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페라 "나비부인" - 과거 명작의 성공적인 재현

오페라 나비부인을 현대에 성공적으로 재탄생시키다
글 입력 2019.06.07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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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페라 전반적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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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에도 언급했듯이 과거에 흥행했던 나비부인의 원작을 고등학생 때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 오페라를 감상할 때도 다채로운 음악과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들이 인상 깊었다. 이번에 새롭게 재현하는 나비부인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초초상의 감정과 시놉시스 전개에 맞는 음악을 현대화된 무대와 정서로 풀어낼지 기대를 갖고 오페라를 감상하였다.


결론적으로 오페라 나비부인의 새로운 재현은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페라를 감상하는 내내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귀를 즐겁게 하였고 초초상의 연기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오페라는 총 2부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고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졌다. 1부는 초초상과 핑커튼의 사랑, 2부에는 초초상의 기다림부터 결말을 다루었는데 자막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3군데 있었고 극의 전개가 확실해서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무대장치와 연출 또한 배우들의 연기와 성악을 돋보이게 하였고 유명한 작품인 만큼 거의 모든 관객들이 극의 전개에 따른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었다. 오페라 중간마다 초초상의 노래가 끝날 때마다 브라보라는 찬사가 객석에서 나오기도 했으며 결말 부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극에 완전히 몰입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두 시간 반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오페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당시 전쟁 후 일본의 상황과 그 과정의 피해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오페라를 직접 가까이서 관람했던 것은 처음이었는데 눈과 귀가 즐거웠던 새로운 예술을 접하고 즐겼다. 유명한 명작이기도 하고 오페라를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이라도 충분히 만족하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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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극의 전개에 따른 배우들의 성악과 연기



뮤지컬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모든 배우들 하나하나가 훌륭한 노래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단연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주인공 초초상이다. 초초상의 다채로운 연기와 그 감정을 실은 노래는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1부의 핑커톤과 사랑을 표현한 초초상은 발랄하면서도 사랑에 빠진 감정을 노래했고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서 결혼에 대한 초초상의 설렘과 기대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정말 내가 감탄했던 부분은 극에 따른 연기 변화였다. 1부와는 달리 2부에는 초초상의 기다림과 진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초초상과 결말까지의 감정이 담겨있다. 핑커톤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 그녀는 몸종과 함께 핑커톤을 기다리지만 3년 동안 오지 않는 핑커톤이 돌아오지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그가 분명히 돌아올 것이라 믿는 이중적인 초초상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샤플레스가 핑커톤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전하러 오고 초초상은 그럴 리 없다며 그 말을 믿지 않고 그를 끝까지 기다리며 노래한다.


사실 나비부인의 핵심 장면은 많은 사람들이 초초상의 자결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샤플레스가 기대하는 초초상에게 차마 사실을 고할지 말지 고민하는 망설임과 죄책감, 그리고 그럼에도 핑커톤을 믿으며 노래하는 초초상의 감정들이 담긴 이 장면이 나에게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초초상 외에도 핑커톤, 스즈키, 본조, 샤플레스, 고로, 야마도리 등 배우 한 명 한 명이 몰입력 높은 연기로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셨다. 감정을 실은 성악과 그에 맞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은 작품의 분위기와 관객의 이해도를 높였다. 각 극마다 달라지는 배우들의 명연기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3. 결말에 대해서



나비부인의 결말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초초상의 자결로 끝이 난다. 초초상은 핑커톤을 만나고 그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가 계속해서 행복하게 사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주저 없이 자신의 종교를 버리고 새로운 신을 섬기고, 그가 꼭 자신을 새로운 세계로 인도할 것이라는 이상향적인 모습으로 그리며 환상을 품고 있었다. 이러한 환상이 깨어져 버렸을 때 그녀가 느낀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녀는 결국 그녀의 아버지와 동일하게 자결을 선택했다.


사랑에 빠지고 스스로를 계속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되뇌이며 환상에 빠진 그녀가 현실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절망 그리고 자결을 선택하여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초초상의 처지가 주는 강렬함이 그동안 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리고 공감을 자아냈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의 시체를 핑커톤이 확인하게 한 부분에서 과연 그 순간 초초상은 어떠한 생각으로 그렇게 하였는지, 또 핑커톤은 그런 초초상의 시체를 발견했을 때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지 궁금증이 들었다.


이 장면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는 것이고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초초상은 자결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지만 이 죽음을 통해 작가가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며 관객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번 기회에 나비부인이라는 오페라를 다시 한번 감상하면서 다양한 감정과 음악을 다룬 예술을 충분히 즐기다 가는 것 같다. 나비부인은 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지 알 수 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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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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