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완벽한 타인: 전지적 타인 시점 [영화]

완벽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불완전함
글 입력 2019.05.09 23:0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본 글은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jpg


태수, 석호, 준모, 영배는 함께 나고 자라 40대에 이른 죽마고우다.


각자 짝을 만나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와중에 석호와 예진이 집들이 기념으로 친구들을 초대하고 그날 저녁 테이블 위에서 나누는 대화를 중심으로 영화는 흘러간다.


예진의 제안으로 시작된

저녁시간 동안 휴대전화 공유하기.

이것이 불러올 파장은 그들 자신도 관람객도

예상 못 한 반전 요소가 된다.


저녁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대화만으로 극 전체에 긴장감을 맴돌게 한 연출이 이색적인 영화이다. 집 안, 특히 식사 테이블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카메라와 인물의 세세한 심리 변화를 포착하기 위한 클로즈업, 줌인 등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또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주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내가 타인을 보는 시선, 타인이 나를 보는 시선 그리고 타인이 타인을 보는 시선 하나하나 지금까지는 일상생활에서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그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까지 하는 깨어있는 연출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122.jpg
 


​이 영화는 카메라 연출에서부터 인물의 대사 하나하나까지 깨달음을 준다. 우리는 늘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살아간다. 1인칭 시점에서 보는 타인은 늘 완벽한듯싶다. 영화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바로 여기에 있다. 타인은 늘 완벽하지만, 나 자신은 하염없이 부족해 보이는 것, 그것이 사실은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있다.


영화는 그런 점을 웃음 요소로 꼬집어 해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실컷 웃고 나서 생각해보면 왠지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이다. 우리는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게 보이는 혹은 그렇게 보이길 원하는 타인일 뿐이다. 그렇게 세상은 굴러 간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구별해가며, 오만과 착각 속에서 상대방을 판단하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순간에 진실을 깨닫기도 한다. 그러나, 그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처럼 우리 중 누군가가 나서지 않는 이상 타인이라는 완벽함의 탈을 쓴 가면은 스스로 떨어지려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현실에서 왜곡된 진실은 계속해서 사실과 다르게 기억되고 잊혔다가 어딘가에 깊숙이 묻어지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꺼내봐도 여전히 그 순간의 당신은 왜곡된 진실을 사실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그것이 모두에게 평화로운 결말이라면 그저 그런 이야깃 거리로 흐려져 가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신의 잘못된 판단이 치명적인 상처로 남게 될 수도 있다.



1414.jpeg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모든 상황은 거짓이고 상상이었던 걸로 마무리되며 그저 평화로웠던 집들이 겸 저녁식사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들이 쓰고 있던 그 가면은 완벽함을 표방했고 그들이 각자 가면 속에 숨기고 있는 오만과 착각은 여전히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는 이 영화의 결말은 영화가 끝나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더 큰 파장을 일으킨다. 웃음 소스가 가득한 [완벽한 타인]같은 영화를 보며 공감하며 웃다가도 옆자리에 앉은 친구, 애인, 가족에게 마저 여전히 허점이 없는 사람이고 싶은 완벽함 속의 불완전함이 인간미의 진짜가 아닐까.




김요빈.jpg
 


[김요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