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안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 [전시]

글 입력 2019.04.2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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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포스터 이미지.jpg
 


안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

맞는 말이다. 사실 전시는 굳이 안봐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 예술을 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먹고 살 수 있는지 안부인사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 예술을 보는 사람들이라고 다를까. 똑같이, 사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전시가 자신을 주체로 '안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로 지칭하니까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 흥미가 가고 재미있어졌다.

기획을 보니, 인생샷을 위한 컨셉인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길래 조금 놀랬다. 이런 위트있는스타일과 내용이 서울미술관에서 하다니. 현대미술 전시이기에 미디어아트나 조형물들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번에는 모션 그래픽 뿐만 아니라 폰트(!), 게임, 도서, 포스터도 같이 들어왔다. 이제 완전히 예술은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시 구독 서비스까지. 엄청나게 흥미로운 전시이다. 에세이 형식의 설명문과 댓글 형식의 반응이 기입되어 있다니. 너무 즐겁고 기대가 되고 신기하다. 이렇게 다같이 변화하는 흐름 속에 있는 구나.

전시는 우리의 하루를 보여준다. 예술은 사회,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니까. 아침-낮-저녁-새벽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새벽 파트가 있어서 너무 좋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사람은 새벽 감성으로 먹고 사는걸 (?). 딱딱한 설명이 아닌 에세이 식으로 나와있어서 더 친숙할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예술로 다시 재해석해서 표현해주고, 또 에세이로 말하면 얼마나 더 친숙할까.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를 갖고 있다고 어느 작가가 그랬다. 나 또한 생활이 모두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눈 앞에 보고 있는 폰, 거리의 조형물, 길거리 음악, 건물, 차도, 책, 지하철 신호음 등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과 들리는 모든 것들은 그냥 만들어진 환경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예술적인 공간'에 살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보면 내가 디자인을 하게 된 것도 참 감사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회화, 시각 예술, 순수 예술은 시대를 앞서가기도 하고, 진행을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같이 공생하는 존재. 사회를 담고 있고, 사람을 담고 있다. 만드는 창작자는 우리가 스쳐지나가는 일상을 잡아서 표출해내니까. 개인적인 것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현대를 반영하고 있어, 전시 트렌드만 봐도 사회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전시는 정말 정말 아주 작은 관점으로, 우리의 사소한 일상들, 단 하루를 직관적으로, 적나라하고 친절하게 보여줄 것 같다. <안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 우리에게 어떤 지장이 과히 있을지 기대가 되는 바이다.





<기획 노트>


전시는 '아침-낮-저녁-새벽' 총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관람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장을 이동하며, 현대인의 일상을 주제로 한 회화, 사진, 영상, 설치, 조각 등 현대미술 전 장르 약 100여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무심코 흘려보냈던 24시간 속에 우리가 어떤 예술 현상을 마주하고 있었는지, 또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예술로 재탄생 되는지 발견할 수 있다.

본 전시에서는 순수미술 외에도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소개한다. 일본의 선두적인 웹 디자이너 유고 나카무라의 모션 그래픽 영상, 2019 최고의 모바일 게임상을 수상한 마운틴 스튜디오의 모바일 게임 <Florence 플로렌스>, 그리고 '배달의민족', 도서출판 '열린책들', '빛나는' 등 국내 기업들의 다채로운 디자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에세이 형식의 설명문, 댓글 관람평 등 기존 해석 매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통해 관람객에게 보다 친근하고 편안한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에 미술관의 설명문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딱딱한 문어체로 서술한 문장들로 구성되었다. 이는 많은 작품을 봐야 하는 관람객에게 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며 관람 피로도를 높여왔다. 이에 본 전시에서는 에세이 형식의 친근한 설명문을 통해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고, 관람객의 실질적인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Part 1
아침

이정우, 황선태, 이형준
유고 나카무라, 노연이


오전 8시 10분, 곧 열차가 도착한다는 소리에 지하철 플랫폼을 향한 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미 스크린 도어 앞에는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이번에 오는 열차를 타지 못하면 지각이기에 비좁은 사람들 틈 사이로 열심히 몸을 욱여넣어 봅니다. 여기저기 짜증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밀고 밀리는 사람들 틈 사이에서 새삼 우리나라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출근도 전에 피곤해집니다.


노연이_타인들의 세상, 2018, acrylic on canvas, 145.5x112cm.jpg
노연이, 타인들의 세상, 2018
acrylic on canvas, 145.5x112cm


Part 2

드롤, 문제이, 배달의민족
마운틴스튜디오, 김명실


약속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관찰해봅니다. 얼마 전 서점에서 봤던 베스트셀러를 읽고 있는 사람도 보이고, 핸드폰을 보고 있는 사람을 보며 괜히 그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마운틴스튜디오_플로렌스, 2018, Mobile game.jpg
마운틴스튜디오, 플로렌스, 2018, Mobile game


Part 3
저녁

이오, 요시유키 오쿠야마
김혜진, 김태연, 정다운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을 보니 창문 너머의 사람들이 궁금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유로운 저녁을 보내거나 혹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업무를 마무리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렇게 창문은 때로 틀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하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줍니다.


김혜진_Who am I, 2017, Acryilc on canvas, 162x122cm.jpg
김혜진, Who am I, 2017
Acryilc on canvas, 162x122cm


Part 4
새벽

지호준, 에이미프렌드, 이영은
열린책들, 빛나는, 채우승


지난 밤 여러분은 무슨 꿈을 꾸셨나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꿈에서는 언젠가 봤던 것처럼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잊은 줄 알았던 오랜 과거의 장면을 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깊은 무의식의 세계는 새벽을 지나며 꿈의 시간으로 재구성됩니다.


에이미프렌드(Amy Friend)_I dream of that day, 2019, 디지털 프린트,  60x84cm.jpg
에이미프렌드(Amy Friend), I dream of that day
2019, 디지털 프린트, 60x8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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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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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아침1.jpg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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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1.jpg
저녁

새벽1.jpg
새벽





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
- Unnecessary Exhibition In Life -


일자 : 2019.04.03 ~ 2019.09.15

시간
10:00 ~ 18:00
(1시간 전 입장마감)

*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미술관 본관 M1 1층

티켓가격
성인 11,000원
학생(초/중/고) 7,000원
어린이(36개월이상) 5,000원
티켓 구입 당월 한 달간 무제한 입장

주최/주관
서울미술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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