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Youth.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밴드 - 데이식스 [음악]

서툴지만 진심인 순간들을 노래하는 이들
글 입력 2019.06.13 22: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청춘이라 하면 왠지 낯 간지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순수하고 빛나는 찰나의 순간이기에 함부로 남용할 수 없는 단어일 것이다.


그래서 청춘이란 감히 함부로 쓸 수 없을 조금은 진지한 의미가 있지만, 데이식스를 대변할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는, 역시 청춘이 아닐까.


데이식스는 2015년 데뷔한 5인조 밴드로 Pop Rock을 주로 하는 아티스트이다. 방송에서 밝힌 그룹명의 의미는 일주일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은 DAY가 책임지고, 토요일은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일요일은 휴무라는 뜻이다. 이들의 음악을 일주일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듣게 되진 않더라도 아마 이들의 음악을 한번 듣기 시작하면 몇 주에 한번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왜냐하면 밴드 데이식스의 음악은 풋풋한 새로움과 공감할 만한 감성이 공존해서 특유의 분위기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런 감성엔 무엇보다 이들의 노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유의 감성



데이식스의 노래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음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보통 우리는 노래를 듣다가 다음에 올 음을 무의식적으로 기대하지만, 이들의 노래는 예측하지 못한 방식대로 음이 흘러간다. 갑자기 꺾이기도 하고 갑자기 때리기도 하는 그들의 음은 장범준의 노래 진행보다는 덜 급진적이지만 여전히 새롭다. 그런 탓에 이들의 노래가 조금은 덜 익은 과일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음악을 감히 평가하자면 성장하고 있는 이들의 노래 같다. 어딘가 직설적이기도 하고,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이들의 음악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솔직한 지금의 청춘과 닮아있다. 그런 방향들이 딱 지금의 데이식스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이자 감성인 것 같아서 좋다.


깊이 함축되고 의미로 점철된 가사들 대신 여과 없이 솔직한 감정들이 괜찮아보이는 건, 이게 꾸며낸 가식이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Man in a movie 

-

I’m a man in a movie

너를 가진 내겐

더 바랄 것 없이

그저 지금이

완벽하게 느껴젼 

I’m a man in a movie

-

작사 Young K, 작곡 홍지상 / 성진 / Young K / 원필 

-

록 / 메탈 (스타일 _ Pop Rock)




사실 이들의 노래를 처음 듣게 된 건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우연히 어떤 경로를 통해 노래를 들었는데, 노래가 너무 좋았던 것이었다. 꼭 다시 찾아 듣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기억을 더듬어 가사를 검색하곤, 겨우 찾은 다음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프로그램 <Voice>처럼, 이들에 대한 사전 정보는 하나도 없이, 오로지 노래만 듣고 좋아하게 된 셈이다.


그렇게 정말 우연히 데이식스의 노래를 접한 그때 이후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했다.


이들이 있어 내 슬픔이 슬퍼해도 되는 나의 일부일 수 있었고, 이들의 노래 덕분에 나의 기쁨이 더욱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었다. 그래서 데이식스의 노래를 들을 땐, 그 노래를 들었던 수많은 기억 속의 내가 함께 떠오른다.




보컬이 네명인 5인조 밴드



이렇게 많은 순간을 데이식스의 노래와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의 실력도 한몫하는데 대부분의 멤버가 노래를 참 잘한다. 단순한 덕심에 의한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없는 게, 보통 밴드엔 거의 모든 세션이 노래를 같이하진 않는다. 하지만 데이식스는 밴드 인원 5명 중에 드럼을 치는 도운을 제외하면 4명이 각 세션을 맡으면서 보컬을 동시에 담당하는데 라이브도 잘해서 엄청난 실력을 갖춘 밴드인 셈이다.


그런데 이 노래 잘하는 밴드의 음색 역시 각자의 매력이 확실해, 듣는 사람의 귀를 호강시켜주면서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더욱 잘 채워준다.


