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함께 떠나는 신나는 음악 여행 - 아프리카 오버랜드

글 입력 2019.05.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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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한 여름밤의 아프리카를 만나고 왔다. 태어나서 한번도 가본 적 없었던 지역이기에 상상으로만 그려왔던 곳. 그곳에는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밤하늘과 옹기종기 모여 노래부르고 춤추는 사람들, 너른 들판을 거니는 기린과 고향 찾는 미어캣(?)이 있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기타를 보내주는 가슴 따듯한 콘서트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말 그대로 '여행'과 같은 특별한 공연을 선물했다.


아프리카 오버랜드, 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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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을 주축으로 조준호, 양양, 이동준, 마더바이브 이렇게 5명의 뮤지션이 모여 진행하는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아프리카를 다녀온 멤버들의 경험담을 섞어 생생한 스토리라인을 바탕으로 한다. 십여년 전 아프리카를 여행하던 하림은 그 드넓은 초원과 신기한 동물들, 순수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음악적 영감을 얻고 왔다고.


알고 보니 이 공연 역시 몇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댄다. 이 콘서트는 생각보다 소소한 만남에서 출발했다. 여행 중 묵었던 한 가정집의 아이가 하림의 노래와 연주에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비단 그 아이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드넓은 하늘과 땅의 정기를 받아들였기 때문인지 음악적 재능이 참 많아 보였다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면 기타를 꼭 선물해주겠다는 말을 남긴 하림은 귀국 후 사실 아프리카에서의 약속을 잊고 지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를 기억하고 있었던 아이가 언제 기타를 보내주냐는 질문을 바다 건너 전해왔다. 아마 그 약속을 기다려왔던 모양이다. 그리고 하림은 그 약속을 지켰다.

이후 참 긴 시간이 지나 이러한 후원 공연을 하는 것에 조금쯤 지칠 즈음, 이들은 콘서트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떠난 아프리카 여행에서 또다른 우연한 만남을 이룬다. 실제로 이들로부터 기타를 받은 아이가 가수로, 음악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본 것이다.


사실 지역적 특성상 식량이나 다른 물자가 아닌 악기를 보낸다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도전에 가까운 일이었다. 과연 이들의 마음을 담은 악기가 그 취지에 맞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을 테니까. 이러한 의심이 들 때 즈음, 마음으로 보낸 기타를 마음으로 받은 아이를 운명처럼 만났고, 그 이후로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다시 시작되었다.


흥겨운 음악으로 들려주는 여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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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는 녹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보고 느꼈던 일화를 고스란히 녹인 노랫말을 들려주는 것이다. 그 뿐일까, 다소 농담섞인 어조로 '우리는 곧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날거다' 말했던 뮤지션들은 정말 관객들을 비행장으로, 아프리카 도심의 버스 안으로, 탁 트인 초원과 마을 한가운데로 인도했다.


심지어 뮤지션들은 각각 맡은 역할이 있었다. 하림이 안내하고, 양양은 식사를 챙기고, 마더바이브는 고향인 아프리카로 돌아가려는 미어캣을 맡고(?). 비행기가 출발한다는 말과 시작된 공연의 내용은 허무맹랑한 만담처럼 들려오기도 했지만, 한시간, 두시간, 혹은 그 이상 함께 어울리고 싶을 정도로 즐거운 진행을 보여줬다.

어두워진 공연장 안, 무대 위를 비추는 불빛이 은은하게 빛나면 노래가 시작된다.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을 들려주는 비브라폰, 흥겨운 리듬을 잡아주는 기타, 그리고 아프리카를 연상케 하는 내추럴한 음색의 타악기들이 어울려 완벽한 합주를 이룬다. 비행장에서는 여행의 설렘을 담은 노래를, 아프리카에 도착해서는 초원을 표현한 노래를, 그리고 버스를 타고 거리를 지나다가 목이 긴 기린을 마주하면 또 그에 걸맞은 노래를.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어두운 무대 앞이 여행지로 바뀐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이어지는 공연은 관객과 가수 모두가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전했다.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듯 때로는 동화같은 노랫말, 아프리카 사람들 이유의 유래를 가사로 재미있게 구성한 내용 등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과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무척 순수하고 직설적인, 어떻게 보면 참 단순한 포크송들. 하지만 자연과 환경, 삶의 민낯을 드러내는 아프리카와 무척이나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음율이라계속 마음이 갔다. 저마다의 감미로운 음악 세계를 가진 이들과 함께한 여행이었기에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과 행복을 노래하는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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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된 장소인 소극장 특성상 관객과 무대와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 마치 대화를 주고받듯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공연을 진행하는 가수들의 표정이 바라만 봐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따스하고 행복해보였다. 아프리카에서의 추억을 곱씹는 모양인지 그렇게 산뜻할 수가 없다.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는 나 역시 한껏 행복한 기분으로 아프리카를 상상했다.


특히 이 콘서트의 취지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기타를 보내준다는 점에 있었기 때문에 음악을 더욱 실감나게 들을 수 있었다. 정말 이 공연은 삶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기에 복잡한 생각은 온전히 비우고 내게 있는 가장 순수한 마음의 일부로 노래를 즐겼다. 무엇이 있을까 했던 아프리카에는 다름 아닌 사랑이 있었다.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삶이 있었던 것이다. 이 공연이 이어지는 이유도 다름 아닌 사랑이겠지.

만약 이후에 다시 <아프리카 오버랜드>가 진행된다면, 아무래도 가족 여행을 안 간지 꽤 오래 되었기에, 그 때에는 꼭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함께 떠나보고 싶다. :-)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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