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뮤지코필리아들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피아노연주, 장하오천 piano

글 입력 2019.03.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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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오천 Piano


모든 예술에 의미나 해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클래식을 들을 때마다 조금 벙찌곤 한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자극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것은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감동을 준다. 클래식과 같은 음악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예술 장르보다 더 애매모호한 자극을 준다.


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 감상은 추상적이다. 음악은 우리에게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는다.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면서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재현하고 받아들이게 하지만, 클래식에는 틀이 부재한다. 이 애매모한 자극의 밑에는 수학에 가까운 놀라운 형식미가 있으며, 이들이 가슴을 저미는 통렬함과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정서를 불러일으킨다해서 꼭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가만히 음악을 듣고 회상하면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충분한다. 음악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경험이 된다.

저명한 신경과 전문의 올리버 색스는 그의 저서 <뮤지코필리아>에서 뮤지코필리아라는 단어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이는 Music(음악) 과 Philia(사랑)의 합성어로서, 인간 본성 속에 깊숙히 자리 잡고 있는 음악적 성향을 선천적인 것으로 여겼다. E.O.윌슨이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우리의 감정인 '생명사랑biophilia'를 선천적인 것으로 간주했듯이, 음악도 거의 생명체처럼 느껴지므로 인간의 '음악사랑' 또한 '생명사랑'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이 애매모호한 자극에 대한 기호가 이미 우리 안에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은 참 놀랍다.

뮤지코필리아로서, 클래식 공연의 조율하는 순간은 삶에서 가장 기분좋은 순간 중 하나다. 클래식 악기의 다양한 개방음이 커졌다 작아지는데, 그때는 새로운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번 금호시리즈에 또 방문하게 되었다. 무수한 건반은 다른 악기가 가지 못한 새로운 음률의 세계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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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금호아트홀의 <클래식 나우!장하오천 piano>의 피아니스트는 장하오천이다. 그는 20세라는 어린 나이로 2009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 거머쥔 청년.이다 랑랑과 유자왕 이후 가장 주목 받는 중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장 하오천의 이번 연주는 금호아트홀 <클래식 나우!> 시리즈로 한국에서는 첫 독주 무대다. 흔히 중국 아티스트에게 기대되는 화려한 쇼맨십에 반해 진중하고 차분한 아티스트적 면모로 묵묵한 음악의 정도(定道)를 걷고 있는 피아니스트 장 하오천은 이번 2018/19 시즌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마치 꿈 속을 걷는 듯 하다… 그의 피아노는 정교하고, 실내악적 미를 지녔다”라고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장 하오천은 금호아트홀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의 독주회는 물론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아시아 투어 또한 앞두고 있다. 지난해 파리 살 가보 독주 무대로 레뮤지카紙로부터 “눈부시다”라는 극찬을 얻은 장 하오천은 이번 내한 독주에서 섬세한 선율과 시각미가 도드라지는 드뷔시 영상 제2집,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슈만의 유모레스크를 1부에서 연주하며, 이어 불레즈가 1946년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제1번과 리스트가 소나타 형식으로 쓴 유일한 피아노 곡 b단조 소나타를 무대에 올린다. 낭만과 현대를 넘나드는 넓은 스펙트럼의 프로그램으로 “황홀하고 섬세한 서정성 그리고 홀리는 듯한 박력 넘치는 조합(예루살렘 포스트)”를 펼쳐내며 피아니스트 장 하오천만의 매력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처럼 28세의 피아니스트 장 하오천은 미국, 율업,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심도 깊은 음악성과 대범한 상상력, 그리고 경이로운 기교의 놀라운 조합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17년에는 더욱 큰 음악가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아 영예로운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여받기도 했다. BBC 프롬스 무대에서 롱위의 치휘로 차이나 필하모닉과 연주한 리스트 협주곡 제 1번 연주로는 텔레그래프의 아이번 휴잇으로부터 "그는 알레그레토를 마치 멘델스존의 가벼움과 리스트의 마력으로 춤추게 했고, 콰지아다지오의 선율은 녹아 내릴 듯한 부드러움으로 연주했다" 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늘 좋은 연주자를 소개해준 금호아트홀의 공연이니, 믿고 음악에 스며들 시간이다. 설렘을 가지고 공연장에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PROGRAM>


클로드 드뷔시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영상 제2집, L.120

로베르트 슈만
피아노를 위한 유모레스크
B-flat장조, Op.20

INTERMISSION

피에르 불레즈
피아노 소나타 제1번

프란츠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 S.178


연주자의 요청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장 하오천 Piano
-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 -


일자 : 2019.04.11

시간
오후 8시

장소 : 금호아트홀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주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관람연령
취학 아동 이상

공연시간 : 100분
(인터미션 :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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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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