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간결당당하게 나를 표현하다 '디자인 매거진 CA 243호'

우리 삶 속 스며들어 있는 그들의 당당함.
글 입력 2019.03.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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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도 없는 내게 이번 매거진을 만난 것은 신선한 경험이 됐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다른 사람들은 이번 매거진의 표지 디자인을 살펴보며 디자인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 나눌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아마 많은 사람들도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전문성 하나 없는 내가 이번 매거진을 읽으며 느낀점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매거진 표지부터 인상 깊었는데 이번 호의 커버 스토리는 簡潔堂堂으로, 음독으로 읽자면 ‘간결당당’이다. 매거진 커버 또한 이번 주제와 걸맞는, 간결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갖고 있다. 일반 책들에 비해 큰 사이즈의 종이는 안에 들어있는 작품들을 세세히 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뿐만 아니라 안에 들어있는 사진들의 색감과 화질이 선명해 마치 직접 작품들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글보다는 사진이 주를 이뤄 직접적으로 여러 디자인들을 확인하고 또 글이 주지 못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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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안의 어떠한 내용들보다도 표지에 적힌 간결당당이란 말이 와닿았다. 디자인에 있어서 간결함과 당당함은 그 어떤 요소들보다 중요한 것 같다. 간결하게 표현하되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그 의도를 이해하는 디자인. 물론 대중의 인정을 받아야만 훌륭한 디자인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 모든 것들에 디자인이 스며들어있는 만큼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라 여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호는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서 읽었으면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두 가지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모든 디자인의 플랫폼, 스카프’ 부분이다.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인 장채아 디자이너가 스카프 디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평소 스카프를 보며 유독 스카프의 디자인이 섬세하고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스카프 안에 들어있는 디자인적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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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앙과 모든 가장자리가 나누어져 패턴이 정사각형 화면을 꽉 채운다. 한 가지의 비주얼 콘셉트가 적용된 요소들이 정사각형 안에서 조화롭게 충돌하며 자기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카프 디자인은 대체로 모네의 그림처럼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에서 볼 때의 느낌이 다르다. 멀리서 볼 땐 완벽한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지만, 가까이서 보면 서로 다른 디테일을 품고 있다. 이러한 시선의 흐름은 근사한 공원에서 천천히 걷고 있는 우리에게 자연 속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 산책길 같다.



또 주목해서 바라본 부분은 ‘생리, 숨기지 않아도 돼요’ 파트이다. 인도의 디자인 스튜디오인 NH1이 그동안 인도에서 금기시되어왔던 생리에 관한 직접적인 표현을 다양한 작품과 디자인을 통해 대중에서 소개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인도는 특히나 여성의 생리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생리에 관한 말을 언급하는 것을 꺼려할 뿐만 아니라 월경 기간 동안 음식을 만들지 못하거나 사원에 방문할 수도 없다, 생리대 하나를 사려면 남들이 보지 못하게 허겁지겁 신문지로 말고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가야 하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하지만 생리는 숨겨야 할 것이 아니다. 여성이라면 당연히 겪는 현상인데도 유독 생리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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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나라만 해도 생리대 광고에 있어 붉은색 대신 푸른색 약품으로 피를 대신해 광고하고는 하는데, 이런 현실적이지 않은 묘사들이 사람들이 생리를 더 부끄럽게 인식하도록 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대항해 NH1은 평소 여성용품을 꾸미는 나비, 꽃, 핑크색 같은 것이 아닌 직설적으로 생리를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움직임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탓인지 대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글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캠페인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

매거진을 통해 디자인이란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님을, 동시에 사소한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분야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껏 그냥 스쳐 지나갔던 사진이나 폰트 하나조차 이젠 그 디자인을 구상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며 감상하는 눈을 키우고자 한다.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지식과 시야를 이번 기회를 통해 더할 수 있어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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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편집부 지음 ㅣ 160쪽 ㅣ 220* 300mm ㅣ 무선제본

16,000원 ㅣ 2019.2.27 ㅣ CABOOKS 발행 ㅣ 양민영 디자인



[김도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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