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그대 알고싶소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샘플링 이야기
글 입력 2019.02.2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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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호 xx.jpg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는 지난 2018년 11월 26일 그의 첫 솔로 정규앨범인 XX를 발매하면서 그룹뿐만 아니라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발걸음도 내딛었는데요. 특히 앨범의 타이특곡인 ‘아낙네’는 국내 음악 사이트 멜론을 기준으로 2018년 12월 종합 차트 순위 1위, 2019년 1월 6위를 차지했으며 현재에도 실시간 top100에서 16위를 유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 ‘XX’의 타이틀곡 ‘아낙네’는 발매전부터 ‘소양강처녀’를 샘플링한 곡이라고 알려지며 국내 힙합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었습니다. 샘플링이란 쉽게 말해 이미 존재하는 음원의 소리를 재가공하여 새로운 창작물의 재료로 사용하는 작곡방식을 말합니다. 좁은 의미로서는 ‘음원’을 재가공하는 것을 말하지만 사실 이 세상의 모든 소리는 샘플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물론 샘플링 방식으로 만든 음악을 정식 음원으로 발매하기 위해서는 원작자와 음원 관리자의 허락을 구하고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샘플클리어’라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소양강처녀’는 1970년에 발표된 우리나라 가요입니다. ‘아낙네’를 듣다 보면 구성진 가락의 멜로디가 들리는데요. 이 부분이 ‘소양강’처녀를 샘플링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중들에게 샘플링은 낯설기만 하겠지만 사실 많은 힙합 곡을 비롯하여 우리가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팝 음악에도 많이 쓰이는 방식입니다. 비욘세의 ‘Crazy In Love’는 미국에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예능에도 자주 삽입되었던 유명한 곡인데요.


사실 이 곡은 1970년 발매된 The Chi-Lites의 “Are You My Woman”이라는 곡을 샘플링한 곡입니다. 또한 비욘세의 남편이자 힙합의 거장 제이지의 곡 중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Empire State Of Mind” 역시The Moments의 “Love On A Two-Way Street”의 피아노 소리를 샘플링한 곡입니다. 두 곡 모두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뿐만 아니라 약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곡들입니다. 이처럼 샘플링은 우리가 의식하고 있지 못했을 뿐 우리가 듣고 있는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처럼 생각보다 많은 노래를 만들어낸 샘플링 작법은 1960년대 전자음악 장르에서 출발하여 힙합의 탄생과 함께 발전해왔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대중음악사에서 DJ가 턴테이블을 이용해 두 개의 레코드를 적절히 섞음으로써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 것이 힙합의 시초라고 본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녹음물을 재사용, 재가공하는 샘플링이 진정한 의미의 음악 창작인지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에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샘플링 역시 수많은 연구와 그에서 비롯된 센스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샘플링을 사용하지 않는 음악인들은 샘플링을 쉬운 수단, 혹은 도둑질이라고 극단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 샘플링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신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샘플링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과는 또 다른 질감의 음악을 선사하는 아주 멋있는 작업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샘플링이 낯설게만 느껴지신다면 조금은 부정적으로 보실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샘플링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단순히 '너무너 쉬워 보여서'라면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과연 쉽게 만든 음악은 가벼운 음악이고 어렵게 만든 음악만이 대단한 음악일까요? 음악의 진정한 가치는 그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수고가 들었나 보다 그 음악이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가에 따라 매겨지는 것 아닐까요? 또한 샘플링은 대중들에게 잊혀지거나 애초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들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샘플링이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노래에 사용된 원곡을 처음 찾았을 때의 쾌감과 그럼으로써 새로운 아티스트를 알게 되는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감상과는 또 다른 '재미'를 여러분에게 안겨줄 것입니다. 혹시 요즘 즐겨 듣는 노래가 있으시다면 잠깐 짬을 내 인터넷에 '(노래제목) sampling', 이렇게만 검색해보세요. 아마 그 때부터 음악을 찾아듣는 재미를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김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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