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기 독보적인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다 [사람]

한국의 독보적인 시니어 영역을 개척한 2인 김칠두, 박막례
글 입력 2019.04.2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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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다.


힙하다는 말은 다의어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요즘의 문화, 혹은 트렌디하다는 말을 쓸 때 힙하다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또, 때때로 쿨하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힙하다는 말을 쓴다는 것은 요즘의 것이면서도 멋져 보인다는, 결국엔 칭찬으로 쓰이는 의미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힙하다는 칭호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여기, 연륜에서 비롯된 바이브와 요즘 것을 배우는 시니어의 새로운 시선이 합쳐져 폭발적인 신선함을 내뿜으며, 그 편견을 제대로 뒤집어놓은 이들이 있다.


바로 시니어 모델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모델 김칠두 할아버지와 구독자 수 83만 명을 보유한 73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다.




65세의 독보적인 시니어 모델, 김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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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칠두 할아버지



김칠두 할아버지는 현재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올해로 65세, 2년 차 시니어 모델이다. 사실 그의 원래 직업은 순댓국집 사장님이었다. 가장의 무게와 생계의 압박으로 젊은 시절의 꿈이었던 의류 사업과 모델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국내 최초 패션 교육기관인 ‘국제복장학원’에서 배웠던 여성의류 디자인을 접고 채소, 과일, 생선 장사를 비롯해 직접 디자인한 여성 외투를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잘 팔리지 않아 최종적으로 순댓국 가게를 하다가, 이마저도 손님이 끊겨 버티기 어려웠던 그에게 딸이 그의 꿈을 알아 보고는 모델 일을 권했다. 마지막 갈림길에 선 심정으로 시도하기로 했고, 지금 그의 에이전트인 모델 아카데미 ‘더쇼프로젝트’를 찾아 매일 워킹과 포토수업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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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칠두 할아버지 과거사진



결국, 그는 독보적인 포스를 내뿜는 모델로 자리매김해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해 지난 서울패션 위크의 제의로 패션쇼에 섰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카스 광고를 비롯한 수많은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또 현재 젊은 세대와 인스타그램으로 열심히 소통하며 자신을 알리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180이 넘는 그의 키와 마른 몸에 흰색 긴머리와 수염, 그리고 세월이 만든 그의 분위기와 표정 등은 그를 대중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는데 충분했고, 전례 없는 시니어 모델로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사실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젊은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성공적인 인기를 얻고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 그가 등장하기 전까진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는 해냈다. 최근엔 인간극장에서 그의 젊은 시절부터 지금의 그와 그의 주변에서 그를 묵묵히 도와주는 가족들을 조망하는 등 많은 이들이 그의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구독자 수 83만명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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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할머니



그렇다면, 현재 구독자수가 83만 명으로 연예인도 얻기 어려운 경이로운 구독자 수를 보유한 박막례 할머니를 알아보자. 이미 알고 있다면 당신은 박막례 할머니의 매력에 빠졌을 수도 있다. 박막례 할머니는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나 현재 경기도 용인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구수한 그녀의 사투리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다.


사실 영상을 찍게 된 계기는 박막례 할머니의 언니들이 치매로 고생하는 것을 본 그녀가, 자신도 치매에 걸릴지 모르겠다고 두려워하는 것을 보며 손녀 김유라씨가 늦기 전에 할머니와의 추억을 만들고자, 직장에 사표까지 내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할머니와 호주여행을 간 것을 시작으로 각종 뷰티 커버 메이크업 콘텐츠를 비롯해 먹방(ASMR), 문화 콘텐츠 리뷰 영상, 여행 영상, 그리고 연예인과의 만남 영상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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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특히, 할머니로서의 친근하면서도 박막례라는 사람만의 독보적인 매력, 이를테면 외국어 파괴자로서 틀린 맞춤법으로 팬들과 소통하거나, 유쾌한 말솜씨와 욕, 그리고 무엇이든 그녀의 식대로 순수하고도 진지하게 행하는 모든 시도가 쌓여 많은 크리에이터들 속에서도 ‘박막례’ 만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이런 매력이 더욱 널리 퍼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구글 CEO를 비롯해 유튜브 CEO를 만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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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CEO와의 만남



그들이 특별한 이유



그런데 문득 궁금해진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이다지도 특별하게 만들었으며, 이 두 사람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통했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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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극장에 출연한 김칠두 할아버지


1.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받는다


밀착 관찰형 예능이 나왔을 때부터 사람들은 이미 꾸며진 매력에 싫증을 느꼈다. 김칠두 할아버지와 박막례 할머니가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연륜 있는 연예인들만 봐도, 대체로 젊은 시절부터 활동해왔기에 그들의 나이듬이 그다지 낯설지 않을 뿐이었다.

