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북촌과 인사동 - '힙스터의 성지'가 될 수 있을까요? [문화 공간]

글 입력 2019.06.2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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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스'



SNS 해시 태그 검색에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 단어는 20대들의 영원한 상위 검색어일 것이다. 카페와 작은 상점이 모여 있는 골목은 'O리단길'이라 불리우며 소위 '힙스터'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 너도 나도 사진을 찍으려, 작은 상점들의 물건을 구경하러 젊은이들이 날마다 모여든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웨이팅 줄은 골목 밖까지 길게 늘어난다. 이제 어느 좁은 골목 길이든 'O리단길'이 되기 쉽다.


내가 어렸을 적 서울에 처음 방문을 했을 때 필수 코스 중 하나는 인사동과 북촌이었다. 그 곳은 서울의 대표 관광지였고 한 번은 들려봐야 할 동네들이었다. 고즈넉함과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그곳. 하지만 인사동과 북촌은 한국 사람들의 '핫 플레이스'에서는 조금 벗어나 보인다. 이번 주말에 인사동에 놀러갈래?라고 말하는 젊은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옛 것은 더 이상 고리타분 하지 않다



요즘 젊은이들의 가장 떠오르는 명소는 아마 을지로가 아닐까. 조금 어스름한 골목과 낡은 동네의 풍경에서 사람들은 특색을 느끼고 젊음을 입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1990년대 즐겨 입던 패션까지 어우려져 젊은 감각의 패션, 예술과 을지로의 옛 정취는 '힙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만선 호프> 앞에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을지로에 다양한 카페들은 그들만의 특색이 있다. 나도 덩달아 이 문화에 몸을 담궈 본다. 그런 나에게 젊음의 기운이 느껴지는가.


예전의 것과 현재의 것을 적절히 융합하여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요즘 사람들이 즐기는 방식인 것 같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경주도, 이런 분위기가 생겨나 SNS에 눈에 띄게 늘어난 관광지들이 보인다. 이제 옛 것이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젊은이들의 문화 합쳐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늘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 유니크함을 즐기는 20대와 30대에게 눈에 띄지 않았던 우리의 옛 것은 재창조의 좋은 소스가 되기 쉽다. 우리나라의 풍경은 점점 이렇게 변모하고 있으며, 한국적인 것을 대중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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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과 북촌은 어때요?



서울에 살기 시작하며 어린 시절에 기억이 있는 북촌과 인사동을 방문했다. 그 두 장소는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풍경을 느끼고 싶을 때 가는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저 옛 기억이 아른거려 재미가 없더라도 가보자는 마음이었다.


인사동 골목길 한 가운데 있는 쌈지길은 여전히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았다. 하지만 어른이 되서야 보이는 인사동의 매력은 꽤 놀라웠다. 우리는 이제 '아인슈페너'와 '아보카도 샐러드'가 너무나 당연한 시대에 산다. 어느 곳에 가도 커피가 있고 사람들은 끼니를 양식으로, 일식으로, 중식으로 채운다.


그런 대한민국 21세기의 젊은이로 살고 있던 나는 인사동 길을 걸으며, 상점들을 바라보며 '한국다움'을 물씬 느꼈다. 자주가는 카페에는 절대 없지만 평소 좋아하는 수정과를 정취 있는 2층 한국식 가게에 앉아 마셔보고 다양한 한식들이 준비된 가게에서 저녁을 한 끼를 든든하게 먹었다. 비슷한 풍경의 상점들이 가지런히 열려있는 골목길을 보니 '스타벅스'와 '던킨 도너츠'가 당연했던 길거리가 새롭게 보인다. 어디에서도 느껴볼 수 없는 이 '한국다움'의 느낌은 북촌에서 역시 느낄 수 있었다.


북촌 한옥 마을에 노을이 지는 시간 가본 적이 있는가? 떨어지는 해와 함께 붉게 물든 하늘은 기와 지붕을 더욱 아름답고 따뜻하게 했다. 북촌에는 한옥 마을촌을 보존 하면서 꽤 다양한 상점들이 생겼다. 조그마한 소품샵부터 향기를 파는 향수 상점까지 다양하게 한옥 건물 안에 이루어져 있다.


인사동과 북촌을 어른이 되어 다시 방문했다. 그리고 다른 시각으로 이 동네들의 풍경을 바라보게 되었다. 인사동과 북촌은 옛 것에서 젊은 기운을 넣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 너무나 적합한 장소이다. 멀리 경주에 갈 필요가 없다. 한옥, 우리의 음식과 음료는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의 습관이자 일상이다. 이런 것들이 모여있는 인사동과 북촌 마을을 보며 '힙스터의 성지'가 된 을지로처럼 조금 더 새롭게 활성화 될 순 없을까? 생각한다. '한국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그곳들이 젊은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길 바래본다.


옛 것은 더 이상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다. 젊음과 합쳐지면 전혀 새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오늘 친구에게 이번 주말엔 북촌에 가서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경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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