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 문학의 경계 [문화 전반]

'우리문학'을 규정짓는 범위와 그 경계에 대하여
글 입력 2019.06.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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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학은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우리 문학의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어느 경계까지 인정해야할까? 사실 이러한 질문과 비슷한 논의는 다른 여러 장르에서도 자연히 일어나고 있다. 가령 음악이라든지 미술, 놀이문화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것들보다 더 그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애매하게 남아있는 것이 ‘문학’인 것 같다. 이런 애매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는 다음의 질문이 더러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문학은 어디까지 봐야 할까?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것만이 한국의 문학, 우리의 문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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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한 가지 질문을 더 해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북한의 문학은 우리의 문학인가?” 이에 대해 나는 확실히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북한 역시 ‘우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한국’의 문학에 포함되는가의 문제에 있어서는 잠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는 오로지 남한만이 해당된다. 결코 그 누구도 남한과 북한을 아울러 한국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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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차이는 언어의 어감 차이로부터 오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우리’라는 것은 조금 더 문학적인 언어로서 그 범위가 더 넓다. ‘우리 민족’이라든가 ‘우리 역사’라는 것은 결국 남북한 모두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뜻을 지닌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라는 단어를 통해 남북한의 통일을 꾀하며 그 단어의 뜻으로부터 우리 남북한은 ‘다른 민족’이 아닌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조금 더 포용력을 지닌 언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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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의 경우 그 특징이 더욱 구체화되고 한정적이 된다. 그것은 오로지 남한만을 뜻하는 단어이며 한국(Korea)의 문학이라 함은 남한만의 문학을 뜻한다. 따라서 북한의 문학을 한국 문학의 범주 안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똑같이 우리의 언어를 가지고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우리가 창작한 문학, 북한의 문학은 ‘우리의 문학’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좀 더 확장된 우리 문학의 경계를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조금 더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이하 한국문학이라고 하겠다.).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문학은 한국문학이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도, 가능성도 없다.

만약 이 중 하나라도 부재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린란드에서 사는 한국인의 문학은 한국 문학인가? 미국인이 한국어로 쓴 문학은, 혹은 한국에서 창작된 한국인의 라틴어로 된 문학은 한국 문학인가? 더 나아가 해외동포의 문학은 한국 문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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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거주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디에서 창작되었든 한국 민족이 한국어로 썼다면 그것은 한국 문학인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창작한 사람과 언어인데, 이에 대해 나는 ‘개별적 범주 적용’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확립되고 획일적인 경계가 없는 지금, 어차피 그런 경계의 형성 논의는 의미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보통 ‘민족’이라 하면 공통된 문화 속에서 같은 정신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비슷한 사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한국인이라도, 전혀 우리의 문화의 영향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이 창작한 문학은 한국 문학이 될 수 없다. 그건 해외동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에 살면서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외국인의 문학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한국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사람을 개별적으로 보아 그 사람이 한국 문화의 영향 속에서 삶을 살았거나 살고 있다면, 그가 어디에서 무슨 언어로 쓰든 그것은 한국 문학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정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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