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도서]

결국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
글 입력 2019.06.18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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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 행복에 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한 학기 동안 행복에 관해 고민하고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가는 수업이었다. 그리고 그때서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까지도 행복에 관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한한 사랑일까?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작가는 자신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고 말한다. 행복을 느꼈던 순간은 내 삶에 다가오는 것들을 사랑했을 때라고. 그리고 끝끝내 행복하다는 말을 하며 죽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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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선택했던 것들에 후회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그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라고 믿고 싶다.

뒤돌아보면 별거 없다.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이 이루어진 건 드물 것이다.

그저 하다 보니 하게 됐고, 하다 보니 찾게 된 것뿐이다.

제나 인생은 계획대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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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대목의 마지막 문장에서 작가가 굉장히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약간은 행복 전도사 같기도 하다. 나 역시 인생이 언제나 계획대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100% 동의한다.


한창 과제를 하고 난 후, 메모지나 수첩에 하나씩 체크를 해가며 '끝냈다'라는 표시로 체크를 하지만, 곧이어 다른 문제가 생겨 다시 과제물을 손봐야 하는 상황도 생겼고, 전혀 예상치 못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굉장히 번거롭게 일을 처리해야만 했던 일도 꽤 있었다. 그러면서 그냥 계속해야만 하는 일들을 완료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이젠 모두 즐거움과 슬픔, 환희와 후회가 뒤섞인 과거의 일이 되었다.


페이지를 조금 더 넘겨보니 '인생은 선택과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연속'이라는 말이 나온다. 작가는 어떤 선택을 하든 옳은 선택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힌다. 이 구절들을 보자 몇 년 전에 본 영화, Mr. Nobody(미스터 노바디)에서 본 구절이 떠올랐다.



모든 길은 옳은 길이다. 모든 것이 어쩌면 다른 것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만큼의 많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Every path is the right path. Everything could've been anything else. And it would have just as much meaning.)



나는 여기에 나만의 해석을 덧붙였다. 모든 길은 옳은 것이고,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것은 옳은 선택이라고 믿는다. 선택을 내리는 데 있어서 무엇이 옳은 선택이고, 무엇이 그른 선택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너 자신이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옳은 선택이다.


내 인생 신조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선택을 내려야만 하는 모든 상황에서 이 신조를 어김없이 따르기에는 내 자신이 불안과 미래에 대한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옳은 선택을 내린 건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항상 내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 내 인생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짜증 났다. 왜 이런 삶을 살아온 건지 후회가 드는 날도 많다. 그 때문인지 '언제나 인생은 계획대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즐겁다'라는 구절이 나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즐겁다니? 이게 무슨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소리인가 싶었지만, 작가는 그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바로 '불안'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자 동기부여라고.


어쩌면 상투적인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나도 이 작가처럼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내게 주어진 삶을 진심으로 즐기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힐링이 필요한- 사람에게 작가는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당신에게 꼭 필요한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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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 나만 하는 고민, 나만 괴로워하는 기억, 나만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무색할 정도로 작가는 우리 모두가 가진 공통된 고충들을 이 책 한 권으로 풀어내었다. 그 외에 이 책만이 가진 장점을 늘어놓자면 우선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으로 당신의 눈길을 끌 것이다.


어슴푸레한 새벽녘을 거니는듯한 밝은 빛에 휩싸인 사람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책의 표지부터 당신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쩌면 죽음 이후 사후 세계를 거니는 당신의 모습일 수도 있고, '행복'을 찾아 떠난 사람의 모습일 수도, 혹은 꿈속에서 마주한 자기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책의 크기 역시 손바닥 사이즈 정도로 휴대하기에도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나 꺼내들어 읽기 좋다. 더불어 책 자체도 짬짬이 틈을 내어 읽기도 안성맞춤이다. 대부분 짤막한 글들의 연속이기에 바쁜 일상에 치여 두꺼운 책을 읽을 시간이 별로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책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책을 집어 들고 아무 페이지나 읽으면 바로 그 페이지에 당신에게 꼭 필요한 인생의 조언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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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보>


제목 :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저자 : 김상현
출간일 : 2019.05.27
장르 : 문학 > 에세이 (한국 에세이)
정가 : 14,000원
쪽 수 : 198p.
크기 : 111*184*12mm
ISBN : 979-11-88469-32-1 (03810)






<책소개>


불행과 불행 사이에 끼어 있는 행복들을 마주하다!


작가가 살아가면서 경험한 여러 관계 안에서 느낀 바를 책 안에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사람 소리 하나』, 『그러니 바람아 불기만 하지 말고 이루어져라』, 『나라서 행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이어 출간된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는 청춘에 섞인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한 폭의 그림처럼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붓질로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실제로 작가가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여러 관계를 하나씩 풀어내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그만의 따뜻한 말로 유려하게 풀어내며 글로써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 있다. 청춘의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고 있는 작가가 방황, 불안, 고뇌, 무서움 그리고 숱한 흔들림 속에서 자신만의 한 줄기 빛을 찾아낸다. 책의 1장에서 4장으로 넘어가면서 마치 한지에 먹을 칠하듯 조금씩 견고해지면서 단단해지는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작가 일수도, 당신 일수도, 우리 모두일 수도 있다.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면서 특정하게 지칭될 수 없는 그 존재가 단단해짐에 따라 나 역시 마음속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 작은 불씨를 피우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김초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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