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방 영화관의 자존심, 사라지다. [문화 전반]

지방 영화관의 마지막 자존심, '야우리시네마'마저 무너지다.
글 입력 2019.03.06 00:4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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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우리시네마’라는 영화관, 들어보셨나요?


못 들어 본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시외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야우리’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법합니다. 이곳은 교통의 요지라 불리는 ‘천안’시 입니다. 천안은 버스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이 함께 있는데요, 백화점 제일 위층에 영화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버스 이야기를 꺼낸 거고요.


야우리시네마 영화관은 천안의 지역 영화관으로써 자리를 잘 잡았습니다. 대개 광역시가 아닌 도시들은 지역 영화관이 없거나 있어도 활성화가 잘 안 되기 일쑤입니다만 천안은 자신의 지역 영화관을 활성화해서 잘 지켜 낸 드문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야우리시네마 영화관은 생각보다 크고, 많은 상점이 있습니다. 또한 CJ E&M과 연계하여 포인트 적립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자사의 포인트가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야우리시네마’ 포인트 카드 또한 있습니다. 중복 적립이 가능한 것이죠.


천안엔 단국대학교, 선문대학교, 순천향대학교, 나사렛대학교, 남서울대학교, 공주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등 많은 대학교가 있습니다. 물론, 중고등학교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관의 주 고객층 중 절반 이상은 학생들이라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몰리니, 백화점을 기점으로 근처에 수많은 가게가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죠? 그 결과 지금은 ‘야우리’라는 일종의 상권 혹은 먹자골목이 생겼습니다.



야우리시네마.jpg



하지만, 이 모든 건 다 과거가 됐습니다. 2019.02.27.부로 ‘야우리시네마’는 CGV로 바뀌었고, 이 외에도 대전에 있던 ‘씨네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대전광역시’에 있던 영화관으로, 몇 년 전에 CGV에 넘기고 사라졌습니다. 씨네위 영화관은 초반엔 학생들을 고려해 오락실도 들여서는 등 사람들 유치에 신경을 썼지만, 계속되는 손해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이상한 점은 CGV로 바뀌고 나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슬픈 해프닝으로 기억하고 넘겨야 할까요? 씨네위 영화관을 기억하는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될까요? 전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도 아니고, 인구수에 따라 나뉜 ‘광역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참 안타깝고 믿기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2의 도시라 일컫는 ‘부산광역시’ 역시 이를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남포동 대영시네마’는 롯데시네마로, ‘부산극장’은 메가박스로 바뀌었으니까요. 수많은 지방 영화관 중, 하필 ‘야우리시네마’를 제목으로 정한 건 일반 ‘시’임에도 인기가 많았고 천안의 모습을 잘 담아준 곳이기 때문입니다.


*


특정 기업의 영화관들이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 그렇지 않아도 서울과 서울이 아닌 곳의 문화의 차이가 큰데, 영화관의 차이는 당연히 어마합니다. 영화관은 단순한 놀이문화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취미 생활과 문화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많은 인파가 몰리기에 주변에 상점들이 들어설 수 있습니다. 이는 지역 경제에도 매우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고요.


또한, 자신의 도시를 대표할 수도 있습니다. 즉, 지역에 영화관이 만들어지고 활성화되기 위해서 해당 지역 사람들과 시·자치단체는 노력을 기울이고 여러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홍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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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나옹
    • 세상에 휴학할 새 야우리가 CGV로 바뀌었다니.. 마음이 아프네요. 정 많이 갔던 야우린데.
    •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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