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매력적인 고전 영화 - 드라큘라

글 입력 2019.04.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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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명한 고전 영화들을 찾아 보고있다. 그 중 게리 올드만의 압도적인 연기와 세련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던 영화 <드라큘라>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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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백작인 체페슈공은 본래 기독교를 성실하게 믿는 장군으로 트란실바니아 방어에 혼신의 힘을 다하지만 그의 아내는 그가 죽었다는 오보를 듣고 자살을 하고 만다. 자살을 했기에 구원받을 수 없다는 교회의 입장을 듣고 분노한 체페슈공은 십자가에 칼을 꽂고 신을 저주하였다. 그 결과 불사의 저주를 받은 그는 흡혈귀인 드라큘라가 되어 영원히 고통을 받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훗날 자신의 부동산 관련 의뢰를 맡아 자신의 저택에 오게 된 변호사 조너던 하커에게서 그의 약혼녀인 미나 하커의 사진을 본 드라큘라는 금세 그녀가 죽은 아내의 환생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런던으로 떠났다. 런던에서 조우한 미나 역시 드라큘라 백작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그에게 끌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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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미나의 친한 친구인 루시의 몸이 점점 쇠약해져갔다. 그녀는 드라큘라 백작의 사냥감이 되어 피를 빨린 것이었다. 그녀는 더더욱 약해졌고 결국 죽은 후 드라큘라 백작과 같은 흡혈귀가 되었다. 그런 그녀로 인해, 드라큘라 백작을 소탕하는데 일조할 모든 인물들이 한곳으로 모이게 되었다.


루시를 흡혈귀를 만들어 이들에게 아픔을 주었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주를 퍼부을 위험한 괴물인 드라큘라 백작을 조너선과 미나, 반 헬싱, 존 수어드, 아서 홈우드, 퀸시 모리스가 쫓았다. 그 와중에 미나까지 드라큘라 백작에게 당하게 되고, 남은 남자들은 미나와 세계를 위해서 십자가 목걸이와 마늘 꽃, 성채 빵 등 성스러운 물건들로 무장한 채 수 세기를 살아온 이 악마를 처단할 계획을 세우고, 결국 드라큘라를 세상에서 몰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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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작인 소설 <드라큘라>는 작가 브람 스토커의 어머니의 영향이 많이 미쳤다고 한다. 어릴 적 병약하였던 브람 스토커에게 어머니는 그를 돌봐주며 아일랜드의 전설과 괴기 담을 이야기해주었고 이 경험이 후에 공포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는 두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밝고 활발한 여성인 루시 웨스텐라와 차분하고 이성적인 미나 하커. 두 여성은 전체적 내용의 전반부와 후반부 각각의 중심 역할을 한다. 루시 웨스텐라는 결국 드라큘라에게 피를 빨리긴 하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여성이었고 미나 하커는 합리적이고 능동적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여성이었다.


이렇게 주체적이고 이성적인 여성을 소설의 주요 인물로 등장시킨 데에는 여권 신장을 위해 일하는 운동가였던 어머니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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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국적 가치가 작품에서 주를 이루는데, 반 헬싱 박사가 드라큘라 퇴치를 위해 내세우는 무기를 보면 십자가, 성체성사에 쓰이는 빵 등 기독교를 상징하는 물품들이고 그는 과학적 성과의 담지자이다. 과학과 종교를 한 몸에 체화한 그가 드라큘라를 무찌른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드라큘라 백작과 흡혈귀가 된 루시 웨스텐라는 죽는 순간 마음의 평화를 얻고 영원한 안식을 찾는데, 이는 기독교적인 구원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면에서 <드라큘라>는 영국적 질서의 몰락에 대한 공포를 우의적으로 드러낸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드라큘라는 매우 매혹적이다. 드라큘라는 처음 타인의 집에 들어갈 때 어떠한 방식으로든 집 주인이 들어오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 루시는 스스로 밖으로 나가 드라큘라의 먹잇감이 되었고 영화에서 그녀의 목과 몸이 분리된다. 육욕에 몸을 내맡긴 정조 없는 여성이므로 죽어 마땅하다 생각한 것일까?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타국 남성에게 영국 여성이 몸을 내맡긴다는 불쾌한 상상이 빚은 잔혹한 운명인지도 모른다.


한편 미나 역시 드라큘라에게 물린다. 하지만 그녀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드라큘라의 자기장에 저항한다. 이 시점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으로 무장한 네 명의 신사가 등장한다. 조너선 하커는 드라큘라 백작의 성에서 한 차례 여자 흡혈귀들의 유혹을 받았지만 의연히 견뎌냈고, 나머지 청년들 역시 영국적 품격을 지닌 자들이다.


이에 반해 동유럽인 트란실바니아 지방은 영국의 관점에서 보면 자세히 알 수 없는 변방이었고, 동양에 가까웠으며, 기독교를 받아들인 시기도 매우 늦은 지역이다. 결국 주인공들의 승리는 영국의 승리이고, 기독교의 승리이며, 자본주의의 승리이다.


그러나 여전히 드라큘라가 압도적 매력을 지녔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 점이 바로 공포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자신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그의 매력에 몸을 내맡길지도 모른다는 것. 그 이상의 공포가 있을까? <드라큘라>를 통해 보여준 공포는 사람의 피를 빨고 또 다른 흡혈귀로 만들어버리는 드라큘라라는 존재보다는 바로 이러한 불안감을 반영한 우리 내면의 공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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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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