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내 사랑' [영화]

글 입력 2019.04.1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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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에서 국민 화가로 불리는 모드 루이스의 인생과 사랑을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볼 때에는 모드에게 폭력을 행하고 거친 언행을 일삼는 에버렛의 모습이 매우 충격적이어서 그를 사랑한 모드가 이해되지 않았으며 큰 감동을 느끼지도 못했다. 영화를 다시 한 번 봄으로써 이 영화의, 그리고 모드 루이스의 감동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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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루이스는 나이브 화가로,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왜소한 체격에 다리를 절고 관절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성숙하고 늘 준비되어 있으며 주체적이다. 반면 에버렛 루이스는 체격은 건장하지만 내면은 미성숙하여 거칠고 제멋대로 굴며 배려나 매너를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이러한 에버렛의 태도에 화가 나기도 하고 모드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함을 느꼈으나, 결국 불편한 몸으로 인해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구박받던 모드가 행복과 여유를 느끼기 시작한 시점이 에버렛과 살기 시작하면서부터였으며 그녀를 끝까지 살펴주고 지켜준 것 또한 에버렛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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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렛의 삶에 행복과 여유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도 모드가 그의 가정부로 들어오면서부터였다. 모드가 집 벽면에 그림을 그리면서 잿빛이었던 집 안이 알록달록 해지기 시작했다. 이는 둘 관계의 변화의 서막이 되었다. 도통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고 문 뒤에 서있는 에버렛과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문밖으로 몸을 향해있는 모드의 관계는 꽤 삐걱댔지만 모드의 변함없는 태도에 에버렛도 점차 그녀를 좋아하고 위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모드에게 기분 상할 말을 하긴 했지만 직접 차를 끓여서 가져오고 그림을 그리는 모드를 위해 바닥을 쓸거나 감자를 깎는 등 집안일을 대신 해주었으며 모드가 중간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툴툴대면서도 문을 달아주는 등 그는 그의 방식대로 모드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고 생각한다.


에버렛은 고아였다. 가족의 정을 느껴본 적 없고 외로운 삶을 살았던 그가 타인과 소통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에 서툰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사랑한 적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는 그에게 모드의 사랑은 기분 좋으면서도 어색하고 모드를 좋아한다는 감정 자체가 그에겐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그렇기에 에버렛은 모드를 배려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계속 그녀에게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무시하곤 했던 것 같다.


그를 변하게 한 것은 그를 향한 모드의 일관된 모습과 맑고 주체적인 내면이라고 생각한다. 에버렛이 그녀에게 어떻게 행동하든 모드는 그에게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했다. 처음에는 에버렛이 그녀를 길들이려 했지만 결국 길들여진 것은 에버렛이었다.


*


 모드가 주체적인 여성이자,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사랑한 인물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의 장애를 비관하거나 타인들의 무시에 낙담하지 않았다. 그녀는 순수하고 맑았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정말 소중한 것을 발견할 줄 알았다. 모드는 자신의 삶의 전부는, 이미 액자에 안에 있다고 했다. 불편한 몸 때문에 어릴 때부터 창문을 통해 세상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낸 그녀였기에 창문을 통해 본 바깥세상이 그녀의 그림의 대부분이었다.


모드의 그림들이 밝고 사랑스러운 것은 그녀가 세상을 아름답게 봤기 때문이 것이고, 불편한 몸과 불행한 과거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가능했던 것, 그리고 거친 에버렛의 행동 속에서 사랑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강인한 내면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업 시간에 배운 예술가들 중 많은 예술가들이 불행한 삶을 살거나 신경쇠약, 우울증 등을 겪어서 정서적으로 불안한 것과 예술혼이 필연적 관계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모드 루이스를 보며 긍정적인 내면 또한 좋은 작품을 낼 수 있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버렛을 통해 느끼는 사랑 또한 그녀가 그림에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는 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던 모드가 에버렛과 다툰 후 잠시 떨어져 지낼 동안은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에버렛과의 생활 속 느낀 행복감이야말로 그녀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너무나도 달랐고 잘 맞지 않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변하면서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이 인상 깊었고 사랑이 주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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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영상미와 중간중간 나오는 모드의 그림들, 배우들의 연기력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에버렛이 모드를 수레에 태우고 들판을 달리는 장면,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 등 아름다운 자연과 색감이 빼곡히 담겨있는 영상미가 감탄을 자아냈으며 집 벽면에서부터 엽서와 캔버스까지 아기자기하고 사랑, 희망, 밝음이 가득한 그녀의 그림들을 보며 모드가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사람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주어진 것에서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에버렛은 항상 자신의 삶과 여자의 모습이 부족하고 모자란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아 했지만 이후 모드에게 “왜 당신이 부족하다 생각했을까”라고 울며 말했다. 이런 그에게 그녀는 부족한 그이지만 충분히 사랑을 받았기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듯 자신은 사랑받았다고 말하였다. 이 장면을 보며 모드가 마치 나에게 ‘지금 그대로도 충분하다. 잠시 쉬었다 가도 된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자신의 삶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만족하며 그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줄 아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내 사랑’은 모드 루이스와 에버렛 루이스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 영화이지만 사실은 모드 루이스의 일생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녀의 주체적이고 강인한 삶의 자세였고 이를 통해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윤혜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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