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NETFLIX <힐다> [문화전반]

뇌가 청량해지고 싶을 때 보세요
글 입력 2019.02.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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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인 '힐다'는 모험을 좋아하는 소녀가 겪는 나름 소소한(?) 일상 모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이 애니메이션이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이다. 배경으로 존재하는 상상 속 세계관뿐만 아니라 모험을 좋아하는 힐다라는 주인공 소녀 때문에 매화마다 (신기하고 이상하고 꽤 귀여운) 새로운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어드벤처 타임과 비슷한 느낌이 들긴 했는데, '모험'이라는 소재를 제외하면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개인적으로 어드벤처 타임 특유의 기괴함(?)이 나와는 맞지 않았다.) 어드벤처 타임보다 좀 더 안전하고 포근한 느낌인데, 진짜 어린애들도 같이 볼 수 있을만한 애니메이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힐다는 원작 동화책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시리즈이다. 어쩐지 작화나 색감이 너무 이쁘다 했는데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동화책이었다.



「힐다의 모험」 시리즈는 영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루크 피어슨의 작품으로, 매력적인 주인공에 독특한 그림체, 역동적이면서도 따뜻한 스토리로 독자들의 사랑과 평단의 주목을 동시에 이끌어 냈습니다. 케이트 그린어웨이 메달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선정 ‘주목할 만한 도서’, 영국 코믹 어워드 위너, 북리스트 선정 ‘어린이를 위한 그래픽 노블’ TOP 10, 아이스너 어워드 노미네이트 등을 기록했지요. 또한 아카데미 수상 감독인 기예르모 델 토로를 포함해 여러 언론과 관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습니다.


모험 소녀 힐다의 활약은 화면에서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오는 9월 21일 세계 최고의 동영상 온라인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힐다」가 팬들의 기대 속에 공개됩니다. 시즌1이 방영되기도 전에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모바일 게임도 하반기 중에 출시됩니다.


출처 : 네이버 책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며 1개의 에피소드당 20분 남짓으로 총 1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이다. 모험하는 이야기가 담긴 만화가 그렇듯이 힐다 역시 큰 세계관을 배경으로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사건과 모험을 겪게 된다. 옴니버스식 구성이긴 하나 큰 흐름의 이야기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엄청 치열하고 세세한, 떡밥이 그득한 큰 흐름은 아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모험 이야기들은 비슷해 보여도 꽤나 다양한 콘셉트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원피스, 나루토와 같은 지금 20대들이 학창 시절 대부분 봤을 (지금도 많이들 보고 있을) 소년만화나, 해리포터 같이 마법이나 판타지 세계를 보여주며 길고 디테일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장편 판타지 모험소설이거나, 아니면 힐다같이 에피소드 형식의 가벼운 애니메이션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어드벤처 타임도 마지막에 속하긴 하지만, 특유의 심슨 감성(?)때문에 진짜 애들이 보기에는... 엄....


아무튼, <힐다> 같은 모험 이야기들이 가지는 장점은 바로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보는데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매 에피소드마다 약간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매번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한다. 그럼에도 진부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느끼는 것에는 소재나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큰 역할을 한다.


<힐다>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처음 보는 상상 속 생명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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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등장하는 물정령(?)과 우프


서류 작성을 좋아하는 깐깐한 엘프들 그중 하나인 알푸르, 수천 년간 사랑하는 이를 기다려 온 거인, 사슴 여우 트위그, 집의 여분의 공간을 합친 다른 차원(?)의 공간에서 사는 요정 비슷한 존재 니세인 톤투, 니세가 길렀던 거대한 사냥개, 작아졌다 커졌다 할 수 있는 까마귀 같이 생긴 천둥새,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숲 거인, 특유의 시니컬함을 자랑하는 나무인간, 낮에는 돌이 되었다 밤에는 다시 움직이는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는 않은 (무섭긴 하다) 트롤, 날씨 요정들. 신비롭고 귀엽고 요상한 생명체들이 많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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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다의 엘프 친구, 알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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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새 미니미 모드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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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밤 낮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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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여우 트위그, 행동이 꼭 강아지 같다.



진짜 기발하고 신기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 너무나도 안전 하디 안전해서 좋았다. 그 안전한 캐릭터와 설정들은 <힐다> 특유의 몽글몽글한 색감과 그림체와 서로 시너지를 내는데, 그것도 이 애니메이션을 보며 좋았던 점 중 하나이다.






그리고 강조하자면 색감이 너무 이쁘다! 누가 봐도 동화스러운 색감인데, 그림체며 색감이며 심지어 이야기까지 하나 같이 다 통통 튀면서 동시에 몽글몽글하다. 주로 낮에는 주황빛, 밤에는 푸른빛을 주 색으로 색 대비를 통해 낮과 밤을 나타내는데, 실제로 힐다가 뭔가 일을 꾸미거나 신비한 존재들을 만나거나 할 때 대부분이 밤인 경우가 많아서, 이런 색 대비가 애니메이션을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캐릭터 자체도 낮과 밤의 대비가 강조되는 설정인 경우도 많았다. 낮에는 돌이 되었다 밤에 깨어나는 트롤이나, 밤에만 등장했던 사냥개 등이 그러하다. 낮과 밤 말고도 해 질 녘에 따뜻한 핑크-보랏빛이나, 숲 속 어두운 초록빛 등 다양한 색감을 다채롭게 사용했다.


