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글 입력 2019.03.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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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바흐의 심장과 
하나된 임현정
그리고
7곡의 앵콜곡에 담긴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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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손꼽아 기다리던 임현정 리사이틀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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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설레이며 기다리는 것이 얼마만인지 함께 하고싶었던 사람들이 많이 떠올랐는데요, 우선, 수십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단번에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임현정 ‘왕벌의 비행’ 연주를 공개 영상으로 만나보시겠습니다.




클래식에 문외한 필자는 그저 좋아서 간접적으로 듣기만 했던 연주를 무대에서 만날때면 경외감이 드는데요, 떠올리자니 긴 호흡을 먼저 하게 됩니다.

좌석은 1층 뒷자리였고 앞 좌석의 어린 남학생이 간혹 장난끼를 부리기도 했지만 부모님과 오랜시간을 인내하며 듣는 모습이 대견했는데요. 그 남학생을 포함해서 이날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그리고 평생 잊혀지지 않을 무대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작곡가가 음악을 작곡 했을 때 파동치던 그의 심장과 하나가 되어 표현하는 것이 연주자의 몫이라 한다면 이날 객석의 모두가 베토벤과 바흐의 심장의 파동을 들었던 시간이였습니다. 20대 초반의 베토벤은 자신의 끓어오르는 창조적 힘을 피아노 소나타 장르에 분출하였다는데요, 장엄한 피아노 스케일로 쓰여진 마지막 악장은 긴박감, 분노, 선포하는 듯한 화음으로 가득하며 ‘확고하면서-애원하는’ 분위기, 즉 극도의 대립으로 듣는 이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프레스티시모(Prestissimo) 지시는 이 악장을 광란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는데 꿈결 같은 느낌을 주는 A플랫 장조의 중간부분이 분위기를 가라앉힌다합니다.

마치 영혼을 달래주는 위로와도 같이, 베토벤 생애의 마지막 소나타 C단조(Op.111)는 불가사의한 운명에 관한 의문책에 대한 해답이며, 베토벤을 평생 동안 몰아댔던 희극과 비극의 투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지혜로 통하는 길이기도 하고 여기서 운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위협적이고 극적이며, 1악장에서 절정에 도달한 것처럼 보인다는데요, 사실 이것은 운명에 대한 최종적인 도전이자 최대의 전투라 볼 수 있겠는데 20대의 첫 소나타에서는 그 도전은 운명을 지배하기 위한 전투, 반항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면 생애의 마지막 소나타에서 나타나는 이 최후의 도전은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것이라합니다.

안슈타트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서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었던 바흐는 자신의 음악세계를 넓히고 음악을 탐구하는데 목말라 있었고 실제로 500킬로나 되는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거장의 연주를 듣기 위해 직접 걸어갔던 당돌한 청년이었다는데요, 사랑 또한 열렬히 했던 바흐는 실제로 교회 안에서 어느 여성과 연애를 하다가 또 추기경단에게 경고를 받기도하고, 아는 동료와 길거리에서 칼싸움을 해서 소란을 일으킨 적도 있었답니다. 그러한 불타는 열정, 음악의 대한 목마름, 이 파동치는 자신의 심장을 그는 음악에 고스란히 표현하였고 이 모든 희노애락을 펼쳐낸 것이 음악의 모든 장조와 단조를 다 사용한 평균율이라합니다.

특히 평균율은 프렐류드와 푸가로 구성된 작품으로서 프렐류드는 자유롭고 즉흥적인 구조로 되어있어 우리 마음에 진동하고 있는 서정적인 음율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고, 푸가는 대위법이라는 엄격한 기술을 사용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표현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이 숨쉬고 있답니다.

이러한 베토벤과 바흐의 가슴 안에서 뛰었던 심장의 박동을 물리적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는 임현정을 통해 가슴벅차게 만나 볼 수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좌석의 남학생처럼 누군가는 처음으로 오늘 피아노 연주회에 왔을 수도 있겠는데요, 인상적이었던 임현정의 커튼콜무대를 잊지못할것 같습니다. 필자가 경험하고 들어왔던 어떤 연주회의 커튼콜과 달리 이번 공연의 앵콜 연주곡은 7곡이었는데요, 분명 형식에 맞춘 준비된 두어곡의 연주가 아니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자리를 먼저 일어서는 분들이나, 혹은 사인회의 줄을 서기 위해 아쉬움을 안고 일어서는 분들도 계셨을텐데요, 7곡의 몰입감있는 곡들을 기립박수의 객석과 호흡하듯이 무대를 즐기고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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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무대의 피아노, 임현정의 인터뷰와 연주 영상으로 글을 마무리하며 그녀의 차기 무대를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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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1) 최근 해외에서의 연주 활동 내용, 근황 / 어떤 활동과 어떤 작품 연주에 집중하고 있습니까?

