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엇을 위해서요? [동물]

모피의 진실
글 입력 2019.03.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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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꽃샘추위가 우릴 찾아온 요즘, 지나간 겨울철 옷들을 세일해서 팔거나 겉감의 소재가 동물의 털로 된 옷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방과 구두들이 '봄!!'을 외치며 자신들을 사달라고 조르는 때기도 합니다. :)




모피 반대에 잇따라 오는 질문들

모피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모피 반대를 주장할 때 뒤이어 따라올 질문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려 합니다. 이유는, 모피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엄청난 동물 학대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 식용은 필자가 채식주의자를 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타인에게 강요나 부탁할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은 실험용으로 쓰이는 동물들의 학대입니다. 그리고 동물 쇼에 관한 학대도 있죠.

전, 이 글과 매체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습니다. 제 개인의 글로 그나마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위에 관한 학대보단 모피에 대한 학대를 다루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토끼 털로 만든 휴대폰 케이스, 소가죽 구두, 양모 가디건 등등 일상생활에 소소하게 많이 녹아들어 있으니까요.



모피, 그 과정에 대한 어두운 진실

두 가지 사례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모피2.jpg
출처: SBS 동물농장


위 사진은 너구리 털을 벗기는 과정에 대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기절시킨 뒤 가죽을 뜯듯이 벗겨 낸다고 합니다. 사진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자면, 둔기로 살아 있는 너구리의 머리를 내려친 후 너구리를 바닥에 내팽개칩니다. 너구리는 기절을 하게 되고, 중요한 것은 이다음입니다. 기절한 너구리를 재빨리 나무에 묶고는 그대로 너구리의 가죽을 발끝부터 직접 손으로 뜯겨냅니다. 잠시 후, 기절했던 너구리가 깨어납니다. 깨어난 너구리는 가죽이 반쯤 벗겨진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봅니다. 그러면 사람은 둔기로 너구리의 머리를 다시 강타합니다.

앙고라 토끼의 경우, 부드럽고 따스하여 목도리나 니트에 많이 쓰입니다.  이 토끼들을 3개월마다 산 채로 사람에게 붙잡혀 털이 뜯깁니다. 우리라고 생각해 볼까요? 누군가 당신을 꽉 잡고선 당신의 머리카락을 한 웅큼씩 전부 뽑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것도 3개월 마다. 저는 이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감히 짐작조차 하질 못하겠습니다.



알고는 있으셨나요?

이런 얘기를 접할 때면 '인간이란 존재가 제일 잔인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러한 학대 자체는 중국에서 대부분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모피를 사서 만들어 파는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이미 많은 나라에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수요가 없는 공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이쯤에서 묻고 싶어집니다. 이런 희생이 있다는 것을 아셨나요? 일말의 관심이라도 있으셨나요? 아니, 살 때 '동물의 털이나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사시나요? 디자인만 예쁘면 그냥 구매하시진 않으셨나요? '이거 한 개쯤, 뭐'라는 생각에 오늘, 지금, 이 순간에도 동물들은 산 채로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아직 모르시죠? '그거' 한 개에 몇 마리의 동물이 들어 있는지. 코트를 기준으로 토끼 털 1벌 = 30마리, 밍크 1벌 = 55마리, 친칠라 1벌 = 100마리, 라쿤 1벌 = 27마리.



그렇게나 추우신가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가방, 구두, 지갑, 벨트, 목도리, 너구리 털이 달린 야상 모자 등 웬만한 물건들은 거의 사치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자 끝에 너구리 털이 달려 있다고 해서 얼마나 더 따뜻한지 궁금합니다. 적지 않은 가격으로 소가죽 지갑을 사면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묻고 싶습니다.

요즘은 인조로 만든 게 더 비싸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합니다. 또한 전보다 많은 브랜드가 동물 모 사용 금지 추세에 있기에 인터넷에 검색하면 어느 브랜드인지 다 나옵니다. 겨우 1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 모든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사고 싶으세요? 네, 그렇다면 사세요. 강요하고 싶진 않습니다. 단 그렇다면 저는 모피 가죽 가방을 구매하는 당신께 토끼털로 만든 휴대폰 케이스는 사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사소한 거라도 좋습니다. 이 사소한 것에도 많은 생명이 들어 있으니 이제라도 이 글을 통해 진실을 아셨다면 물건을 사기 전에 재질이 뭔지 확인이라도 해 보았으면 합니다.

제겐 소가죽으로 만든 가방이 하나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날, 백화점에 가서 백팩을 사려는데 인조 가죽으로 만든 가방이 없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말은 즉, 여러분들이 사고 싶어도 안 파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조 털과 인조 가죽을 사려고 했던 그 마음, 그리고 동물들의 생명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라도 가졌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어차피 추운 요즘입니다. 이 추운 날, 그 녀석들은 얼마나 추울까요. 사람은 조금 더 예쁘고, 따뜻하게 지내보겠다고 이런 것들을 사는데 그 녀석들은 얼마나 살고 싶을까요. 사람도 잔인한 장면을 보면 무서운데 그 녀석들은 자신의 눈앞에서 자신의 친구들이 살아있는 채로 뜯기는 걸 보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그 녀석들도... 생명입니다. 단지 동물로 태어났을 뿐.

도대체 여러분들은 무엇을 위해서 이 녀석들을 벗기는 건가요?

모피3.jpg
 

[홍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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