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건축학도와 함께하는 카페 탐방 #2 [문화 공간]

활용 편 1
글 입력 2019.03.2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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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순서>

#1  이론 편

#2 활용 편 ① (외부/넓은/좁은)

#3 활용 편 ② (SOLID&VOID/기능)



IF YOU CAN’T REMEMBER THE THEORY OF ARCHITECTURE, LOOK HERE →                 REVIEW

건축은 구조, 기능, 미
공간을 만드는 방식에는 SOLID&VOID
건축의 기본 요소는 바닥, 벽, 천장, 기둥

*

#2 활용 편 ①


건축학도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탄성이 나오는 공간을 보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것일 것이다. 오늘 탐방할 공간의 특징은 외부 공간과의 조화, 넓고 좁은 공간의 활용이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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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역을 나와 길을 정처 없이 걷다 보면 특이한 형태의 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의 풍경인 도로와 빽빽이 들어선 건물들의 삭막함을 이겨내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눈의 즐거움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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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함에 점차 적응해나가던 우리에게 거대한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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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로 멀찍이 광활한 하늘이 비친다. 숨이 멎는 느낌은 우연하고 강렬하다.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그 사이를 바라보다 언덕 아래를 따라 내려간다. 시원한 바람이 거대한 통로 사이로 분다. 회색 도시는 잠시 잊고 시간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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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방금 작은 언덕을 따라 내려왔다. 건물을 둘러본다. 현대 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다. 안타깝게도 영업 날이 아니어서 카페 내부의 불빛을 볼 수는 없었지만, 건축가의 센스는 변함없다.

경사를 따라 만든 곡선형 지하층 건물과 언덕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보이는 출입구가 이 공간의 포인트이다. 출입구 부분만 자연스럽게 파내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솔리드한 공간을 파내어 가며 만든 것에 해당한다. 넓게 퍼진 원통형의 의자 구조물은 유려한 언덕의 경사와 위화감 없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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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벽 구조물도 페인팅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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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다시 찾아와 봐도 여전히 아름답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휴게 공간 역할을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있는 점을 살려 아래 들여다 보이는 풍경을 건물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이 속에서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건물이 지어진 대지 자체의 경사도 무시하지 않는다. 사각의 구조물의 형태로 눈을 사로잡으면서도 대지의 경사 흐름을 건물의 아래층에 살린다. 



대림창고 [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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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이다. 여전히 삭막함은 그대로다. 주변을 둘러본다. 널찍한 건물들이 가득하다. 우리의 두 번째 탐방지인 대림창고도 매우 넓은 창고를 카페로 개조한 곳이다. 정보는 한정적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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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본 내부 공간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내민 것은 전시물이다. 오묘하게 움직이는 전시 물체 덕에 우리는 다른 세계에 진입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대림창고는 문화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노출 구조물이 인테리어처럼 이 공간의 한 축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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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공간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요소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몇 걸음을 더 옮기다 보면 시원하게 뻗은 카운터가 한쪽에 자리하고 있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천장에 달려있는 길쭉한 나무 구조물도 한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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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향에서 우리가 걸어온 곳을 바라본다. 천장의 구조물, 카운터 이 모두는 직선형의 느낌을 강조한다. 더불어 길게 뻗은 장방형의 공간이 시원한 느낌을 갖게 한다. 잠깐, 뭔가 리듬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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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밀은 가구 배치에 있다. 사선으로 배치한 가구들은 공간의 변주를 시도한다. 직선형으로 이루어진 큰 틀의 공간에서 사선 방향의 배치는 신선함을 준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저 멀리서 빛이 들어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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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탄성을 내지른다. 천장을 일부분 유리창으로 마감하여 자연채광을 공간에 들여온다. 그 아래에는 초록빛의 정원을 만들어 놓는다. 우리는 잠시 그곳에 머물다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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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을 이끄는 공간이 문 틈 사이로 보인다. 우리는 아무래도 저 다리를 건너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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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과는 다른 느낌의 공간이다. 하얀 벽돌로 벽을 마감했고, 바닥은 나무 자재를 이용했다. 좀 더 화사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공간 곳곳에 나무와 벽난로 등이 색다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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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다시 계단을 올라가면 2층 공간이 나온다. 역시 전시물로 공간의 허전함을 덜어준다. 창문 사이로 보이는 대림창고의 거대한 출입문이 또 다른 전시물의 역할을 한다.



L’ESPACE COFFEE [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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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간판들이 즐비한 네모난 건물 사이에 한 카페가 눈길을 끈다. 사선 형으로 깊게 파내진 공간이다. 가던 목적지를 바꾸게 하기에 충분한 몸짓이다. 은은히 비치는 불빛에 이끌려 공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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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매우 좁지만, 개방형 주방을 가운데 배치하여 시선이 집중되는 화려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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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곳곳에는 페인팅과 창문, 거울, 조명과 액자 등으로 꾸며져 있다. 지금 보이는 것은 가짜 창문이지만 기존 창문의 형태와 동일하게 만들었다. 창문이 적절하게 자리하고 있어 공간이 허전하지 않고 꽉 차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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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 중 가장 매력적인 것은 반 층의 활용이다. 현재는 제빵 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해 반층 위 공간을 나무 가벽으로 막아버렸지만, 위 사진의 시선의 끝에 보이는 공간은 반 층 공간이었다. 층을 주는 것만으로도 공간을 구분해낼 수 있다. 무엇보다 높이에 따른 시선 차이가 생겨 좁은 공간에서도 넓은 공간감을 줄 수 있다.


*


▶ #3 활용 편 ② (SOLID&VOID/기능)에서 계속됩니다.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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