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일 때 마주할 수 있는 나.

도서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리뷰
글 입력 2019.06.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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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없는 여행에 관한 생각을 하다 오랜만에 다시 읽었던 여행에세이다.


누구나 꿈꾸는 불현듯 떠나는 여행. 이 책을 쓴 지은이는 음악작가로 지내왔던 방송국에서 어느 날 해고통보를 받자마자 정말 불현듯, 계획없이 미국으로 떠나 자신이 겪었던 여러감정들과 사람들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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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어로 익힌 고전적 영어를 구사하며 자동차로 미국을 횡단하는 전직음악가의 여행기.


닉네임 생선이라 일컬어지는 그는 몇 개월째 여행을 하던 도중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도로를 달렸다. 여행 중 읽게된 메일들 속에는 자신들의 자리를 찾기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친구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그 메일을 읽으며 자신만 아무 대책 없이 낯선 곳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적은나이가 아닌 서른이 된 스스로가 여행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갔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함이 뒤섞여 혼란스러움을 감당하기 버거운 감정들이 쓰여있다. 그렇기에 매 순간순간들을 즐기지 못하고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려는 새로운 친구들에게 불평을 하며 혼자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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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홀짝거리려 했지. 음식 냄새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실 만큼의 멋도 여유도 가질 수 없었던 나는 그렇게 넓은 땅덩어리에서도 좁게만, 좁게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물에는 그리움도 있었을 것이고 무언가를 갈망함도 있었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계획되어 있지 않은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크게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길에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입을모아 지금 너의 시간은 아주 특별한시간 이라고말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옆으로 넓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다른사람이 너보다 높아졌다면, 넌 그들보다 더 넓어지고 있으니까."



처음의 그처럼 좁게 좁게만 생각하고 여행이 끝날때까지 홀로 였다면, 절대 몰랐을 아찔한 깨달음은 수많은 길위의 수 많은 친구들이 알려준 선물이다.


생선은 그렇게 한곳에 머물러 펑펑 울어버린 뒤에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목적지에 잘 도착했고 값진 마무리를 한다. 어떠한 과정을 거쳤던간에 그는 죽을만큼 외로웠다던 그 여행을 무사히 잘 마친 어른생선이 되어 돌아왔다.


갑자기 감정이 북받치고 참기 힘든 서러움 같은 게 밀려올 땐 애써 체면 차린다고 꾹꾹 참지말고 그 순간의 감정에 솔직해져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울음이 터져버렸다는 것은 참고참아 무뎌져버린 가슴이 무너져내리기 일보직전인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뜻하기도하고.


그리고 그가 여행에서 보고듣고느낀 모든 것들은 언제고 혼자가 되어봤을 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마주하게 되고 비워낼 것들과 지니고 가야 할 것들을 정리하며 구분하게 된다. 모든 일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생선도 그때는 홀로 여행하며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읽는 동안 어느순간부터 그의 입장이 되어 함께 여행을 한 느낌도 들고, 웃기도하고 감탄하기도 하며 다독여주고싶을 때도 있었고 공감된 부분도 많았다.


책을 읽으며 다른 누군가에게 "회사때려치고 싶을때 이거 읽어봐~"하고 건넨 유일했던 책. 그냥 내용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내가 좋아했던 대목과 웃음을 터트린 대목들을 누군가에게 얘길하며 선물하고 즐거워했던 조금 특별했던 내용들. 뭔가 복잡하다 생각이 들때 이 책을 한번 읽었음 좋겠다.


같이 무언가에 외로워 하다보면 지금 내상황에 조금의 위안을 얻을수 있지않을까? 끝 소절에 쓰여있는 것처럼 어느순간 난 그의 공연장에 찾아가 악수를 하자며 손을 건넬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페이지에 빼곡히 적혀있는 그가 여행하며 들었던 노래목록 또한 그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또하나의 선물.



[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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