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데뷔 싱글과 YG의 상황

YG와 전소미, <BIRTHDAY>
글 입력 2019.06.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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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함'은 YG가 2019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단어입니다. 평소에는 소속 가수들의 컴백에 인색했던 모습은 승리 사건 이후 조급함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블랙핑크(BLACKPINK)를 4월에 컴백시켰고, 5월에 위너(WINNER)을 뒤이어 컴백시켰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5월 말에는 이하이, 6월에는 전소미를 데뷔시키는 것까지 3개월 동안 4팀의 가수를 연속으로 컴백시키는 강수를 뒀습니다. 연속적인 컴백 앨범은 본래 음악적인 강점을 두었던 YG가 본인들을 다시 어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입니다. 사건이 터지기 전만 하더라도 '음악은 좋다'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꺼내올린 것입니다.

 

하지만 앨범의 결과물은 예전만 못했습니다. YG스러운 음악은 매너리즘에 빠진 듯 유사하게 들려왔고, 과도한 작업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특색을 잃어버렸습니다. 특히 여러 앨범에서 준비가 덜 된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블랙핑크는 음원 공개일과 앨범 발매일을 맞추지 못했으며, 전소미는 쇼케이스에서 뮤직비디오만 공개하면서 무대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컴백한 가수 중 이하이가 별문제 없이 넘어가는가 했지만, 피처링을 한 BI(비아이)가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결국 논란 끝에 아이콘을 탈퇴했습니다. 이렇게 있는 힘없는 힘 다 썼던 3개월 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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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노력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양민석 대표이사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듭니다. 사퇴를 통해서 주가를 일부 상승하는 효과를 노렸다고 할 수 있는데,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YG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사퇴의 경우 본인들이 어떤 수를 써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 시도하게 되는 방법으로(?)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가 경영복귀를 준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최대주주로 16%, 양민석은 임원으로 3%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9년 1분기 보고서(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전기(2018/4분기)대비 적자 전환되었고, 매출액도 19.8%가 하락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문어발식으로 확장해온 YG 푸드는 실적이 신통지 않으며, JTBC에서의 믹스나인, 넷플릭스에서 YG 전자가 모두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모두 YG가 스스로 자처한 일이라는 점은 그 실패를 대중 탓이라고 돌릴 수도 없습니다.

 

또한 Great World MusicInvestment Pte. Ltd라는 펀드 형식으로 YG 지분에 투자한 루이비통(LVMH, 지분의 9.5%)의 문제도 있습니다. 루이비통의 투자는 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10월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기 때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하긴 하지만, 주가가 하강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 가능성은 사라지고 있으며, 되려 이자까지 붙여 상환해야 합니다. 참고로 루이비통은 계약 당시 보통주 전환 가격을 4만 3,574원으로 책정했지만, 2019년 6월 18일 현재 2만 8,3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말이 길어졌기 때문에 요약을 하자면, 양현석과 양민석의 사퇴를 '하락폭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수'라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YG 가수들 중 컴백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수는 이제 막 제대한 악동뮤지션이 남아있지만, 반등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존재합니다. 반(反) YG라는 분위기도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을 바꿀만한 카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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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BLACK LABEL

 


결국 이런 조급함에 혼란스러운 소속사의 상황에 대한 피해는 컴백한 가수들이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데뷔한 전소미의 경우 준비 기간이 부족했고, 시간에 쫓기는 듯한 모습을 가장 많이 보여준 가수였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컴백이 아니고 소속사를 옮겨 데뷔를 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컴백, 데뷔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쇼케이스마저 미완된 상태에서 진행했다는 점과 곡에 대한 수정이 발매 전까지 이뤄졌다는 점은 이를 증명합니다.

 

싱글 앨범은 <어질어질>과 <BIRTHDAY> 두 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곡인 <어질어질>은 전소미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고, 작곡과 편곡에 블랙핑크와 제니의 <SOLO>에 참여한 24가 맡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소미가 가져올 수 있는 음색의 특색보다는 후크에 집중했고, 블랙핑크의 음악과 무엇이 다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이틀곡 <BIRTHDAY>도 그 연장선에 놓여있는 곡입니다. 모든 YG가수 곡이 그러듯 테디가 작곡에 참여를 했고 24도 함께했습니다. 흔히 예상할 수 있는 범주에서 노래는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제 점차 인기를 잃어가는 드롭도 그렇고 낡은 프로듀싱은 블랙핑크의 앨범과 유사성을 띠고 있습니다. 급한 대로 중독성 즉, 승부를 반복과 드롭에 중심에 두었지만 호불호가 명확한 분위기만 남겼습니다. 앞으로(미래)를 위해 새로운 소속사를 찾았지만 앞으로가 불확실해진 느낌입니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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