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정한 대화의 중요성 – 서치 [영화]

글 입력 2019.03.13 13:0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상처를 피하는 것이 과연 그것을 치유하는 데에 도움이 될까?


우리는 가끔 들춰내기 힘든 일에 대해 외면하고 피해버리는 방법으로 그 상처를 덮으려고 한다. 하지만 외면하는 것은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오히려 곪게 만들곤 한다. 영화 <서치>를 통해 문제에 대한 침묵이 어떤 비극을 낳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141.jpg
 

영화 <서치>는 데이비드의 아내이자 마고의 어머니인 파멜라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채 치유하지 못한 아버지와 딸이 그리움을 침묵으로 일관함으로써 생기게 된 마음의 벽을 잘 드러낸다.


사랑하는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 데이비드는 큰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보살펴야 할 딸이 있었던 데이비드는 마고가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하기 위해 연락을 자주 하며 최선을 다하였다. 그렇지만 마고에게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은 피해왔다. 데이비드는 그것이 마고에게 슬픔을 들추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법이 마고에게 오히려 더 큰 그리움과 상처를 주게 되었고 아버지와 거리를 두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마고는 아버지가 아닌 삼촌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그녀를 안쓰럽게 느낀 삼촌의 권유로 인해 대마초까지 손을 대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였다.


마고는 점차 현실 속 친구들을 멀리하고 온라인 세계에 빠지게 되었으며 그러던 중 실종되는 일을 겪게 되었다. 마음속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마고는 어긋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후에 데이비드는 아내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이 딸에게 상처가 될까 봐 말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히려 마고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상처를 받았고 외로움을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머니를 매우 그리워했고 그녀에 대해 아버지와 이야기하며 회상하고 싶어 했지만 아버지의 일방적인 침묵은 마고 또한 침묵하게 만들었으며 그녀가 현실의 친구들을 멀리하고 SNS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그들의 마음에 새겨진 그리움과 슬픔은 전혀 해결되지 못한 채 곪게 된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증후군이 있을 정도로 정신적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데이비드와 마고가 각자 스스로 슬픔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함께 치유해나가려 했다면 마고가 실종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기변환]%BC%ADġ5.jpg
 


또한 그 둘은 마주한 채 대화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서로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자주 하긴 했지만 전화상이었고 이것이 부녀가 깊은 대화를 할 수 없었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 간 대화를 할 수 있는 횟수는 늘었지만 오히려 깊은 대화를 하는 것은 힘들어졌다.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대화하는 사람과 얼굴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화는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표정과 몸짓, 억양 등을 주고받으며 교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그러한 교감이 이뤄졌을 때 속 깊이 있던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크기변환]IY9WM6ear5KfvlTkkg8xzEZEUyD4.jpg

 


친구 또는 부모님과 사이가 틀어지는 원인이 한번 생기기 시작한 마음의 상처와 감정의 골을 이야기하고 넘어가지 못한 경우일 때가 많다. 데이비드와 마고 또한 서로를 매우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라우마를 함께 치유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둘의 마음이 멀어졌었다. 물리적인 상처가 아니라 심리적인 상처일수록 그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문제를 진정한 대화로 해결하고자 할 때 우리는 진정하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윤혜미.jpg
 

[윤혜미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