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 #244 [도서]

글 입력 2019.06.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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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디자인 잡지라서 특이했다. 무언가의 전문가라는 건 그 분야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다. 음악을 전공하면 그 음악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코딩을 하더라도 다양한 장난을 만들 수 있듯이, 미술을 전공하면 시각적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 잡지도 일반적인 잡지라는 레이아웃 틀에서 벗어나 시각적으로 굉장히 자유로운 타입이었다. 누가 봐도 나 시각 전공 계열 서적이요 하듯이. 그래서 보는 재미가 강했다. 알찬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각적으로 화려해서 (흑백이더라도) 즐거웠다.

나는 아직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디자인이란 누군가의 요구를 위해 가장 적합하게 시각적으로 대신 도와주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목적과 의도에 따른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색'을 지닌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회화에서 디자인으로 넘어갈 때도 '내 개성, 색깔 버리기'가 가장 어려웠으니까.


그런데 여기서는 또 자신만의 색, 철학이 확고한 디자이너를 소개하니까 좀 신기하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나도 되고 싶기도 했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정말 강력하지만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것 외에 더 나은(소위 혁신적인) 상을 제시하는 것이 디자이너가 아닐까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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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판을 바꾸는 그래픽 디자이너 15명의 이야기도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디자인 계열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무지개 색깔 화려한 RGB 색체계이다. 내가 쓰기 어렵고 익숙지 않은, 낯선 색깔이라서 그런가. 그래서 보는 재미가 정말 화려했다. 정말 요즘 많이 쓰이는 세련된 디자인부터 복고풍, 인터랙티브, 환경친화적인 디자인 등 다양한 컨셉이 있었다.


공통된 특징은 흐름을 선두하는 디자이너라는 점. 개성이 뚜렷해서 더 즐거웠다. 인공지능에 필요한 UX 디자인. 정말 디자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있으니, 무궁무진하기에 IT 기술과 같이 병행해야 한다. 그래서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더 매력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타이포그래피'도 자세히 나와서 좋았다. 내용과 흐름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어떤 방식으로 시선을 흐르게 할 건지, 디자인을 할지가 나오기에. 시각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나는 디자인 일을 하지만, 주가 아니어서 그런지, 아직도 스스로 이방인이라고 느낀다. 내가 미술을 해도 예술가라는 타이틀이 어색하듯이. 스스로가 거리감을 두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맞으니, 나만 아직이라고 오해와 착각을 하는 걸까? 왜 난 늘 배타적으로 생각하고 그 그룹에 들어가길 두려워하는 걸까? 뭔가 어마어마하고 확정적인 게 있어야 어울린다고 느끼는 걸까? 난 역시 수줍음이 많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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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디자이너가 만든 잡지답게 실무적인 이야기가 가득해서 좋았다. 당장 어떤 툴을 사용하는 게 좋은지, 특히 개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지 등. 특히 <대금 지급일과 업계 생태계의 상관관계> 편이 좋았다. 물건을 살 때도 한 달 뒤에 돈 준다고 외상 하지 않듯이, 디자인도 엄연히 시간과 노동을 투자하는 전문직인데 돈 받기가 어렵고, 수정 요청을 계속 받기가 굉장히 쉬운 직업이다. '나도 디자인해.'라고 누구나 말하기 쉽듯이. 하지만 전문성을 지니는 건 다른 일이다. 어휴 창작하는 일을 존중받기는 참 어렵구나.

재미있는 점은 능력자끼리 모이면 뭐든지 뚝딱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끼리 모였으니 웹이나 앱, 출판물은 수월하게 만들어질 테니까. 물론 쉽게 라기보다는 낯설지 않게 제작된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지만. 그런 면에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내가 매일 글 쓰는 프로젝트 <일일일작>에서도 TF 팀에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모인 딱 4명이 개발자,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였다. 우리 함께 회사 차려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로 하고 있다. 다양한 시선과 전문가들로 얘기가 너무 재미있다. 우리끼리 알쓸신잡 하는 중. 역시 능력자의 모임은 정말 즐겁다. 그리고 나도 자부심이 있다.