색감만큼이나 작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빛'이었다. 빛을 진짜 너무 이쁘게 잘 표현했다. 특히 밤을 표현한 푸른색이 차갑고 어둡게 표현되지 않고, 오히려 푸른색이 별빛이나 달빛, 창문에서 세어 나오는 빛 등을 강조해 너무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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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트롤버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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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이며 빛효과가 너무 이쁘다.
포근하고 따스한 색감과 그림체





마지막으로, 진짜 '안전한' 이야기를 본적이 언젠지 모르겠을 정도로 정말 모든 것이 안전했다. 안전했다는 뜻이 무슨 이야기냐면 거의 모든 것이 문제 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옳은 가치나 편견에 대한 부분을 신경 쓰고 만든 것이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위에서 말한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나 소설 들 중 꽤나 편견이나 자극적인 요소들이 많다.


소년만화 같은 경우에는 모두 알다시피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을 뿐이지 외모지상주의, 권력, 피와 폭력, 돈, 성, 힘 등등등이 난무하고 (굳이 드러나는 가치를 찾아보자면 친구!!!! 동료!!!!! 이 정도), 나의 성장기를 거의 매 순간 함께한 해리포터 같은 경우에도 사회적 편견이 다분히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얄미운 '악' 쪽 캐릭터 중 하나인 엄브릿지 교수는 그녀의 모든 것이 올핑크이고, 약간 땅땅한(뚱뚱은 아닌) 느낌의 골격과 깐깐한 성격을 가졌고, 고양이를 좋아한다.(그놈의 핑크-고양이 콜라보) 그리고 해리 자체가 호그와트에 가기 전에는 아동학대에 학교폭력 피해자였고, 안 좋게 묘사되는 인물들 중 대부분이 뚱뚱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어드벤처 타임도 (7세 이상 관람가) 사실 아이들이 보기에는.. "기괴함과 폭력성을 동시에!" 이런 느낌이다.


하긴 아무리 아동을 위한 만화 혹은 이야기여도 결국 그걸 만드는 사람은 이미 사회적 편견에 찌들어버린 어른일 테니 그걸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힐다>는 마치 정말 순수한 아이가 기발한 상상력으로 펼쳐 낸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매 에피소드의 이야기들도 항상 같은 것들을 향해 있다. 가족, 친구, 그리고 자연으로 향한다. 힐다는 단순히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인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을 편견 없이 보고, 관찰하고, 친구가 된다.


이걸 이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강조하냐면, 자연과 대비되는 트롤 버그라는 (트롤의 서식지에서 트롤들을 쫓아내고 세운 도시) 도시와 숲이라는 두 배경이 이야기 속에 같이 존재하고, 자연과 모험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힐다를 낯설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같이 보여준다. 마냥 우리는 친구!! 자연 좋아!! 신비한 생명체 신기해!! 정도의 이야기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나름 현실적인 요소들을 가져와 어린이들도(어린이 포함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무엇인가가 옳다고 강요하기만 하는 일방적인 가치 주입식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도시를 싫어하던 힐다가 에피소드 후반부에 도시의 삶도 사랑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원래 숲에서 살다 도시로 이사 가게 되었다.) 도시밖에 모르는 도시 안 사람들과 다르게 더 큰 시야로 자연에서 도시를 바라보던 힐다를 통해, 동시에 자연만큼이나 도시도 사랑하게 된 힐다를 통해 애니메이션은 조금 더 친절하게 담고 있는 가치들을 풀어낸다.


의외로 이 부분이 어른이 보기에도 유치하지 않게끔 만든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통통 튀는 상상력이 담긴 여러 가지 설정과 별개로 이야기의 여러 부분이 꽤나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라따뚜이> 리뷰에서도 같은 의견을 적었는데, 어른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들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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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다와 엄마(위) / 결국 나무인간과도 친구가 된다(아래)






사실 요새 토스 공부 때문에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영어공부만 하는 나에게 유일한 낙이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원래 보던 굿 플레이스도 다 봐버렸고, 찜해놨던 콘텐츠들은 집중해서 봐야 하는 긴 호흡의 회당 1시간짜리 드라마여서 보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쉬는 시간을 채워줄 한줄기 빛 같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좀 이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순수한 마음으로 뇌를 쉬게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걸 추천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쉬고 싶을 때 이 애니메이션을 봤다.) 특히 몽글몽글하고 포근한 그림체(작화)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평소 디즈니나 픽사 등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주저 없이 찾아서라도 보기를 추천한다.



기발하고 따스한 <힐다> 관전포인트 요약


1. 신기방기 상상 속 생명체들

2. 너무 이쁜 색감과 작화

3. 정말 순수하고 따스한 이야기들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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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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