 표현한 것 같기도 했고, 다채롭고 풍부한 구성을 나타낸 것 같기도 했다.


이러한 기대감을 품고 책을 펴나갔다. 고착된 나의 생각을 흔들고, 잠잠했던 나의 관심사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임을 기대하고 말이다.




2. 영화와 언어와 사랑의 탐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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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나가면서 이 잡지는 단순히 영화를 소개하고 평가하고 끝내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느꼈다. 평론가들이 2018 베스트 10 영화를 선정하여 이에 대한 이야기를 언어라는 또 하나의 예술로 풀어낸다. 그들의 시선으로 영상을 언어화 한다. 즉, 다소 무형적이고 자유의지에 맡겨진 영화를 언어라는 구체화된 양식으로 변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랑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마 사랑의 속성에 따라 잡지를 전개시켜나간다고 할 수 있겠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체계적인 과정으로 사랑의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경험으로 또는 갑작스럽게 다가와 사랑임을 느낀다. 사랑에 빠지는 이 과정처럼, 개개인마다 다른 순서와 표현으로 이번 특집호‘베스트10’에 빠져가는 과정을 들려준다.


이러한 과정을 읽으며 나는 호기심을 느꼈다. 오직 언어로 표현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닥쳐올 아픔에 대비해 자신의 주변을 담아내는 이야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카메라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조민재 <작은빛>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흔하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청춘의 사랑과 현실, 투박하지만 투박하지 않은 멋드러진 편집 방식을 읽으며 박송열의 <가끔 구름>을 핸드폰에 적어두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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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가지는 데엔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진전은 어려웠다. 영화 장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해서일까. 관심 이상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수많은 2018 영화 중 알고 있는 영화는 극 소수였고, 관람한 영화는 단 한 개도 없었다. 비주류 영화의 다양성에 놀랐고, 나의 무관심함과 무지함(?)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들의 리그에서 길 잃은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과연 읽고 리뷰를 쓸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FILO가 오직 영화 애호가만을 위해 펴낸 잡지가 아닌 듯이, 나와 같은 일반 독자들도 다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에 참여해 보고 싶어 용기 있게 들어갔으나 머쓱한 감정을 느끼고 한발 후퇴한 기분이 든다.


이런 당황스러운 감정이 듦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애정은 충분히 느껴졌다. 한 장르에 대한 깊이 있는 사랑과 열정이 느껴졌달까? 인기, 소비, 상업이라는 달콤한 조미료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자신만의 영화를 요리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무언가에 깊이 빠져 즐거워서 영화를 하는 이들의 진심이 엿보였다.


바라봐주지 않음에도 그것을 해나간다는 용기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인기와 관심은 재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많은 창작자들은 자신의 세계와 대중 이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 상업적 예술과 비상업적 예술 둘 중 하나를 치켜세우거나 순위를 매기고 싶지 않다. 다만,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인 비상업적 예술을 행하는 것에 대한 용기를 인정해 주고 싶을 뿐이다.


비주류 영화, 그리고 이를 다루는 FILO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필로 FILO NO.6
- 2019.01/02 -


펴낸곳 : 매거진 필로 편집부

분야
잡지 > 예술/대중문화/영화

규격
170 * 240 mm

쪽 수 : 144쪽

발행일
2018년 12월 27일

정가 : 14,400원

ISBN
979-11-96378-24-0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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