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학에 대해서 설명하시오." [문화 전반]

문학이란 무엇인가?
글 입력 2019.03.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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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文學  명사


1.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따위가 있다.


「표준국어 대사전」



질문을 받았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나는 문학에 대해 수학하는데 문학을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계속 “문학”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맴돌았다. 문학은 간단히 말해서 '언어예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문학이 단순히 언어, 즉 글이나 학문을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예술이라고 말할까? 그리고 문학을 예술의 범위에만 놓고 보기에도 조금 애매하다.


그렇다면 문학은 대체 무엇일까? 나는 그날 내내 문학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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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무엇일까?

 



문학의 개념과 범위


    

문학을 설명할 때 언제나 ‘예술’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문학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언어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글, 언어가 확실히 드러나 보이는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다. 언어와 예술을 나누어 보았을 때 그 둘은 다른 듯하면서도 관련이 있다. 예술을 생각하면 우리는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들이 떠오른다. 기본적으로 그림, 회화, 작품 등 여러 가지 도구와 재료들로 그리고 칠하고 모양을 만들어낸 것을 보고 예술작품이라고 말한다.


또한 춤, 무용, 발레 등 몸짓으로 표현하는 예술도 존재한다. 요즘은 예술의 범위가 넓어져 연기, 공간예술, 행위예술, 사진, 영화 등 아주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는데 그것엔 아무리 봐도 ‘언어’가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예술 안에는 (이야기하고자 하는) 글이나 언어를 다른 것으로 대체해 표현한다. 이것이 예술과 언어예술의 차이점일 것이다.



문학은 언어예술이다. 언어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는 다른 예술과 구별되고, 예술이라는 점에서는 언어활동의 다른 영역과 차이점이 있다. ‘문학’이라는 용어의 ‘문’은 말이 아닌 글을 뜻하고, ‘학’은 예술이 아닌 학문을 지칭하는 것 같지만, 용어의 어원에 따라서 대상의 성격이 규정되지는 않는다.


(.....)


예술과 학문이 구별되지 않던 단계에서 문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여 혼란이 생겼으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예술활동은 ‘문학’이라 하고, 학문활동은 ‘문학연구’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학 [Literature, 文學]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학이라고 하는 예술은 직접적으로 언어를 사용해 하나의 예술을 하는 것이다. 다른 예술과 다르게 언어가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렇다고 다른 예술과 완전히 다를까? 그것은 아니다. 문학 또한 단순히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글로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설명’과는 다르다. 언어를 사용한 ‘서사’를 통해 그 안에서 독자들 스스로 해석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아름답거나 뜻이 담긴 예술작품을 보았을 때 감동을 받는 것처럼 문학이라는 글로 쓰인 작품을 읽을 때도 단순히 이해와 정보 습득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뜻과 표현과 내용에서 감동을 받고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문학을 다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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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우리는 숱한 문학작품을 접해왔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것에 큰 의미와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무엇일까?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문학을 다루는 것이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문학을 읽고 쓰며 생각하는 것일까? 바로 이러한 질문에 다양한 답이 존재한다.

   

 

이러한 질문은 ‘쓸데없는 질문’으로 여겨지거나 ‘불온’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불온한 질문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사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은희경 작가의 설명이다. 은희경 작가는 “신분제를 생각해보시라. 누군가가 ‘왜 타고난 대로 살아야해?’라고 질문했기 때문에 신분사회가 깨지고 지금과 같은 사회가 이뤄진 것이다.”라며 문학적인 작업이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주고 시스템의 권위, 경직성, 불합리함, 지배의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북페스티벌 참가한 은희경 작가, '문학이란 불온한 것, 시스템에 질문하는 힘 길러줘'



은희경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만들어져 있는 ‘시스템’ 안에서 중요함을 여기고 살아간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 유용하다고 여겨지는 것, 행복한 모습이라 이야기되는 것들 모두 ‘내가 정하지 않은 중요함’이다. 우리는 문학적인 작업으로 이것에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불온한 생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문학적인 작업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생각을 키워주고 시스템의 불합리함을 깨트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수많은 역사의 아픔을 문학작품으로 표현하여 그것을 읽고 깨어가는 사람들, 문학작품을 통해서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풍자하고 비판하여 사회를 바꿔나가는 일. 이 모든 것들은 전부 문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을 공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과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문학이라 답할 수밖에 없다. 가장 구체적인 상황과 가장 생생한 인간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문학 속에서다. 영화나 드라마도 있는데 왜 또 문학이냐 묻는다면, 인간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인데, 언어라는 수단이 거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고 또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문학의 위력이다. 나는 그렇게 문학을 통해 사람을 배웠고 여전히 배우고 있다. 많은 생각이 나를 스쳐갔고 그와 더불어 나도 바뀌어 왔지만, 문학의 위력에 대한 내 신뢰는 지금껏 한 번도 흔들려본 적이 없다.


평론계의 아이돌, 신형철 문학평론가 : 이 사람이 사는 법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인터뷰에 나는 크게 공감했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이 한 사람을 만나 깊은 대화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고 배움을 얻는 게 어쩌면 우리 삶의 전부이다. 사람 없이 소통 없이 이 사회는 존재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 또한 존재할 수 없다. ‘사람’에는 타인, 그리고 ‘나’가 포함되어있다. 문학은 바로 타인을 만나고 나를 만나는 행위이다. 사람을 배우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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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학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고 중요한 이유까지 생각해 보았다. 시험문제에 ‘문학에 대해 설명하라’는 문제가 출제되면 나는 자신 있게 적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피니언을 작성하면서 읽고 싶은 책 한권을 만났다. 시간을 내어 읽어보려 한다. “왜 문학을 하는가?”에 대해서 누군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어김없이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우리는 인생에서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고, 문학을 통해 또 다른 사람을 만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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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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