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빛을 담은 애니메이션 -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 展 [전시]

호기심과 상상으로 빛을 그린 세계
글 입력 2019.06.0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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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영화는 잘 보지 않지만, 애니메이션은 조금이라도 챙겨보게 된다. 영화에 비하면 상상력의 제약이 없는, 비교적 자유롭고 따뜻한 감성이 구현된다는 특징 때문에 편안해지고, 그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챙겨보게 되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까지는 익숙한데,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있다는 것이 조금 놀랐다. ‘애니메이션 展’ 에서는 애니메이션 상영만 하는 걸까? 아니면 제작과정이 그림으로 전시된 건가? 궁금했다.


<톤코하우스 展>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과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는 전시회라는 호기심 때문에 다른 전시에 비해 기대감이 더 높았던 것 같다.역에 도착하고 조금 걷다 보면 <톤코하우스 展>이 열리는 건물이 보인다. 건물 밖에서도 전시회에 어떤 인물이 나오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귀여운 돼지와 여우가 발맞추어 걷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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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이번 전시회는 애니메이션 <댐키퍼 (The Dam Keeper)>만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닌,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주제로 그들이 제작한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전시회다. 그중에서 돼지와 여우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댐키퍼>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먼저, 전시회를 감상하기 전에 톤코하우스와 의 작가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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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e (좌) / Robert (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의 주요 멤버 로버트 콘도(Robert Kondo)와 다이스케 다이스 츠츠미(Daisuke ‘Dice’ Tsutsumi)가 독립해 만든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로버트와 다이스는 픽사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토이스토리 3>, <월-E>, <몬스터 대학교>, <카2>, <라따뚜이> 등의 작품에서 활약했으며 픽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해 2014년 톤코하우스를 설립, 2D, 3D 영화를 비롯하여 TV 시리즈, 도서, 게임, 교육 자료 및 전시회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복합 미디어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유명한 회사에서 나와 자신만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해 보인다. 그들의 사정을 잘 모르지만, 무릇, 창작가라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마음 한쪽에 자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이 지닌 애니메이션을 향한 열정과 용기로 행동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재미와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는 사명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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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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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전시장에선 두 장소로 구분 되었는데,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 <댐키퍼> 시리즈에선 환경 오염, 미세먼지, 학교 내에서의 따돌림과 같은 사회 이슈를 다룬다. 친숙한 동물 캐릭터를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 따뜻한 색감과 빛을 활용하여 다소 무거운 주제를 서정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리고 오른쪽에선 <댐키퍼 : 피그이야기>로 피그의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다룬다. 동글동글한 피그의 모습과 밝고 따뜻한 색감이 포근함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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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들어가자마자 나를 반겨준 이 그림.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포근함과 밖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감성의 애니메이션이라 예상했지만, 건물 안에서 본 애니메이션은 조금은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돼지 ‘피그’의 등 뒤로 느껴지는 절망감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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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린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에서 느껴지는 우울함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독특한 그림체와 감성이 나를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 그림에 사로잡힌 이유가 거친 그림체와 빛의 조절이었다. 빛이 내 눈에 직접 비춰, 내 눈에서 형체가 분명하지 않게 보이는 착시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특이했던 건, 그림을 보면서 주인공 피그와 나 사이에 투명한 유리가 놓인 느낌이 들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벽이 있다는 게 느껴져 이 공간과 주인공의 공간을 구분 짓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막혀있는 막이 형성되어 피그를 도와줄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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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키퍼>의 스케치 과정도 알 수 있었는데, 애니메이션은 섬세한 작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단계를 거쳐서 작가의 의도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서 한 컷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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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넘어가면 <댐키퍼 : 피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공간에서는 귀엽고 깜찍한 피그의 유년 시절을 다룬 그림이 모여 있었다. 마음 같아선 모든 작품을 가져가 벽에 걸어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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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감상하다 옆으로 가다 보면, 톤코하우스와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 협회(KIAFA)와 협력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 공간에선 ‘독립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댐키퍼>를 한국 작가가 재미있고 기발하고, 감성적으로 재해석한 애니메이션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 공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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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 공간으로 들어가면 검은색 벽면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숨겨져 있다. 이곳에선 <댐키퍼>의 그래픽 노블이 전시되어 있다. <댐키퍼>의 새로운 모습도 감상할 수 있고, 검은색 벽면에 분할된 컷들로 인해 만화책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2층엔 톤코하우스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상영 실과 벽면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시간을 잘 맞추지 못해 <댐키퍼: 피그하우스> 뒷부분과 메이킹 필름만 5개 정도만 볼 수 있었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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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옆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전시회를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역사(?)를 볼 수 있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 절묘한 그림을 그리거나, 웃긴 그림을 그리거나, 실사화를 그린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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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나가면서 즐겁게 뛰어다니는 피그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고, 마지막까지 배웅을 해주는 피그로 인해서 나가는 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댐 키퍼 트레일러

     


상영실에서 메이킹필름만 5개를 연달아 보면서 알게 된 게 하나가 있다. 바로 톤코하우스의 유튜브 채널이 있다는 거다. 비록 애니메이션은 보지 못했지만, 유튜브 채널로 짧은 영상을 감상할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댐 키퍼 유튜브 채널도 따로 개설되어 있다.)

 

    

 

전시회를 감상하고 나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나에겐 이번 <톤코하우스 展>은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다. 애니메이션 전시회라서 그림들만 전시할 거라 생각했는데, 톤코하우스의 이력이나 비전, 가치 등과 더불어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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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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