'변화'는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준다. 하지만 창작하는 일은 변화가 일상이고 매 순간 도전한다. 특히 여기에 나온 디자이너들은 '도전을 즐기는 용기 있는 자'들이다. 나는 항상 생각한다. 창작하는 사람들은 항상 용기 있는 자들이라고. 그래서 더 잘 견디고 진취적으로 나아가 뭔가를 만들 수 있는 것인가 보다. 디자인 매거진 CA 다음 컨셉은 또 어떤 타입인지 궁금해진다. 이번 편은 고전 게임 흑백 버전인 걸로. 또 어떤 일반적인 틀을 깨고 재미있는 내용과 디자인이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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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노트


CA 244호 기획 기사는 ‘판을 바꾸는 그래픽 디자이너 15’입니다. 뛰어난 작업으로 알려진 디자이너와 함께, 기존에 없던 것을 처음 시작한, ‘판을 바꾼’ 디자이너 위주로 실었습니다. 누구누구인지 궁금하시죠? 이들의 작업을 보면 오늘날 경계를 허무는 디자이너와 프로젝트의 범위가 얼마나 폭넓은지 알 수 있습니다.

INDUSTRY ISSUE에서는 무척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독립해 디자인 스튜디오를 시작할 때 꼭 필요한 것과 틀에 박힌 디자인 사고를 깨는 방법을 여러 디자이너가 논의합니다. 한편, AI 시대의 UX/UI 디자이너의 역할과 정체성, 가능성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 지금 가장 유용한 개발 툴 48가지를 소개합니다. 이번 INDUSTRY ISSUE는 다채로운 도움말 덩어리입니다.

PROJECT 섹션에서는 에릭 브란트의 타이포그래픽 프로젝트,<픽시오네스 타이포그라피카> 이야기를 국내 독점으로 전합니다. 거리에 포스터 게시판을 만든 뒤, 약 6년 동안 전 세계 디자이너의 포스터 작품 1641점을 붙이고,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결국 책으로까지 모아낸 방대한 프로젝트입니다. 책 이름은 <픽시오네스 타이포그라피카1642>인데, 이 책이 또 흥미로워요. 단순한 모음집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라 할 만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INTERVIEW에는 바젤 디자인대학교 안진수 교수와 나눈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바젤의 타이포그래피 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수업 콘셉트와 커리큘럼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호부터 새롭게 시작한 섹션, STUDIO INSIGHT에서는 네덜란드의 덤바를 소개합니다. 덤바는 최근 디지털 에이전시인 데프트와 합병해, 디지털 환경에 맞는 활동을 왕성하게 보이고 있죠. 변화 속에서 어떻게 그들만의 철학을 지켜나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지 전합니다.

책의 끝 부분이라 지나칠 수도 있는 섹션, INSPIRATION은 사실 CA의 자랑입니다. 말 그대로 영감으로 가득합니다. 이번 호에는 디자이너 송예환, 신덕호, 이함, 일러스트레이터 손정민의 글과 작품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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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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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WCASE

6 다채롭고 독창적인 폰트

8 사운드 & 비전

10 착한 중독

11 HOME SWEET HOME

● WHAT’S UP

12 오늘의 공간, 예술을 구매하다: TAKE ME HOME

14 어떤 폰트를 많이 썼나요?

15 어디에 있어도 동화될 수 있도록

16 어서오세요

18 my design space: 인쇄도 하고, 작업도 하고

● INTERVIEW

23 바젤 디자인대학교의 타이포그래피 수업

28 뭐든 가능해요!

● FEATURE

33 판을 바꾸는 그래픽 디자이너 15

● STUDIO INSIGHT

64 덤바

● PROJECT

72 픽시오네스 타이포그라피카

80 오랜 말차 유산의 새로운 브랜딩

86 공간을 인지한 디자인

92 이전의 것을 지금에 맞게

98 오비 학습 플랫폼 리브랜딩

● INDUSTRY ISSUE

104 2019년 개발 툴 TOP 48

112 틀에 박힌 디자인 사고 부수기

122 나의 디자인 비즈니스 시작하기

130 인공지능 시대의 UX/UI 디자인

● CA SERIES

140 rebrand:영국학사원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142 workshop AOI: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가상 세계를 어떻게 그려낼까

● VOICES

146 그래픽 디자인 교육의 새로운 구상

148 대금 지급일과 업계 생태계의 상관관계

● INSPIRATION

150 event report: 데이비드 호크니 전

152 books: 곁에 두고 읽어도 좋을 책들

153 cover 100: 《Version》 - 노선택과 소울소스 meets 김율희

154 poster 100: 리플렉션 스터디

156 embodied: 이방인의 디자인

158 icon: 계절의 기억들

160 icon: 무시무시한 수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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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세계의 디자인을 보는 창, 디자인 매거진 CA의 관심사는 '한 사람의 훌륭한 디자이너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것을 돕고 지켜보는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탄생하는 놀라운 작품과 디자이너의 생각, 그리고 창의적인 통찰력을 담아냅니다. 여유와 깊이를! (연 6회 발행)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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