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그달라] Luggage

짐가방 속에 숨은 그것
글 입력 2019.03.2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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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Cho



시시각각 찾아오는
무력감, 우울, 불안, 분노, 질투, 죄책감,

그 옛날의 부끄러웠던 기억들..


그것들은 마치 굶주린 커다란 뱀처럼

제 몸과 마음을 서서히 조여오는 것 같습니다.


억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그것들로부터 겨우 벗어났다고 안심하지만,

그 덩어리들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똬리를 튼 채로 조용히 감시할 뿐입니다.


그럴 때면 저는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어디론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 여행은 결국 꽉꽉 들어찬 짐 속에

교묘하게 숨은 불안 덩어리들

그대로 가득 짊어진 채

떠나는 것에 불과합니다.


제가 어디를 가든,

그 뱀들은 저와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거든요.



[김초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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