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인양품이 제안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04.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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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장을 갔다가 싱가포르에서 무지(MUJI) 상점에 들렀다. 일본 기업 무지는 이제 전 세계에 뻗어있는 대형 기업이다. 이 단순한 디자인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끌린 이유는 다들 아는 것처럼 무지의 특별한 철학이 깃들여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본질에만 집중하는 것, 그것이 특별한 디자인 없이도 가격을 높이고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던 무지만의 매력이다.


이번에 내가 보고 놀란 점은 무지에 식당이 들어섰다는 점이었다. 간단한 식료품을 판매하는 것에 더해 직접 음식을 제공하는 것까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무지의 영향력을 펼쳐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무지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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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이 단순한 간식거리를 판매했던 것에서 벗어나 야채나 과일, 주스, 도시락, 차 등 매일 일상에서 주기적으로 소비하는 식료품들을 팔기 시작했다. 점점 마트처럼 너무 많은 물건을 마구잡이로 판매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스쳤는데 오히려 이러한 의도에는 고객의 구매 전환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다고 한다.


식료품은 노트나 잠옷, 가구 보다는 더 자주 구매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고객의 방문 주기가 짧아지고 실제 판매율이 높아지게 되는 결과를 이끈다. 신선하고 건강한 식료품과 더불어서 식당 역시 고객의 방문을 이끄는 하나의 극적인 통로가 되고 있다. 매일 무지를 방문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무지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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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에 무지호텔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후 줄곧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다. 총 10층 높이의 건물에 1층에서 5층까지는 무지컬렉션을 모아놓은 매장이있고, 그리고 그 위 6층에서 10층까지가 무지 호텔이 있다.


무지 호텔은 무지 생활용품들을 직접 이용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일반적인 호텔이 비싼 가구와 화려한 디자인으로 현실에서 체험할 수 없는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제공한다면 이곳은 철저하게 무지의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해보고 일상으로까지 이어서 적용해 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평소 무지의 제품을 좋아하고 한 번 써보고 구매해보고 싶었던 사람들이라면 무지 호텔에서의 숙박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 아니고 무지 호텔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무인양품은 이렇게 의식주의 모든 영역에서 총제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무지 디자인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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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아트디렉터 하라 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가 말하는 무인양품의 디자인 철학이란 ‘공의 철학’이었다. 특정한 타겟을 정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잘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기 위해 최대한 단순하게 디자인한다.

    


비어있다는 것은 모든 게 있을 수도 있다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지평선은 아무것도 없는 풍경이지만 사실 세상의 모든 것이 있는 장소다. 디자인, 브랜드 모두 이 공(空)의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



무인양품의 다자인은 현대인의 감당할 수 없는 욕심을 내려놓고 심플함으로 마음의 여유를 돌린다.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전해주는 것이다.

 

집까지 무인양품의 영역을 확대한 것에 하라 켄야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소비자는 단순히 기성 제품을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고 싶어 한다. 집이 그 정점에 있다.



무인양품의 변화에 그의 철학이 점점 더 묻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가 지속적으로 변해도 가족이라는 형태, 집이라는 공간은 영원히 유지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무인양품의 철학을 집이라는 삶의 정점에서 온전히 느끼며 단순한 디자인에 소비자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삶의 라이프 스타일을 더할 수 있도록 이끈다.


무인양품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상품, 단순한 디자인을 특별하게 재구성해냈다. 그 힘은 음식과 집이라는 필수재도 무인양품은 특별하게 조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변화할 시대에 맞춰 의식주의 모든 영역에서 무인양품이 어떤 진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할지 기대가 된다.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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