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미술의 미학

“대전, 현대미술의 태동-시대정신”
글 입력 2019.06.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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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개강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18년 3월. 다가오는 과제와 시험으로 인해 진짜로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할 문화생활을 미리 하기로 했다. 글쓴이는 보통 전시회에 가기 전에 인터넷 후기를 보면서 사전조사를 하는 편인데, 도중에 이런 글을 보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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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대전, 현대미술의 태동-시대정신”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에 대한 후기였다. 블로거분의 작품에 대한 견해가 뚜렷하셨는데, 글쓴이 또한 느낀점이 많을 것 같아 전시회에 가기로 마음 먹었고,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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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자 하는 말



전시회의 팜플렛, 본 전시 외에도 다른 전시도 진행되고 있었다. 미술관에서는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과 감상포인트가 있었지만 글쓴이는 작품 각각의 느낀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그 전에 전시회의 소개를 하고 넘어가겠다.

<대전, 현대 미술의 태동-시대정신>


대전은 경부선 철도의 건설을 계기로 도시형성과 발전이 이뤄진 곳으로 미술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도시의 팽창과 함께 학교가 늘어나고 미술교사들이 유입되면서 시작된 대전지역은 광복 전후로 미술활동이 있었지만 그 기록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전미술아카이브전시는 대전미술이 현대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점에 있던 미술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대표적인 4개 그룹은 자생력을 갖기 시작한 대전미술에 급진적 양상의 미술운동을 전개하며 현대적 면모를 갖추는 전환점이 된다. 이들은 대전지역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오브제 사용, 설치미술, 해프닝과 이벤트, 퍼포먼스, 영상, 그리고 실험성 짙은 야외 현장 미술들을 거침없이 쏟아내었다.


전통적인 미술방식에 저항하며 시대정신에 입각한 물음을 던지고, 사유와 당위성을 행위로 표현하는 미술작업을 통해 대전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혀나가게 된다. 당시 시민들이 보내는 이들 작업에 대한 당혹감과 무관심, 냉대에도 불구하고 이 그룹들은 시대변화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일련의 미술활동을 전개해 간다. 60, 70년대 실험미술 혹은 탈평면미술의 등장은 한국 모더니즘의 새로운 전개에 주요한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개인적, 집단적, 혹은 지역적인 발생에 따라 이들 미술은 개별의 논리와 독자성을 갖추고 진행되었다.

미술관에 따른 전시회의 설명에 보면 대전에 미술이 시작된 시기에 기본기를 다졌던 네개의 크루(?)라고 해야할까. 그들의 작품에 대해 감상하고, 설명하는 전시라고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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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의 관람할 가치 중 하나라고 한다면, ‘아카이브’라는 것에 있을 것이다. 한 자리에서 대전 미술의 역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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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그리고 생각



[19751225 그룹 재현 작품]


위의 이 작품의 신선했던 점은 관람자가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었다. 거울을 보며 하얀선의 맨끝에서 앞쪽으로 걸어 나가는 것이 이 작품을 보는 방법이다.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나냐면 흰선의 한 칸에 들어갔던 얼굴이 거울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두칸, 세칸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도 나 스스로의 고유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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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고대유물을 발견했을 때, 붓으로 조심스럽게 털어내며 상처가 가지 않도록 발굴한다. 이 점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흰 천에 풀을 바르고 땅속에 묻은 다음, 다시 붓으로 조심스럽게 유물을 발굴하듯 흙을 털어내며 꺼낸다. 작품은 땅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여러 명이 모여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 놀라웠다. 그들의 영감은 어디서부터 얻어지고 실행의 방법이 이토록 특이하다니. 깊은 후회감과 반성을 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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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에 굴러다니는 목각이 사과가 된다. 그저 현실에서 보이는 아무렇지 않아보이는 오브젝트도 의도를 가진다면 의미있는 물건으로 바뀐다는 것이, 개념미술이 글쓴이에게 주는 큰 느낌표였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저 천은 천이듯이! 옷을 만드는 것은 일상의 아무렇지 않은 오브젝트를 의미있게 만들어 주는 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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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봉-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이다. 줄을 그어가며 철저히 계산된 못질로 그림자의 길이를 조절한 앞판. 깔끔하고 완벽한 느낌을 준다. 나무의 심이나 힘조절의 오차로 인해 앞판과 달리 작가의 의도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뒷판. 작가가 개입할 수 없이 만들어진 우연적인 작품이다.


인생에 있어 우리가 계획한 일은 때로 빗나가고,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예상치 않은 행운 또는 불행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이 작품은 이종봉 작가의 아이디어를 다른 작가가 못질하여 작품화 한것 이라고 한다.


개념미술 :작품은 손끝의 재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생각과 구상에서 나오는 것. 개념미술의 정의로 보아 작품에 대한 생각은 온전히 이종봉 작가의 것이기 때문에 작가명에 이종봉이 적혀있다. 사진으로 감상하는 분들을 위해 그림자가 잘 보이도록 찍었다.




다짐과 추천



항상 전시를 감상하면서 글쓴이에게 있어서 가장 큰 목적은 ‘생각의 전환’이다. 그 점에서 큰 성공을 거둔 전시였다. 개념미술을 좀 더 즐기게 되었고, 아직은 도슨트에 의지하는 미술초짜에 더 가깝지만 스스로 해석하고 감상해보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올 때는 단순히 예쁜 옷이 아닌 철학을 가지는 옷. 보이지 않는 곳까지 고려하는 옷을 만들고 싶다는 다짐을 가졌다. 졸업작품을 만들 때 개념미술에 착안한 옷이라는 주제도 멋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개념미술, 현대미술을 주제로 한 전시를 직접 찾아서 볼 것 같다. 너무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탓에 읽으시는 분들의 작품에 대한 생각을 방해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신만의 눈과 생각을 가지는 것. 그것이 이번 전시 경험의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신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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