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 위아더나잇 'GRAY' 공연 리뷰

오래도록 기억될 회색빛의 시간을 함께하며
글 입력 2019.03.0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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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

위아더나잇 단독 콘서트 

'GRAY'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jpg
 


지난 2월 23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위아더나잇의 단독콘서트 ‘GRAY’ 공연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는 독특하고 감각적인 공간이 올 때마다 늘 새로워 평소 좋아하는 공연장이기도 하다. 공연장으로 통하는 기나긴 계단을 따라 지하로 계속 내려가다보면, 오늘의 주인공들이 올라설 스탠딩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오랜만에 찾은 스탠딩 공연장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자유롭고 열정적인 스탠딩의 매력에 빠져 언제 그랬냐는 듯 공연을 재미있게 즐겨갔다.


위아더나잇은 Intro로 미발표곡인 ‘GRAY’를 첫 곡으로 들려주었고, 이어서 ‘스노클링’, ‘할리데이’, ‘그 드라마처럼’, ‘풍선껌’을 불러나갔다. 일렉트로닉의 경쾌한 비트에 고개는 저절로 끄덕여졌고, 어느새 관객들은 하나되어 위아더나잇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불러갔다.

 


1.jpg

 


이번 공연에서 위아더나잇은 밤을 모토로 한 사운드 디자인과 Vjing 영상이 함께하는 시네마틱 콘서트를 선보이며, 음악과 영상의 조화가 아름다운 무대를 보여주었다.

 

곡의 분위기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영상의 시각적인 효과는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되었고, Vjing 전문 아티스트가 함께 참여한 이번 공연은 그동안의 무대들과 차별을 둔 색다른 시도였다. 공연을 찾은 관객에게 늘 새롭고, 다양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민하는 위아더나잇의 오랜 노력과 정성이 가득 느껴졌던 무대였다.


공연장의 분위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무르익어갔고, 위아더나잇은 다양하게 준비한 선곡들을 계속해서 들려주었다. 잔잔한 멜로디와 스크린 화면에 천천히 떠오르는 가사들을 보며 관객들이 다같이 따라 불렀던 ‘별을 지우고 꿈을 잊고’는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고, 부드러운 어쿠스틱 사운드에 일렉트로닉의 청량함이 좋았던 ‘레인, 컬러’는 기타를 담당하는 정원중님의 보이스가 참 매력적이었던 무대였다.



<위아더나잇_깊은 우리 젊은 날>



또 앨범 소개와 같이 한없이 외롭고, 서글펐던 날들을 반복하는 청춘의 이미지를 그리며, 깊은 혹은 기쁜 날들을 노래하는 ‘깊은 우리 젊은 날’은 마음 속 깊이 박히는 가사들에 한참동안 가슴 먹먹함을 느끼기도 했다. 공연의 마지막에 가까워지자 이전 곡들의 무거운 분위기는 점차 가라앉고, ‘티라미수’, ‘드림캐처’와 같은 밝고 경쾌한 톤의 곡들이 이어지면서 공연장에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함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던 공연은 '열기구'와 'Melancholy' 를 앵콜곡으로 들려주며 마무리되었다. 그들의 무대는 절정으로 치닫을수록 극도의 긴장과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다가 결말에서 그동안의 갈등, 문제들이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영화 스토리와 닮아 있었다.

 

위아더나잇의 음악은 전자음의 통통 튀는 청량감이 마냥 흥겹지 않으며, 전반적인 곡의 감성은 어쩐지 더 아련하고, 애틋한 느낌을 준다. 곡에 담긴 우울감과 외로움은 그대로 남겨둔 채, 오묘하고 몽환적인 멜로디는 소란스러웠던 낮의 분위기를 가라앉히며, 밤의 고요 속에서 그들의 음악은 나지막이 흐르는 곡의 가사들에 더욱 집중하도록 한다.



드림캐처.jpg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이번 공연에 대한 소개와 제목에 담긴 의미를 이야기하던 보컬 함병선님의 말이 머릿속 주위를 계속 맴돌았다. 그는 지난 순간들과 지나갈 지금을 생각하며, 회색빛을 닮은 시간이라는 의미로 이번 공연의 키워드를 ‘GRAY’로 정했다고 했다.

 

흑백과 같은 뚜렷함도 없고 화려한 색감도 아니지만, 회색 지대의 무한함에서 다양한 새로움을 느끼듯, 수없이 스쳐 지나갈 우리의 순간들은 어쩌면 그의 말처럼 무채색의 회색빛을 닮았는지도 모르겠다. 위아더나잇의 'GRAY' 공연은 회색빛처럼 흘러갈 시간들에 담긴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며, 밤의 감성을 전하는 이들의 음악에서 행복과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느낄 수 있었던 힐링의 무대였다.


오래도록 기억될 회색빛의 시간에 위아더나잇의 음악과 함께할 수 있어 참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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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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