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리 하는 2019 상반기 뮤지컬 관극 결산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6.05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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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총 12편의 뮤지컬을 관람했다. 또한 한편의 뮤지컬 쇼케이스와 한 번의 뮤지컬 어워즈를 보았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본 극도 있고, 따뜻한 위로를 받은 극도 있으며, 신나게 손뼉 치며 본 극도 있다. 모든 작품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작품이 관람하는 동안 나에게 많은 의미를 준 것은 확실하다.


아직 2019년의 상반기가 다 지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약 두 달 정도는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으므로, 조금 이른 2019 상반기 뮤지컬 관극 결산을 해보고자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한줄평



2019 상반기에 내가 관람한 뮤지컬들을 한 줄로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엘리자벳 : 엘리자벳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공연, 죽음과 루케니도 매력적이다.


더데빌 : 강렬한 음악과 화려한 조명의 미친 뮤지컬, 미쳐가는 주인공들을 보며 나도 미쳐간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조금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따뜻하고 유쾌한 소극장 뮤지컬이다.


제3회 뮤지컬 어워즈 : 한편의 공연 같았던 뮤지컬 시상식.


어쩌면 해피엔딩 : 웃으면서 보다가 오열하며 나온 뮤지컬, 로봇에게 사람을 배운다.


그리스 쇼케이스 : all new라고 하지만 여전히 낡은 극, 신나기는 한다.


빨래 : 서울살이 4년 차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 명실 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힐링극.


지킬 앤 하이드 : 눈물의 홍광호 배우 막공, 배우들의 넘치는 감정에 동화되다.


킹아더 : 중독성 강한 넘버와 유치한 사랑 이야기, 뮤직뱅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나 : 물음표만 남은 공연.


HOPE : 잘 견뎌왔다고 손 내밀어 주는 극, 관객을 위로하고 삶의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뮤지컬.


적벽 : 새로운 감흥, 전통의 성공적인 현대화, 우리 소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다.


그날들 : 꽤나 성공적인 주크박스 뮤지컬, 김광석의 노래가 안겨주는 잔잔한 여운이 인상깊다.


지킬 앤 하이드 : 조승우 지킬의 명성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나빌레라 : 발레도, 감동도 남지 않은 공연, 아쉬움만 남았다.

 



지극히 주관적인 시상식



내가 2019년 상반기에 관극한 뮤지컬 작품들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주관적인 기준으로 BEST 두작품과 WORST 두작품을 뽑아보았다.



BEST 1 어쩌면 해피엔딩


어쩌면 해피엔딩은 스토리, 넘버, 배우들의 연기, 분위기, 메시지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던 뮤지컬이다. 극의 초반부, 올리버의 귀여운 모습과 클레어의 당찬 모습은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로봇 같기도 하고, 사람 같기도 한 둘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가까워지고, 성숙해지는 모습이 유쾌하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발랄하고 사랑스러웠던 초반부를 지나 극의 후반부가 되었을 때에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사랑을 만나 또 다른 복잡한 감정을 배우며 아파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나의 감정도 요동쳤다. 뮤지컬을 본지 한참 지난 지금도, 어쩌면 해피엔딩의 넘버를 듣거나 대본집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 눈물을 글썽이게 된다. 이렇게 흡입력 있게 나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뮤지컬을 만난 것이 감사할 정도이며, 다시 돌아온다면 고민의 여지없이 볼 것이다.



BEST 2 호프


호프는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은 뮤지컬이다. ‘너는 너 자신일 때 가장 빛나’라는 응원을 건네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갈 힘을 준다. 이 뮤지컬을 BEST로 뽑은 더 자세한 이유는 이전에 내가 썼던 글의 링크로 대신한다.



WORST 1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나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나는 위의 한줄평에 적은 대로, 나에게 물음표만을 남긴 극이다. 극의 스토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해설과 작가 겸 연출의 의도를 적어둔 안내장을 사전에 미리 읽고 관람했음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또한 SF 장르에 대한 기존의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답습한 듯한 의상과 배우들의 연기, 음악은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불완전한 미완의 느낌이 강했고, 너무도 인위적이고 과하게 “나는 기존에 없던 별난 뮤지컬이야.” 라고 외치고 있는 듯했다. 이것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나에게는 좋은 감흥을 주지 못한 것 같다.



WORST 2 나빌레라


나빌레라는 정말 감동적이고 눈물 나는 뮤지컬이라는 후기를 많이 들은 상태에서 본 뮤지컬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생각보다 감동적이지 않은 뮤지컬이었다. 극의 스토리 전개가 뻔하면서도, 필요 없어 보이는 장면이 많았고, 신파적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특유의 신파를 싫어하는 나에게 나빌레라는 감동이 아니라 지루함으로 다가온 것 같다. 또한 발레를 하는 것이 극의 주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발레를 하는 장면에서 어설픈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그동안 봤던 뮤지컬을 정리하면서, 당시 극장에서 느꼈었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는 한 번에 여러 작품들을 간단히 정리했지만, 앞으로는 한 작품 한 작품 자세히 리뷰를 남겨, 극장에서의 감흥을 오래 간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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