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팔이] 13화: 추억을 추억으로 보내며

[추억팔이]가 문을 닫습니다.
글 입력 2019.03.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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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추억을 추억으로 보내며



[기획의도]

지금껏 너무 쌓아가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정리하고 돌아봐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제 얘기를 주로 할 예정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의 에세이나 자전적인 노래, 영화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 것처럼, 저의 가장 진솔한 이야기에 공감해주시고 본인만의 색깔로 소화해주실 분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분명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들어 ‘애정’이라는 단어가 좋다. ‘사랑’이라는 단어와는 약간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사랑’이 보다 숭고하고 성숙한 느낌라면, ‘애정’은 볼 거 못 볼거 다 봐서 결국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버린, 약간은 미숙하지만 그래서 또 어여쁜, 그런 느낌이랄까. 3-4개월 정도의 여정을 마치는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추억팔이]는 나의 과거와 현재를 ‘애정’하게 만들어준 문장들이었다.

난 삶의 모든 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을 지닌 사람이었다. 해서 걸을 때도, 샤워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내가 목표한 것에 도움이 될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런 좀 피곤한 타입의 인간이었다.

하지만 치열하게 달려가는 것이 꼭 성취를 달성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간절한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몇몇 사건들을 통해 깨닫게 되었고. 해서 의식적으로라도 몸과 뇌를 쉬게 하는 시간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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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추억팔이>는 그런 의미였다. 건강한 공백이었고, 달달한 돌아봄이었다. 그 시간 덕에 나는 속도가 아닌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진심으로 만들어진 나의 소망을 향해 기계적인 걸음을 내딛지 않을 수 있었다. 머리 속에서 두루뭉술하게 뒤엉켜 있던 실타래들이 문장으로 풀려 시각적으로 보여진 후에야 그것이 비로소 나의 가치관이었고 느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추억팔이]는 그저 평범한 듯했던 나의 현재와 과거들에 색채를 입히고,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이었다. 이 코너를 시작하며 생각했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솔직함'이었다. 단언컨대, 이건 이뤘다. 하나같이 지나치게 솔직한 글들이라 몇 년 지난 어느 시점에 내리고 싶어 안달복달할 그런 글들로 채워져있지만. 그래도 그것들이 모두 진심이었기에. 당장 지금으로서는 큰 후회가 없다.

‘저의 가장 진솔한 이야기에 공감해주시고 본인만의 색깔로 소화해주실 분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분명 계실 것’이라는 몇 개월 전의 믿음은 지금 보니 꽤 호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소심한 희망을 품어본다. 내 문장을 본인만의 의미로 만들어 내신 분이 단 한 분이라도 계시기를.

추억을 팔았던 시간들마저 이제는 추억으로 돌려보낸다. 보다 즐거워하고 보다 애정하는 내가 되기를.


+)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죠. 다음주, 새로운 시도와 문장들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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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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