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극장이라는 공간 자체가 가지는 장점 [문화 공간]

글 입력 2019.04.09 22:5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공연장을 단순하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눈다면 대극장과 소극장으로 나눌 수 있다. 무언가에 빠진 사람에게 흔히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것)가 있듯이 일부 공연 애호가 사이에서도 선호하는 극장 규모가 있다.


물론 작품이 최우선이라 공연장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논외의 이야기다. 그러나 필자는 극장을 작품만큼 심하게 따진다. 이전에 극장 구조가 괴악한 곳에서 관람했다가 데인 경험이 있어 예매할 때 작품성이 좋은 극이 아닌 이상 극과 극장 둘 다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다.

 

연초에 앱을 정리하다가 스마트폰에 쓴 관람 기록을 발견했다. 몇 년간 대극장에서 보았던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극장 ‘지박령’ 수준이었다. 한 해에 올라오는 작품 수로만 따지면 대극장에서 올라오는 것보다 중소극장에서 올라오는 작품이 훨씬 많다. 그런데도 주로 대극장에 방문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았다.


 


교통, 객석까지의 여정



크기변환_2충무.JPG

신당역 9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충무아트센터가 보일만큼

대극장은 접근하기 수월하다



다수가 이용하는 문화나 공공시설은 교통 접근성이 편리한 곳에 있다. 특히 한 번에 1,0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대극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 주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 안에 있는 극장을 예로 들어 세종문화회관은 5호선 광화문역, 충무아트센터 2호선, 6호선 신당역, 샤롯데씨어터 2호선, 8호선 잠실역에서 5분 이내로 오갈 수 있다. 한남동 블루스퀘어의 경우에는 극장 로비로 통하는 입구가 6호선 한강진역과 연결되어 있어 비나 계절에 상관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우 크다.

 

내부로 이어지는 통로의 유무가 중요한 이유는 관람 전후 공연장에서 집까지의 여정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특히 공연을 보러가는 날에 비가 온다며 최악이다. 작년 여름 태풍이 서울을 강타하려고 했던 때 대학로 지하의 소극장으로 가는 길 내내 우산을 쓰지 않고도 갈 수 있는 블루스퀘어가 계속 생각났다. 대극장의 위엄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변하는 양질의 대극장



크기변환_2juan-marin-605369-unsplash.jpg

공연만큼 공연장 화장실은 중요하다.



대극장 안에는 (부속)시설이 있는 경우가 많고 대체로 관리가 잘 되어있으며 그 수 또한 수요자에 비례한다. 앞의 설명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이다. 대개 대극장은 층마다 화장실이 있어 사람이 몰리는 공연 시작 직전이나 인터미션을 제외하고는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때가 많다. 반면 소극장은 그 편차가 매우 심하다. 화장실 칸이 한 칸인 경우도 비일비재하며 간혹 시설 문제로 단수라도 될 시에는 매우 난감해진다.

      

 

크기변환_2캡처.JPG

블루스퀘어 내 북파크의 모습

 


대극장은 단순히 공연 관람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건물 안에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객석으로 들어가는 로비 주변에 카페나 식당이 있는 것은 다반사이다.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는 현대백화점 위에 있어 소비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에 입지해있다. 블루스퀘어는 건물 자체가 복합 문화 시설로 만들어졌다. 한 건물 안에 극장, 서점, 아카데미 등 극장이 주요 시설이지만 관람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쉼터가 되기도 한다.

 

*


편리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싼 것이 대극장 관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근원은 지불한 비용만큼 상대적으로 큰 시설 이용에 대한 만족감에 있다. 사람들 속에 이리저리 치여 사는 일상 속에서도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을 필자는 대극장을 통해 배웠다.




문화리뷰단.jpg
 
 

[한민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