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에코페미니즘이 열어주는 길: <우먼카인드 vol.6>

글 입력 2019.03.0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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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에코페미니즘이 열어주는 길: <우먼카인드 vol.6>
김해서



'아름다운 푸른별에 거주하는 인류'라는 문장을 쓰면서도 그게 나를 수식하는 표현이 아닌, 어느 지구 비슷한 행성에서 사는 외계인의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 모두가 '지구인'이라는 자명한 사실이 새삼스럽고 어색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나를 그저 '나'로만 여길 뿐 여러 인과관계로 엮인 하나의 '구성체'로 보는 습관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인터스텔라>나 <마션>과 같은 SF영화 속 광활한 우주에서 위기를 맞는 주인공을 응원하는 순간에야 '아 맞다, 나 인간이었지!'라고 실감하는 나.

<우먼카인드 vol. 6 지구인으로 살아가기>는 같은 맥락에서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준 매거진이었다. '아 맞다, 나 지구인이었지!'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여러 환경 이슈들에 대해 수많은 음모론들이 제기되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2030년이면 북극의 모든 얼음이 녹아 사라질 것이며 전세계인이 기후난과 식량난을 피부로 실감하게 될 것임은 기정 사실이다. 그런데 과연, 내 태도는 달라졌을까? 내 식탁 위로 오르는 것과 내 식탁 아래로 사라지는 것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불필요한 소비와 과시적 소비가 지구를 어떻게 착취하고 어떻게 오염시키는가에 대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게 바로 내 삶을 어떻게 황폐화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만드는 것조차 버겁고 불편하고 머리 아픈 일이어서 질문에서만 끝난 날들이 허다하다.

그러나 이 매거진은 그 질문이 질문에서 끝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가 왜 끝없이 '지구인'으로서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지에 대해 아주 강인한 여성의 목소리로 설명한다. 인상적인 칼럼 중 하나였던 <인류세를 살아가는 나의 여정>에서 필자 가이아 빈스(Gaia Vince)는 환경 파괴에 따른 빈곤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쪽은 사회에서 소외되는 연약한 여성들이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동시에 위기가 닥쳤을 때 강인함과 인내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역시 여성이라는 점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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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페미니즘은 우리 시대의 필수가 아닌 그저 선택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성평등과 자연주의라는 '좋은 것'과 '좋은 것'이 합쳐진 '대빵 좋은 것' 정도로 이해했달까. 순간의 편의를 위해 '쉬운 소비'를 일삼았던 나로서는 성차별보다 더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게 자연에 대한 가해였던 셈이다. <우먼카인드 vol.6 지구인으로 살아가기>를 읽고 깨달았다. 페미니즘은 나를 '나'로 살게끔 돕는 길이었다면, 에코페미니즘은 그런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고 어떻게 스스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이다.

2019년. 전세계 곳곳에서 용기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확산되고 있다. 여성도 존엄한 인격체임을 천명하는 이 거대한 물결은 한번 몰아친 이상 절대 시들지 않을 것이다. 이런 우리가 스스로 지구인이자 우주인이라는 자기인식까지 하게 된다면 세상은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이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일단 <우먼카인드>의 여섯 번째 이야기를 펼쳐라. 기후변화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지역을 모험한 여성, 작은 배로 바다를 횡단한 여성, 천체물리학을 공부하는 여성, 환경운동가로서 행동하는 여성, 지구 너머 화성까지 정복할 야망을 품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한데 모여있으니까 말이다.





우먼카인드 Vol.6
-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


엮음 : 우먼카인드 편집부

출간 : 바다출판사

분야
여성학/젠더 > 여성문화
잡지 > 문화/예술

규격
180*245mm

쪽 수 : 172쪽

출간일
2019년 2월 1일

정가 : 15,000원

ISBN
977-2586-2580-07-94



[김해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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