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알아두면 유익한 미술관 TMI [문화전반]

미술관에 대한 모든 것
글 입력 2019.02.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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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박물관은 더 이상 우리에게 먼 존재가 아니다. 다양한 예술가와 다양한 작품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기도 하고,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이전보다 미술관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높아지고 있고 보이지 않는 장벽 또한 허물어진 느낌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 발맞춰, 미술관에 대한 TMI를 함께 나눠볼 생각이다.


본래 TMI(Too Much Information)의 의미는 과한 정보라는 부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많은 정보라는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1. 미술관의 시초는 신에게 바치는 기증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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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제 신(muse)의 모습



고대에 뮤제(muse)라는 신을 위한 신전이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신전에서 기도를 올리고 중요 물품들을 바치며 신을 섬기고 자신을 돌보곤 했다. 도시의 보물, 방패, 항아리, 왕관, 성스러운 유물, 보석 등을 어떤 기준과 통일성 없는 다양한 물품들이 모이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고대의 신전은 명소, 관광지로 거듭나게 되었고 이는 부를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그 장소에 있는 기증물들 또한 주목을 받게 되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 과시하는 것의 의미까지 나아가게 된다. 결국 신전의 기증물들이 전시장 즉 미술관의 기원이 된 셈이다.


미술관에 방문했을 때, 이곳의 시작에 대해 궁금함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언제, 왜, 누가 이러한 가치 있는 것을 한 곳에 모을 생각을 했을까? 나 또한 문득 궁금증이 들었던 경험이 있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이전에는 상납물의 공간, 과시의 공간이었던 미술관이 지금은 교육의 공간, 사회적 공간으로 크게 변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2. 수장고의 환경 관리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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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장고의 모습

 

수장고는 작품, 중요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이기에 온도와 습도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작품을 잃게 될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적정 온도는 계절 별로 다르다. 여름철에는 섭씨 22°C±0.5°C를 유지해야 하고, 겨울철에는 18°C±0.5°C를 유지해야 한다. 습도는 상대습도에 따라 조절해야 하는데, 작품과 유물이 유기물로 이루어져 있다면 65%이상의 환경에 놓이지 않게 한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상대습도는 40~60%이다. 한마디로 수장고는 전시공간만큼이나 섬세한 관심을 쏟아야 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수장고는 일반 관객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인지가 낮다. 수장고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경우도 많고, 이곳을 단순 창고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접근할 수 없는 곳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속해서 보물들을 만날 수 있는 밑바탕엔 수장고라는 중요 공간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면 더욱 뜻깊지 않을까 싶다.




3. 큐레이터와 도슨트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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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들을 교육 중인 도슨트

 

많은 사람들이 큐레이터와 도슨트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 두 역할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큐레이터는 '관리하다.' 라는 뜻의 라틴어 'cura'에서 유래한 용어로 미술관 자료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을 의미한다. 자료의 수집과 조사 관리 그리고 전시 기획과 기술 연구, 작품의 보존과 보호 등 총체적인 미술관의 흐름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도슨트는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한 용어로 지식을 갖춘 안내인을 의미한다. 교육을 받고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을 안내하여 작품과 작가 등에 대한 설명을 전하고 이해를 돕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물론 소규모 미술관이나 미술관의 상황에 따라 큐레이터가 직접 안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분류를 하자면 큐레이터와 도슨트의 역할은 다르다. 총체적 책임자와 전시 안내인으로 각각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혹시나 헷갈리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정확한 정리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듯하다.




4. 동선, 조명, 편의시설 등 모든 것이 감상자들을 향해 맞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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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면으로 부터 독립된 스포트라이트



동선은 전시의 흐름을 담당하는 중요 요소이다. 전시 공간 내에서도 소설의 흐름처럼 기-승-전-결이 존재하고 절정과 막이 존재한다. 이를 깨우칠 수 있도록 공간의 규모를 조절하고 가상 시뮬레이션을 필수적으로 진행한다. 조명 역시 전시 집중도를 높이는 중요 요소이다. 벽면 상부에 부착된 전구의 스포트라이트, 벽면으로부터 독립된 스포트라이트, 사방에 부착한 스포트라이트 등 작품의 경우에 따라 조명의 형식을 달리한다. 더 나아가 편의시설 또한 필수 고려 요소이다. 동선의 중간 지점에 휴게 의자와 공간 등을 마련하는 것, 설명자료와 팜플렛을 마련하는 것, 귀중품 보관소, 카페테리아, 수유실 등은 필수불가결한 고려 사항이다.


미술관에 방문한 주목적 즉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크고 작은 부분들을 배려한다.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문화예술과 나만의 시간을 책임져 주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 멋과 미에 취한 사항들이 아닌 모든 것이 전시를 위한 섬세한 사항이었음을 깨닫는다.


*


미술관 TMI를 알고 미술관에 방문한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작품과 나를 위한 포커스를 찾는 재미와 더불어 공간 자체에 대한 의미와 목적이 더욱 와 닿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작품만을 쭉 둘러보고 미술관을 나왔다면, 이 글을 읽은 이후부턴 미술관의 곳곳을 탐색해보길 바란다. 아마 ‘미술관’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져 다음 방문을 기약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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