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또 다시 국민 프로듀스 열풍은 불어올까? [기타]

-아이돌 오피니언 01, 새 시즌의 프로듀스101의 운명은?
글 입력 2019.03.0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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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시즌1 (2016)



엠넷의 금요일 오후 11시는 그야말로 황금 시간대이다. 슈퍼스타K부터 시작해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최근은 고등래퍼 까지 시즌별로 방영하면서 증명한 그 상승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오후 11시라는 다소 늦은 시간대와 그 방송들이 다루는 소재는 젊은 층을 제대로 저격하겠다는 엠넷의 포부를 보여주는데 그에 보답하듯 젊은 소비층들은 엠넷의 방송을 두고 주말이 넘어가도록 인터넷을 뜨겁게 만든다. 그만큼 엠넷이 트렌디한 요소를 잘 건드린다는 것이며 이야기할 거리와 논란의 서사를 만드는 엠넷의 솜씨는 이미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렀다 생각한다.

 

현재 이 명당자리는 <고등래퍼 시즌3>가 자리하고 있지만, 엠넷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고등래퍼>의 종영을 염두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의 예고를 벌써 공지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프로듀스101 시즌4>이다. 이 프로그램은 또 언제 시즌4까지 진도를 나갔나, 세월의 격감을 느끼다가도 괜스레 ‘또 이걸?’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프로듀스101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콘텐츠 자체는 내부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지만, 이는 비연예인인 연습생의 새로움을 전면으로 내세운 특성에는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즌1에서 보여준 캐릭터 성을 답습하여 밀려오는 피로감 또한 프로그램의 부정적인 견해에 힘을 실어준다. 일명 ‘소혜형’, ‘세정형’, ‘소미형’으로 불리는 세 가지 캐릭터는 매 시즌 반복되어 나타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어떤 연습생이 이런 모습을 보일까, 하는 뻔히 그려지는 그림에 맥이 빠지기도 한다.

 

이런 딜레마 속에 있는 프로듀스는101은 또 어떤 방식으로 방송을 개척해나갈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한동안 그 매력에 빠지게 하였던 프로듀스101의 이야기들을 한 번 풀어 나가보고자 한다.


 


01. 신선한 충격, ‘국민 프로듀싱’


 

필자는 아직도 프로듀스101의 첫인상을 잊지 못한다. 101명의 소녀무리가 피라미드형 무대에서 ‘Pick me’를 연신 외쳐대는 그 충격의 광경은 다소 위협적으로 다가오기까지 했다. 일단 그 물량에서 오는 신선한 충격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쉬웠고 프로그램의 대표곡인 ‘Pick me’의 중독성은 더욱 프로그램에 빠지게 하였다.


 

▲프로듀스101 시즌1 Pick me



그녀들이 그토록 외쳐대던 ‘Pick me’는 프로듀스101의 취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원초적인 노래이다. 프로듀스101은 이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을 채택했는데 그것이 바로 ‘100% 시청자 투표’ 방식이다. 방송 내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국민 프로듀싱’이라 칭한다. 이 방식에선 그 어떤 외부 요소도 개입되지 못한다. 심사위원의 점수와 평도 무의미하며 단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어필했는지가 가장 주된 관심사가 된다.

 

이는 일본의 대표 아이돌 그룹 AKB48의 연례행사인 총선거 방식과 유사한데, 이 포맷이 이제 한국에서는 쏠쏠한 재미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팬들의 의견이 프로그램에 반영되는 것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니 그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방송에 개입하고 몰입하게 된다. 이것은 일방적으로 시청해야 했던 수동적 팬들에게 능동성을 부여하고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홍보하게 하는 양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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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시즌2 지하철 옥외광고




02 소유격의 주입. 당신의 소년, 소녀


 

평소에 한귀로 듣고 흘리는 말들이 때로 일상 속에 튀어나와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경우가 있지 않은가? 라디오 방송 ‘안알남(안물어봐도 알려주는 남얘기)’에서 프로듀스101의 포스터 문구에 대해 지적한 부분에서 그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에 대해 자세히 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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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시즌1,2 표어


위의 포스터에서 말하는 문구는 ‘당신의 소년’ 혹은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 라는 문구를 전면으로 내세운다. 이 표어에는 어떠한 형용사도 첨가되지 않은 채 그저 소유격 조사 ‘의’만 달랑 붙어있다. 이 말이 내포하는 의미는 시청자가 자신이 선호하는 연습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진다. 다소 과장이 가미된 해석이라 할 수도 있지만, 필자는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았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인 팬 참여 심리를 정말 간단한 문구로 은연중에 투여했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투여된 심리는 해당 연습생을 소유한 팬은 하나인 동질감을 느끼게 하며 견고한 충성심을 만들었다. 


*

현재의 팬덤과 연예인은 불가분 관계이다. 과거에는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를 통해 연예인을 감상하고 더 나아가서는 콘서트와 공개방송을 통해 직접적인 교류가 존재했다면 이제는 보다 능동적으로 연예인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이 마련됐다. 그리고 지금의 능동적인 팬덤은 가수 자체의 완벽한 콘텐츠를 지향하기보다 그가 성장하기까지 중요하게 적용되는 팬덤의 서사까지 포함된 것을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다.

 

프로듀스101은 변화되고 있는 팬덤의 양상을 잘 파악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와 함께 동반되는 단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이 방송과 그를 이끄는 수장 안준영 PD는 어떤 새로운 시도를 통해 프로듀스101을 만들어 나갈지, 기대가 되는 바이다.



[정일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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