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하거도> : 추락한 유토피아와 그 속의 인간들 [공연]

연극 <하거도> 프리뷰
글 입력 2019.02.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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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치부 위에 건설된 유토피아 <하거도>



극단 작은신화의 <하거도>가 3월 8일부터 3월 1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믿고 보는 창작산실-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하거도>는 가상의 섬의 이름이자 극중 주인공의 이름이다. 목포에서 뱃길로 6시간 반이나 떨어진 섬 하거도는 정부 주도하에 공업도시로 크게 발전되어 모두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유토피아가 되었다. 하지만 바다에서 이유 모를 시신이 여러 차례 떠오르자 사람들이 불안에 떨며 그 원인을 파헤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선과 악의 거대한 진실이 숨겨진 채 고요하고 평화로운 섬,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섬 하거도는 50여 년 전으로 돌아가 그 동안의 참혹한 과거를 고발하며 ‘인간’에 대해, 인간임을 포기하고 ‘욕망’을 쫓는 누군가들의 모습에 대해 심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하거도_포스터(원본).jpg
 


모두의 ‘유토피아’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공간,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즉 ‘이상향’이지만 그와는 관계없이 ‘유토피아’하면 누구나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그 이미지는 돈이 많은 공간일 수도 있고, 범죄가 없는 공간일 수도 있으며, 이상(理想)을 마음껏 펼치는 공간일 수도 있다.

 

그만큼 ‘유토피아’는 말만 들어도 혹하는 단어이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도 갈 수 없는 장소. 그렇기에 수많은 영화 드라마, 문학작품의 소재로 쓰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유토피아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마치 영화 <아일랜드>에서 복제인간들에게 희망의 땅 ‘아일랜드’로 보내준다고 거짓말하며 그들을 현혹한 것처럼(그들에게 ‘아일랜드’는 곧 ‘유토피아’였을 것이다).



 

유토피아의 뒷모습


 

목포에서 뱃길로 6시간 반. 하거도는 외딴 섬마을 of 섬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곳은 유토피아라 불린다. 왜? 정부 주도하에 엄청난 공업도시로 발전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무슨 상관일까. 그곳에서 모든 것을 다 충족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 유토피아는 머지않아 처참히 무너지고 만다. 유토피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의문의 시신들이 떠오른 이후, 하거도는 그간의 추악한 과거들이 낱낱이 밝혀지게 된다. 마치 전쟁이 끝난 후에야, 광복이 된 후에야 속속들이 밝혀진 제국주의와 일제의 만행들처럼.


 

131.jpg
 


추락한 유토피아 = ?


 

일반적으로 ‘섬’하면 두 가지 이미지를 떠올릴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낭만적인 이미지나, 혹은 반대로 사회기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고 사람들이 모두 떠난 황폐한 이미지. 몇 년 전 섬마을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에 대한 여파로 사실상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진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하거도는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까. 인간이기를 포기한 몇몇 사람들과 인간의 권리를 빼앗긴 다수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곳. 인간의 잔인함과 나약함을 확인할 수 있는 곳. 사실, 이는 하거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한때 유토피아였다는 명성으로 인해 그 추락이 가시화될 뿐,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하거도_홍봇사진 (1).jpg

        


⋅공연일시 : 2019.03.08-03.17

⋅공연시간 : 평일 20시 / 토 15시, 19시 / 일 15시

⋅공연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연령 : 만 16세 이상

⋅티켓가격 : R석 40,000원 / S석 30,000원

⋅작 : 윤지영

⋅연출 : 최용훈

⋅출연 : 박종용, 안성헌, 홍성경, 석소연, 백은경, 정세라, 김문식, 성동한, 오현우, 채은재, 홍승만, 박유진, 장영철, 조민교, 손성현, 김성준, 조영은, 박소아, 김나래, 최규대, 정지희, 이지훈, 권호조, 양어진, 박다혜, 최신희, 우성식, 성승연

⋅주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작 : 극단 작은신화


 

[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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