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클래식 피아노의 절정
글 입력 2019.03.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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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을 음미함에 있어서 미술 작품이 항상 어려웠다. 대작이라고 여겨지는 옛 미술품들을 보면 '잘 그린 그림이다' 라는 느낌은 든다. 문제는 이 그림의 어느 부분이 어떤 점을 높게 사서 이 그림이 명작이다-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나는 아직 잘 모른다.그 이유는 아마 그 당시에는 있을 수 없었던 어떠한 획기적인 채색 방법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내가 잘 '알지 못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음악은 다르다. 이상하게 음악은 듣는 순간 정말 이 음악이 왜 명곡이라 불리는지 쉽게 느끼게 된다. 더욱이 그 음악의 연주자가 더 대단하다면.저번 화요일, <곤지암 플루트 페스티벌>을 본 이후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예술의전당을 찾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이 곳은 언제 올때마다 사람이 많고 길이 참 복잡하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이 곳을 찾게 된 이유는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을 보기 위해서였다.많은 음악 공연을 보러 다니지는 않았지만, 피아노 공연은 아마 친언니와 함께 갔던 <양방언 유토피아> 이후로 처음이었다. 양방언 공연 때에는 양방언의 독주가 아니라 다른 악기 연주자 및 게스트도 같이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단 한 명이서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연주회였다. 넓은 공연장 안에서 홀로 연주하는 것은 또 어떤 느낌이 들지 기대되었다.*리사이틀: 음악에서는 독창회나 독주회무용에서는 어느 한 사람만의무용을 중심으로 하는 무용회.프로그램L.v.BeethovenPiano Sonata No.1 Op.2J.S.BachPreludes and Fugues BWV 846Preludes and Fugues BWV 848Preludes and Fugues BWV 850Preludes and Fugues BWV 852Preludes and Fugues BWV 854Preludes and Fugues BWV 856Preludes and Fugues BWV 858Preludes and Fugues BWV 860Preludes and Fugues BWV 862Preludes and Fugues BWV 864Preludes and Fugues BWV 866Preludes and Fugues BWV 868IntermissionL.v.BeethovenPiano Sonata No.32 Op.111프리뷰에서도 적었듯이 이번 공연의 특이점은 연주의 프로그램 순서였다. 공연은 베토벤으로 시작하여 베토벤으로 끝이 나게 된다. 공연을 보면서 베토벤과 바흐의 곡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학창시절 플루트를 배우면서 바흐의 곡은 많이 여러번 접했지만 베토벤의 곡은 그저 음악 시간에 들었을 때 말고는 많지 않았다.베토벤의 곡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고, 바흐의 곡은 부드럽고 물 흐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가장 맘에 들었던 곡은 바흐의 preludes and fugues bwv 856번이다.사실 안타까운 점은 유튜브의 영상과 내가 직접 들었던 피아니스트 임정현의 연주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 때 음악을 다시 한 번 듣고 싶어 검색해 보았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다. 녹음과 영상촬영이 불가하기 때문에 내가 그 때 들었던 곡을 다시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피아니스트 임현정에게 가장 어울렸던 곡은 엔딩 테마였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번 다단조 작품번호 111(Piano Sonata No.32 In C Minor OP.111)'이었다. 마치 영화나 소설을 읽듯, 인터미션 앞의 곡들은 기·승을 나타내고, 이 엔딩곡에서 남아있던 전과 결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뒤이어 진행했던 앵콜곡은 마치 에필로그의 느낌도 났다.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의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었을까 싶다.이러한 공연의 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단순히 글을 읽는 것에서가 아니라 공연을 직접 봄으로써 이를 실감하였다. 좌석이 멀어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멀리서나마 보였던 손짓과 몸짓은 말 그대로 음악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 한 곡 한 곡들을 위해 갖은 연습과 노력과 탐구를 하였는지, 오히려 실력은 이미 입증이 된 바, 나 역시 열심히 그의 노력을 본받아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나는 예술 작품의 리뷰, 특히 공연 분야의 리뷰를 쓰는 것이 항상 어렵다. 왜냐하면 이쪽 분야로 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많은 것이 아니기에 리뷰라 함은 그저 좋다 나쁘다, 기다 아니다 쪽으로 밖에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공연의 호불호는, '좋다'이다.[배지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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