 

하지만 김칠두, 박막례 이들은 대중들에게 보인 처음부터 할아버지였고 할머니였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나이 든 모습을 숨기고 젊어지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이나, 젊음 그 자체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세월이 흐르며 깊게 패는 잔주름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 들이 가장 멋진 이유도 그래서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 전례없는 시도를 했고, 성공했다


피겨의 불모지에서 시작해 세계인이 자처한 승냥이 팬들을 보유한 김연아를 보라. 김연아의 행보 덕분에, 한국에 수많은 이들이 피겨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뒤이어 곽민정 선수, 차준환 선수처럼, 많은 피겨 후배들이 김연아를 따라 피겨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두 시니어의 시도는 한국에서 가장 소외당하는 계층 중 하나인 노년층에서 전례 없는 모험이었다. 그래서 이들의 행보가 더 많은 시니어의 시도를 가능케 한다. 다만, 포스트 김칠두, 제2의 박막례 보다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사람 자체로 소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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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민(좌), 김칠두(우)



3.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한다


올해로 각각 65세(김칠두 할아버지), 73세(박막례 할머니)인 이들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나이가 무색해지도록 하는 이들의 성장은 바로 배우려는 호기심 덕분이다. 김칠두 할아버지는 무색한 나이를 뒤로하고, 모델학원에서 배우는 표정과 몸동작을 비롯해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습 중이다. 또, 세계 4대 패션위크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도 뚜렷하다.


이렇듯 지금의 그가 존재하는 이유는 과거를 비롯한 수많은 실패에서 좌절하더라도 바로 돌아서서 싹 잊어버리고 나름대로 또 관심 가는 것들을 배우려 한다는 점이다. 그의 말처럼, 어느 날 보면 망해있고, 어느 날 보면 흥해있고 하는 그의 삶이 가능한 이유는 그런 점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박막례 할머니는 어떤가. 그녀의 모든 콘텐츠가 그녀에겐 무언가를 배우는 시도로 가득하다. 사실 그녀의 시도는 대부분이 생전 처음인 것들이다. 트러플 오일로 만드는 감자튀김만들기나, 뷰티 유튜버들이 하는 연예인 커버 메이크업을 비롯해 카약에 도전하기까지 그녀의 모든 경험이 배우는 과정에 있지만, 그녀는 부끄러워하거나 의기소침해하며 눈앞에 주어진 과제를 놓쳐버리는 실수는 하지 않는다.





그 시도들 속에서 박막례 할머니가 느끼는 많은 감정, 이를테면 기뻐서 흘리는 눈물 등은 보는 이에게 할머니가 ‘요즘 것’들의 문화를 시도하는 것에서 오는 재미 이외에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그녀의 배움은 많은 이들에게 또 그녀의 콘텐츠를 찾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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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할머니 명언


4. 시니어를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의 시선을 환기한다


어린 시절, 도덕 시간에 배웠을 법한 세대 간 격차 줄이기 방법은 ‘노인을 공경하자’ 였다. 나아가 문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년층에게 많은 것을 알려드려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마치 젊은 세대가 떠맡아야 하는 짐 같은 존재로 여겨지지는 않았는가? 하지만 이 두 사람은 노년층은 무조건 일방적인 도움을 받는 존재라는 인식을 당당히 깨부수었다. 누가 이들이 이렇게나 힙해질 지 알았을까.


물론, 여전히 그들은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어쨌든 이들을 세상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은 다른 아닌 그들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김칠두 할아버지의 딸이 아버지의 꿈을 알아채고, 뒤늦게나마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보는 것을 제의하며 그의 모델 학원을 알아보는 등 아버지를 위한 도움을 주었다. 또, 박막례 할머니의 손녀인 유라씨 덕분에 박막례 할머니는 유튜브 동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이들이 요즘의 세상과의 접점에서는 여전히 젊은 세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도움, 봉사는 오래가지 못한다. 다만 우리는 노년층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그들이 절대 말이 통하지 않는 ‘꼰대’가 아니라, 소통할 거리가 있는 친근한 사람으로 여겨질 테니까.




오래 봤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이들이 단순한 새로움에 의한 반짝스타로 사라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지금처럼 ‘성장’ 하면서 활동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들의 행보는 여전히 세상에 나서려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또, 타인을 꾸준히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이들에게도 살아있는 반증이 된다. 그렇기에 이들이 잠깐 반짝이다마는 존재가 아니길 바란다.


그래서 더 많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그런 모습을 나름대로 즐겁게 공유하는 문화가 더욱 퍼져가길 바란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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