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4박 5일간의 하노이 여행기① [여행]

무질서를 여행하다
글 입력 2019.04.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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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1일, 1박 2일로 대마도를 여행하고 집으로 돌아온 날이었다. 비록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작은 섬이었지만, 해외를 다녀왔다는 생각에 들뜬 기분이 들었다. 들뜬 마음 덕분에 이제 해외여행 정도는 별 것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겼고, 하노이 행 티켓을 구매하게 만들었다.

4월의 하노이 여행을 기다리면서 때로는 충동적인 선택이었다며 후회하기도 했고, 때로는 멋진 선택이었음을 자부하기도 했다. 하노이 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이 여행이 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토록 자신할 만큼 얼마나 하노이 여행이 멋졌는지는 이제부터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정신없고 또 정신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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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의 시내


호텔에 체크인하기 위해 도착한 하노이의 시내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인도에도 무수한 오토바이들이 주차돼 있었으며, 도로는 신호등의 존재가 무의미할 만큼 오토바이들로부터 지배당했다. 불과 석 달 전에 경험했던 일본의 깔끔하고 정제된 느낌의 도로가 그리웠다. 그래서 하노이에 도착한 후 잠깐 동안은 여행지를 하노이로 선택한 것에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책한다 한들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랴. 어찌 됐든 4박 5일간 하노이에 몸을 맡기기로 결정했으니, 하루 빨리 오토바이의 숲에서 적응해야 했다. 무조건 빨리 걷거나 걸음을 멈춘다고 해서 오토바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늘 신중하게 옆의 사람들과 오토바이를 확인하면서 걸어야 했다. 그래서 하노이 시내를 걷는 동안에는 주위를 매분 매초 살피면서 다녔던 것 같다.

그렇기에 하노이 시내에서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은 인도가 유일했다. 인도 또한 주차된 오토바이들로 인해 정신없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름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리어카를 끌거나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다양한 과일 및 물품을 파는 길거리 상인들이 넘쳐났다. 과거 우리나라의 보부상이 이러한 모습이었을까. 그들은 사람들에게 큰 목소리로 흥정하면서 활기차게 거리를 활보했다.

한편 하노이의 인도를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건 길거리 상인들뿐만이 아니었다. 하노이에는 유독 야외 테라스 형식의 음식점들이 많았다. 이에 하노이의 거리를 다니면 손님들이 달콤한 과일 주스를 마시는 모습, 고소한 돼지고기 구이를 먹는 모습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손님들이 흥에 겨워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거나 그들이 먹는 음식 냄새를 맡기도 했다.



무질서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의 냄새

하노이는 사람이 참 많은 곳이었기에, 늘 주위를 살펴야 했으며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향기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되도록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다니는 편이기에 하노이가 매우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즐비한 오토바이와 눈만 마주치면 흥정하는 상인들, 수많은 야외 음식점들 덕분에 나의 눈, 코, 귀는 하루도 빠짐없이 바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내겐 어울리지 않는 도시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신다는 사실이 나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어쩌면 아주 오랜만에 맡아보는 사람 냄새이기 때문일까. 그동안 휴학 후 자취방에만 머물러 있으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공기가 어색하면서도 반가웠다.

내게 어울리고 꼭 맞는 여행지였다면, 지금까지 하노이라는 도시가 기억에 남았을까? 여행의 또 다른 의미는 ‘색다름’이라고 한다. 하노이는 색달랐기에 더욱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던 곳이었다. 그래서 하노이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행지였다.


[황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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