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신인 밴드, 설 [사람]

글 입력 2019.05.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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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설(SURL)은 브리티시 록, 블루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그들만의 스타일로 녹여내는 4인조 밴드이다.


리더 설호승(보컬/기타)을 중심으로,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내온 이한빈(베이스), 오명석(드럼), 김도연(기타)의 98년생 동갑내기들로 구성되어있다. 말씀 설(說)을 써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밴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밴드 설(SURL)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들려주고자 한다.


2018년 9월 컴필레이션 앨범 <bright #7>을 통해 이들의 첫 번째 공식 음원 ‘여기에 있자’를 발표하며 인디신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리고 12월 첫 번째 EP <Aren’t You?>를 발표하면서 ‘지금 가장 기대 받는 신인 밴드’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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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018 신한카드 루키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12월에는 ‘EBS 올해의 헬로루키 with KOCCA’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밴드신의 슈퍼 루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URL 1st EP <Aren’t You?>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 밝아 보이거나 유쾌해 보여도, 그 내면에는 많은 걱정, 고민,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어두운 부분들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우리 주변의 현실세계, 혹은 SNS에 겉으로 비친 사람들의 일상은 행복하고 마냥 즐거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각자의 나름대로 힘든 부분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면에 대해 묻고 싶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거친 질감으로 질주하는 「9지하철」은 근래 최고의 오프닝 트랙이다. 간단한 대칭 구조를 설계한 다음 디테일의 변주를 통해 퇴근길 지옥철을 실감 나게 묘사해나가는 솜씨가 근사한데, 투박하게 내뱉는듯한 메시지도 높은 흡입력을 가졌다.


건조한 베이스 리프로 ‘살과 살이 부딪치는’ 열차 속을 버티다 ‘문이 열리면서’ 에너지를 분출해내고, 리드미컬한 컷팅으로 신경질적인 심리 변화를 그려나가다 무력한 코러스로 종착지를 기다린다.

 

설(SURL)의 시각은 꾸밈없이 젊다. 그 세대가 향유했던 얼터너티브 록과 블루스, 브릿팝의 영향을 숨기지 않는 이들은 과장 없는 시각으로 개성을 만들어나간다. 무기력한 로파이(Lo-Fi) 테마를 받치는 에너지와 캐치한 멜로디 제조 능력으로 클리셰의 함정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것이 인상 깊다.

 

제목과 스타일, 메시지 모두에서 존 메이어의 초기 커리어를 연상케 하는 「The lights behind you」는 튼튼한 연주력이 빛난다. 타이틀 「눈」은 브릿팝의 감성을 팝적인 파워 코드로 풀어내며 익숙함을 확보한다. 뉴웨이브 트랙 「Candy」는 언뜻 <22>의 혁오와 겹쳐 보이지만 잔향 가득하고 선명하지 않은 사운드가 다르다.

 

밴드는 슈게이징 드림팝의 짙은 소리 안개를 의도하면서 명료한 설호승의 목소리로 멜로디 역시 놓지 않는다. 둔탁한 드럼 인트로와 대비되는 하늘하늘한 기타 리프, 힘찬 코러스를 교차해서 달려 나가는 「Like feathers」가 그 증명이다. 익숙함을 바탕으로 개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인데 약간의 기시감은 있어도 긍정적이다. 복잡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아 좋은 청춘의 이야기(說).


*


9 지하철

상상만해도 끔찍한 만원 지하철 속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곡.

 

The Lights Behind You

사람들에게 치여 마음의 벽을 만든 내게 먼저 다가와 결국 그 벽을 허물고 빛처럼 다가와준 사람들에 대한 곡.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도 바쁘고 메마른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의 쓸쓸함을 이야기하는 곡.

 

Candy

속이 뻔히 보이는 사탕 발린 말만 늘어놓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곡. 

 

Like Feathers

베개 속 깃털들이 빠져 나와 바람에 날아가 버리면 다시 잡아 채울 수도,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SURL 1st Digital Single ‘Cilla’






Cilla

‘Cilla’에게 ‘우리만의 시간과 장소에서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함께 신나게 놀자’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결코 특정한 누군가를 지칭하는 ‘Cilla’가 아닌, 우리 모두가 ‘Cilla’가 되어 걱정 없이 함께 즐겨주었으면 합니다.
 

Dead Man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과 인간관계에 관해 노래하는 곡 입니다. 이 세상의 수 많은 매너리즘의 탈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걱정과 반복되는 일상, 복잡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난 데뷔작에서 사람들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에 대해 되물었던 SURL이, 그들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왔다.


이번 싱글의 첫 트랙 ‘Cilla’는 멤버 4인 각자의 악기가 점차 더해져 어느새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곡에서 노래하듯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아무 걱정 말고 행복하게 놀자’고 말하는 이 곡은, 마치 대형 페스티벌 무대에서 공연의 시작을 산뜻하게 알리는 듯하다.


그들의 데뷔 EP <Aren’t You?>에서 부터 SURL은 유독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곡이 많았는데, ‘Dead Man’ 역시 그런 성격의 트랙이다. 관계의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을 ‘Dead Man(죽은 사람)’으로 표현해 노래한 이 곡은, 가사의 내용과는 다르게 흥겨운 멜로디와 역동적인 리듬이 눈에 띄는 곡이다.


2018년 돌연 등장해 밴드 씬에서 가장 핫 한 루키로 급 부상한 이들이, 앞으로 또 어떠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만의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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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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