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우리가 눈물이 난 때 [기타]

글 입력 2019.04.1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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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눈물

우리는 하루에 최소 두 번 이상 눈물을 흘린다. 아침에 비몽사몽 억지로 일어나 씻고 나갈 준비를 할 때 한 번, 점심 먹고 나서 나른 하니 또 한 번 하품을 한다. 곧이어 생리적 눈물이 눈가에 맺히고 아무렇지 않게 쓱 닦고 볼일을 본다. 이것에 대해선 아무런 느낌도 감상도 없다.


#두 번째 눈물

다른 상황도 있다. 가난한 집,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님 혹은 부모님의 부재, 불안한 새 학기 친구관계, 재능이 없거나 어정쩡하게 있는 재능, 신체적 훼손, 밀린 월급, 아르바이트 손님의 폭언, 낮은 신용등급 등과 자신이 엮인 것이다. 이 중 하나만 연관되어도 힘든 일인데, 삶에서 악재는 몰려온다.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났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화장실에서, 버스 안에서, 길거리에서, 골목 뒤에서, 자취방에서 슬픔을 흘린다. 울고 싶어서 우는 게 아니라 헛헛한 무언가가 가슴을 메우고 이내 목을 타고 올라와 눈가에 고인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쓱 닦아보지만 곧 쏟아져 내린다. 딱히 해결되는 것은 없지만 원하는 만큼 울고 나면 아주 조금은 개운해진다.


#세 번째 눈물

어느 날은 기분 좋게 외식하고 걸어가는 길에 대화를 나누다 눈물이 날 수도 있다. 의도치 않게 찔려버린 어떤 상처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린다. 상대도 당황하고 스스로도 황당한 상황에서 급하게 만남을 파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억지로 멈췄던 것이 다시 터지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글로 풀어본다. 지난날의 어떤 억울함, 어떤 분노, 어떤 공포, 어떤 서운함 등이 풀어져 나온다.


#네 번째 눈물


저녁 준비를 하며 골목에서 놀고 있을 아이를 기다리는 데 헐레벌떡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 차에 치였데-

불을 껐는지, 신발을 신었는지 알지 못한 채 뛰어나가고 모여 있는 사람들을 헤쳐 익숙한 모습을 찾는다. 짧은 순간 하얗게 빈 머리 사이로 두려움이 엄습한다. 땅바닥에 누워있는 아이를 보자 말이 나오지 않는다.

곧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뜬다.


이 때 나와 버린 눈물은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감사와 알 수 없는 미안함과 크게 다치지 않은 안도와 그 이상의 무언가로 범벅이 된 결정일 것이다. 외견 상 다친 것 같지 않아 보여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날 병원에 입원시키고 맛없는 병원식을 먹이고 애정 어린 타박을 한다.


#다섯 번째 눈물

정말로, 그러고 싶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한번 꼭 안아주고 싶었던 마음으로 기다린 시간들이 있었다.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흔적을 남긴 사건이 있다.

어처구니없이 사라진 삶들을 떠올리면 자신과 어떤 관계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울컥하는 무언가가 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슬픔인지 화인지 억울함인지, 전부인지, 혹은 다른 것인지. 그냥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0416, 그날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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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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