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뉴필로소퍼 6호

글 입력 2019.04.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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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6호
- 일상을 철학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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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간은 안녕하십니까?






<기획 노트>


*

시간의 부속물이 되어버린 사람들


"시간 있어?"


누군가와 약속을 잡을 때, 우리는 이렇게 묻곤 한다. 물론 약속을 잡기 위해서만 '시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건 아니다. 무언가를 독촉할 때도 시간 타령을 하고, 한 사람의 일생을 지칭할 때도 시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시간time'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어 단어라고 한다. 시간과 연관 있는 '해year'와 '날day'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 상위 5개 안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처럼 시간은 인간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입지를 점하고 있다. 심지어 현대사회에서는 "시간은 곧 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현대 자본주의는 시간을 제어함으로써 생산을 증가시켰고, 그 결과 사람들은 점점 시간의 부속물처럼 인식되었다.


《뉴필로소퍼》 6호가 주목한 것은 '시간'이라는 말로 지칭되는 일상의 모든 활동이다. 사람들은 "바쁘다 바빠!"를 연발하면서도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낼 때가 많다. 중요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연결하지만, 두어 시간 동안 별 의미 없는 것들을 클릭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다. 철학자 세네카는 "우리 인생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우리는 인생 혹은 시간이 무한정 기다려줄 것처럼 생각한다. 《뉴필로소퍼》 6호는 '당신의 시간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주제를 통해, 시간이 어떤 형태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심도 깊게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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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도둑, 없는 곳은 없다


《가디언》 기자이자 작가 올리버 버크먼은 <시간 도둑을 잡아라>에서 기업과 정부 등이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빼앗고, 결과적으로 시간을 빼앗아가는 실상을 고발한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내 경험은 내가 관심을 쏟기로 동의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관심을 쏟는다는 일'은 결국 가능한 다른 미래를 포기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은 미디어의 관심에 일거수일투족을 빼앗기고 있다. 관심경제 활동가 트리스탄 해리스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가 주요 앱이나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스크린 반대편에서는 우리의 자제력을 약화시키는 대가로 월급을 받는 1,000명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우리의 관심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더 다양한 노력을 통해 더 행복하게 해주거나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리버 버크먼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관심경제로 먹고 사는 기업들은 "우리가 보는 콘텐츠들이 위안이 되는지 분노를 일으키는지, 진실인지 거짓인지의 문제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히려 "분노를 유발하는 거짓말"이 대중에게 가장 관심을 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관심이 "미리 설치해놓고 기다리는 함정"에 빠지는 것으로, 우리는 "엉뚱한 데 관심을 빼앗겼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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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영국의 방송인이자 작가인 티파니 젠킨스는 <시간은 왜 늘 부족할까>에서 베스트셀러 소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의 주인공 케이트 레디를 소환한다. 그는 성공한 펀드매니저이지만 동료들과 편하게 술 한 잔 마실 날짜를 잡지 못한다. 남편과 두 아이의 엄마 역할도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트는 외국 출장을 다녀온 날 밤늦게, 다음날 아이가 학교 파티에 가져갈 파이를 만든다. 케이트는 마트에서 사온 고기 파이를 집에서 만든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새벽 1시가 넘도록 부엌을 오간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티파니 젠킨스는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고 있는가 묻는다. 티파니는 "시간을 절약해주는 가전제품이 있어도 집안일이 줄어드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세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스마트폰이 생활의 편의를 제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어디서든 이메일을 확인하고, 다양한 일을 처리함으로써, 우리는 일과 여가의 구분이 없는 시대를 살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디톡스만으로는 부족"하다. 간단한 기술적 해결책도 없다. 티파니는 다음과 같이 주문한다.


"일과 가정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고, 사생활을 짓누르는 막대한 부담을 덜어내야 한다. 다소 반복적인 생활과 질서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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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색하게 굴 가치가 있는 유일한 자원, 시간


시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시간이 무한정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뉴필로소퍼》 호주판 편집위원이자 철학자인 나이젤 워버튼은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죠?>에서 우리가 "남들이 자신의 시간을 훔쳐가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고 일갈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소중한 시간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그것이 다른 무언가로 대체될 수 있는 것처럼 야금야금 강탈해가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주어진 삶을 더욱 짧게 만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것은 제지하면서도 "두 눈을 빤히 뜨고도 몇 분이나 몇 시간, 심지어 며칠을 도둑맞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시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그럼에도 종종 정반대로 움직일 필요도 있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악기를 연주하고, 서점을 배회하고, 카페에 앉아 몽상에 잠길 때도 있어야 한다. 시간은 잰걸음으로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가지만,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잠깐의 여유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시간의 굴레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세네카의 말마따나 시간은 "인색하게 굴 가치가 있는 유일한 자원"이다. 그 시간을 정신을 확장하는 경험으로 가득한 삶으로 채울 것인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뉴필로소퍼 6호
- 일상을 철학하다 -


엮음 : 뉴필로소퍼 편집부

출간 : 바다출판사

분야
인문/철학
문예지

규격
180*245mm

쪽 수 : 172쪽

발행일
2019년 4월 1일

정가 : 15,000원

ISBN
977-2586-4760-05-92

*
《뉴필로소퍼》는
1월, 4월, 7월, 10월
연 4회 발행되는 계간지이며
광고가 없습니다.





뉴필로소퍼


《뉴필로소퍼》는 인류가 축적한 웅숭깊은 철학적 사상을 탐구하여 "보다 충실한 삶on ways to live a more fulfilling life"의 원형을 찾고자 2013년 호주에서 처음 창간된 계간지다. 《뉴필로소퍼》의 창간 목표는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으로, 소비주의와 기술만능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뉴필로소퍼》가 천착하는 주제는 '지금, 여기'의 삶이다. 인간의 삶과 그 삶을 지지하는 정체성은 물론 문학, 철학, 역사, 예술 등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인문적 관점을 선보인다. 영미권 대개의 나라에서 발간되고 있다. 인문학과 철학적 관점을 삶으로 살아내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2013년 창간 당시부터 광고 없는 잡지로 발간되고 있다.

《뉴필로소퍼》 한국판 역시 이러한 정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일체의 광고 없이 잡지를 발간한다.

옮긴이 - 서유라, 성소희, 이시은, 최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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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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