A) “클래식 음악? 아니면 머리카락이 쭈삣 서는 음악?” 이라는 주제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강연과 콘서트를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초, 중, 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많은 투어를 진행하고 2018년 스위스 학생들의 자기개발의 기여하고 있는 “천재씨앗” 재단의 명예회장 임명 후 더욱 더 사회와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쪽으로 저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2018년 인종차별 금지운동 대모 임명 후 초, 중, 고등학교에서 제가 인종차별 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주 및 컨퍼런스를 진행했으며 스위스 2018 유럽주 간의 대모 임명 후 유럽의 뜻을 바탕으로 우리는 하나고 동등하다는 것을 연주와 강연을 통하여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음악을 통하여 교육과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2) 프로그램 베토벤 소나타와 바흐 프렐류드&푸가를 선정한 이유. 순서 배치에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바흐와 함께 장조를 찬양하고 베토벤과 함께 단조를 찬양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을 살고 있는 나도 역시 감히 그들의 음악을 굉장히 생생하게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바람은 경솔함이 아니라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할 때 나오는 용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베토벤과 바흐의 음악을 온 심신을 바쳐 표현하며 그들의 음악과 하나가 될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다’ 라는 마음가짐은 굉장한 용기라는 것이지요. 그들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들의 의도와 하나가 되고, 이런 음악을 작곡 했을 때 파동치던 그들의 심장과 하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미치도록 베토벤과 바흐의 세계에 스토커 같이 빠져들어갔습니다. 그들의 관한 내용, 편지라면 샅샅이 다 뒤지며 읽었습니다.
베토벤과 바흐의 건반악기 외에 70퍼센트를 구성하고 있는 그 외의 레퍼토리도 탐구했고 그 탐구는 지금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Q3)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이번 프로그램의 메시지, 본인에게 베토벤과 바흐는 각각 어떤 의미인가요? 또, 지난번 콩쿠르 심사 사임으로 한국에서는 큰 뉴스가 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으신가요?

A) 우리는 어렸을 때 음악을 접하면서 대부분 베토벤 하면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초상화를 떠올리고 바흐하면 박물관에 보관하며 숭배해야 하는 성스러운 작품, 음악의 아버지를 떠올립니다. 특히 어떤 콩쿠르나 입시 시험이다 하면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그들의 소나타, 프렐류드, 푸가가 떠올리곤 하지요. 그래서 그들의 음악을 연주할 때면 이런 고정관념속에 빠져들어 아름다움을 펼치기 보다는 시험에서 떨어지면 어쩌지, 이렇게 연주하면 심사위원 마음에 들까, 틀리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앞서곤 합니다. 그래서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기 보다는 시험에 붙기 위해 연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곡가의 세계를 파헤치며 그의 전 인생, 전 레퍼토리를 탐구하기 보다는 그들과 상관 없는 지금 우리들이 만든 전통에 맞을까 하며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시절에 저 역시 그러곤 했습니다. 그런데 십대 때 저에게 개인적으로 큰 사건이 일어났었습니다. 그 계기는 저의 전 예술과 삶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고 제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더 이상 베토벤과 바흐를 성스럽기만 한 박물관 작품으로 멀리서만 숭배하지 않고 ‘나의 몸과 영혼을 다 바쳐 하나가 되어 연주하리라’ 하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한 인간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마음의 고백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그들의 마음과 심장은 곧 내 마음 안에서 뛰고 있는 심장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Q4) 앞으로 활동에 대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이제는 어떤 것을 일부러 추구하지 않고 지금 제 앞에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하며 모든 것을 인생에게 그저 감사하며 믿고 맡깁니다. 제 자신을 피아니스트라는 이름 안에 한정 짓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다방면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교육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연스럽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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