리더이자 보컬과 기타를 함께 맡은 멤버 성진의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짙은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면 Young K의 음색은 그보다는 맑고 청량한 느낌이 강하다. 또, 원필의 음색은 여러 가지의 특징이 섞여 한번 들으면 목소리가 더욱 궁금해지게 만드는 특색이 강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Jae의 음색은 뭉개면서 호흡하는 소리가 중독성이 있어 계속 듣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네 명이 한 곡을 나눠 부르면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끊을 수 없다.



image.jpg
위에서 부터 시계방향으로
Young K, 원필, Jae, 도운, 성진



단단한 정체성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데이식스의 노래라는 걸 들으면 알 수 있게 만드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직접 작곡과 작사를 맡는 데 있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데이식스의 노래를 한 곡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다면 분명 정체성이 단단히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첫 소절부터 듣자마자 알 만큼 압도하는 강한 인상을 남기는 부류는 아니지만 분명 있다. 이들의 색깔이.


음도 음이지만 가사에 있어 어딘가 모르게 직설적이라 날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어떤 방식이 더 좋고 나쁨은 없다. 표현 방법의 차이지만 이들의 표현은 깊은 은유가 없이 쉬운 말로도 충분히 감성적이고 공감할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다.






넓은 스펙트럼



그리고 이들의 노래는 스펙트럼이 비교적 넓다. 심지어 한 앨범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나오는데, 이건 사실 멤버들 자체가 일단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를 좋아하기 때문도 있지만 멤버들의 음악 취향이 다른 데서 오는 다양함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멤버가 참여했느냐에 따라 특징이 달라진다. 청량한 비트의 음악도 있고, 팝도 있고 Rock도 있고 감성 발라드도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장르를 데이식스만의 색깔로 해석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이건 팬의 관점에서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이들을 지켜본 결과지만, 이들이 단단한 데이식스의 정체성을 갖고 다양한 것들도 잘 소화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매 순간 진심을 다하는 멤버들의 태도 덕분이 아닐까.


사실 이들이 밴드로 데뷔하고 지금까지도 활동을 이어나가고 팬들과 소통하지만 분명 쉽지 않은 순간들이 있었다. 여러 문제로 데뷔할 때의 쇼케이스 포스터를 멤버 Jae가 만들어서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릴 만큼 시작에 난항을 겪기도 했고 이로 인해 이전부터 알던 팬들은 데이식스가 데뷔를 공식적으로 한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 외에도 숱한 삐걱거림이 있었지만, 이들은 그런 순간마다 현장에 함께 해 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공연을 했다.


부가적인 에피소드지만 멤버 Young K는 비교적 최근 동국대 경영학과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는데, 학기와 밴드 활동이 겹칠 때도 바쁜 스케쥴을 착실하게 소화해냈다. 물론 영상에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멤버들의 말에 의하면 종종 밴드 활동과 시험 기간이 겹치면 거실에서 혼자 불을 켜고 공부하는 Young K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팬들과 틈틈이 소통하며 종강을 기다리는 모습이 같은 대학생으로서 공감되어 더욱 응원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자신들이 보고 느낀 대로 감정을 전하는데, 때때로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한다.



아픈 길 

-

요즘 난 어때 

네가 봤을 때

괜찮아 보이는지 궁금해

요즘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나는 모르거든

만약에 내가 너라면

아무 말 없이 날 안아줄 거야

만약에 네가 나라면

그 품에 안겨 흐느끼고 있겠지

너나 나나 알기는 알았잖아

쉽지만은 않은 길이란 걸 말야 

너나 나나 모르진 않았잖아

이 길에는 꽃이

그리 많이 피지 않는 걸 

-

작사 Young K, 작곡 홍지상 / 성진 / Young K / 원필 / Jae

-

록 / 메탈 (스타일 _ Pop Rock)



1511.jpg
 




매 순간 데이식스



이렇듯 매 순간 데이식스 자체로 존재하는 이들이라서 좋다. 부족한 점까지 좋아하게 된 건 이미 깊은 팬심이 생긴 게 분명하지만, 팬이 아니었던 때 들었던 이들의 노래가 찰나의 순간 깊이 다가왔던 건 서툴지만 진정성이 느껴졌고 그 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니 누군가 데이식스의 노래를 듣게 되더라도, 각자의 청춘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남겨둘게

-

이제 서서히 바래는 사진 속에 

넌 흐릿해져 가 

시간만큼은 멈출 수는 없기에

안타까워

네가 내게 준 나에게 준

추억들을

잊고 싶지 않기에

I’ll remember 

함께했었다는

사실만이라도

가슴 깊은 곳 한쪽 구석에 널

남겨둘게

-

작사 Young K, 작곡 홍지상 / 성진 / 이우민 / Collapsedone / Young K / 원필 / Jae

-

록 / 메탈 (스타일 _ Pop Rock)




[고유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