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출판저널 - 독자의 눈을 벗어나 보게 된 책 문화 생태계

글 입력 2019.03.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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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 책 수집에 관심이 많은 입장으로써 이번 출판저널을 읽으며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다. 나는 철저히 구매자의 입장에서만 책을 만나왔구나.


사실 나에게 좋은 책이다 싶으면 ‘사고 읽는 것에만’ 집중하는 독자의 입장으로 살아왔기에 출판 생태계라던가 출판 산업의 전망을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출판저널의 특집 좌담 ‘책문화 생태계 모색과 대안’ 편을 통해 조금은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애호가의 입장으로 지속 가능한 책 문화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관점을 넓혀볼 수 있었다.


*

 

한국의 현 출판 산업의 동향을 보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전자기기들을 통해 볼 수 있는 전자책의 등장, 이미지 및 영상에 익숙해져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디지털치매 증상들. 21세기에 들어 많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었고 그에 따라 글로 적힌 ‘책’이라는 존재에도 위협 요소들이 시간이 갈수록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존재들의 등장 또한 많으니 마냥 위기라고만 은 단정 지을 수 없다. 단적인 예로, 뉴미디어의 등장이 있다. 영상과 이미지들의 범람으로 인해 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시 책을 찾기 시작하도록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 들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조명 받지 못했던 소규모 출판사들의 책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과거에는 마케팅과 자본의 힘을 기반한 대형 출판사의 책들이 더 알려지기 쉬웠고 그렇지 않은 소규모 출판사 서적들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뉴미디어의 등장 덕분에 소규모 출판사, 혹은 독립 서점들의 설자리가 새롭게 개척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팟캐스트를 통해 사람들은 관심 있는 분야, 콘텐츠와 관련된 책을 소개받고 관심을 가진다. 나조차도 어느 팟캐스트 프로그램 속 추천을 통해 주로 읽고 싶은 책들의 리스트를 짜는 편이다.


나아가 문화예술, 철학, 정치, 사회, 경제 등과 관련해 다양한 콘텐츠를 취향과 관심사에 맞춰 추천해 주는 뉴미디어 시스템을 잘 이용한다면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하는 출판업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저널 509호 본문 홍보 이미지 (1).jpg
 


그래서 뉴미디어는 수요를 먼저 가늠할 수 있고, 그것을 책으로 출판한다는 측면에서 테스트베드(시험환경)가 필요 없는, 이미 그 자체가 테스트 베드인 것이고, 이것을 출판 산업에도 유리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출판은 모든 영역과 연결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많은 분이 저자에요.


- p.93



다시 돌아와 출판 생태계에 관한 부분에 대해 더 이야기하겠다. 사실 출판저널을 읽다보니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의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대형서점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들, 그로 인한 문제들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책을 유통하는 서점이라는 존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규모 서점, 동네 서점 등 개인과 소규모 영세 상인들이 운영하는 서점들의 지속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이야기들이 중점이 될 것이다. 그 와중에 대형서점의 중고 서점 사업으로의 진출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나는 그동안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느꼈다.


 

출판저널 509호 본문 홍보 이미지 (2).jpg
 


대형 서점이 운영하는 중고서점은 중고라는 이미지를 바꿔버렸어요. 그곳은 책방 같지 않고 도서관처럼 만들어 놨어요. (중략) 그런데 이게 출판사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는 상황인 거죠. 중고 책이 계속 도니까 새 책이 안 팔리는 거죠.


- p.94


  

그렇다. 나는 철저히 구매자 혹은 독자의 개념으로 책을 사는 것에만 집중했다는 생각을 이 부분을 통해 가장 절실히 느꼈다. 단순히 원하는 책들을 가성비 좋게 구매할 수 있다는 생각에 중고 서점을 자주 애용했다. 물론 시장 경제 이론으로 굳이 따지고 보자면 잘못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형 중고 서점의 매력도가 커질수록 개인 영세 서점 상인, 소규모 출판사들에게 향하는 피해가 지속적이라면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책을 좋아하는 ‘애호가’의 입장에서라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형 출판사뿐만 아니라 모든 출판업계가 지속 가능한 생산 활동을 하도록 관심을 가져야 나 또한 지속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담은 책들을 다양하고 오래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를 포함한 책 애호가들은 한 번쯤 출판 산업 생태계와 관련된 문제의식을 가져보고 더 나은 시장 환경을 위해서는 개인으로서의 현명한 행동이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독립 책방에서 사온 책, 소규모 출판사로부터 나온 책들을 사고 수집하길 좋아한다.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대형 서점을 놔두고 굳이 오래 걸리는 길을 따라 골목에 위치한 서점에서 책을 사거나 선물하는 것을 즐기는 이유가 있다고. 그 이유는 바로 그렇게 사온 책들을 볼 때면 그 동네 서점, 소규모 책방에서 주는 공간의 고유한 기억도 함께 사온 것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 또한 자주 방문하는 소규모 책방들, 그곳에서 사온 책들을 보며 공간의 느낌도 함께 사온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출판저널에서는 이 소규모 책방들의 미래에 대한 부분을 다룬 이야기들도 많으니 책 애호가로서 읽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출판저널 509호 입체 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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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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