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인가 외설인가 [시각예술]

예술의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가
글 입력 2019.06.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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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은 작품이 표현 수단이다. 작품을 통해 감정을 전하기도,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기도, 비판적 사고를 펼치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물들이 전시장에 걸리고 관람객들은 작품에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예술과 예술인이 가진 ‘영향력’ 때문에, 예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가 항상 화두에 오른다. 즉 ‘표현의 자유’는 예술계에서 지속되는 논쟁거리이다.


신성성 침해의 기준, 윤리적·비윤리적 범위, 외설과 예술의 경계 등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예술계를 뒤흔드는 문제다. 그리하여 논란에 휩싸였던 작품들을 살펴볼 것이다. 각각 상반되는 입장을 통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자신만의 입장을 찾아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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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세라노, <Piss Christ>



이 작품의 제목은 ‘오줌 예수’이다. 오줌 속에 담겨있는 예수를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이 발표되고 사회적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신성시 되는 예수를 오줌과 함께 그려내다니, 윤리적으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해당 작가에게 국가는 절대 기금을 지원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과연 국가는 어떤 작가와 예술가를 지원해야하는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 대표적 사건이다.


국가의 입맛에 따라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예술인들은 어떤 작품을 그려내야 할까. 성인을 더욱 신성하게 그린 작품, 정치적 성향에 어긋나지 않은 작품들을 그려내면 안전하게 지원을 받고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그렇다면 획일적인 작품과 다양성은 존재하지 않은 작품만이 남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작품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국민들은 도덕성을 잃지 않을까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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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르니 기어른, <Home>



작가는 「나는 사진기」라는 전시회에서 자신의 아들과 딸이 가면을 쓴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모습을 작품으로 제출했다. 이는 작가의 윤리성을 의심하게 되는 작품이 되었다. 의사 결정도 없는 어린아이들을 대상화 시킨 점, 모든 이들이 보는 전시장에 성기를 노출한 점,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의도성을 가진 점 등이 논란의 지표가 되었다.


작품 속 작가가 의도하는 바에 집중해야 하는가, 보여지는 표현 방식에 집중해야 하는가라는 양립적인 의견이 있다. 전자의 의견은 단순한 표면적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내제된 메시지에 주목하라고 한다. 표현에 제재를 두게 되면 작가들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분명한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고 말한다. 반면 후자는 시각예술은 불가피하게 보여지는 것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작품 감상 법 중 외관적 매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이에 대한 윤리적 잣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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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 에민, <My Bed>



예술인가 외설인가. 그녀의 작품에 대해 관람자들과 평론가들은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작품 속 물건을 보면 속옷, 스타킹, 술병, 담배꽁초, 임신 테스트기, 콘돔 등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작가는 작품을 전시장에 옮겨 놓기 전 이 침대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한다. 파격적인 모습에 대중들은 과연 이것을 예술이라 말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품는다.


작가는 자신의 상처나 트라우마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작가와 비슷한 아픔이 있는 관객 또는 일반 관객까지 해당 작품을 마주하니 오히려 고통을 직접적으로 해소할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예술의 선한 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적나라한 표현 형식에 과연 이것을 예술이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과연 예술과 외설의 기준은 무엇일까.


*


필자는 예술의 표현의 자유에 관대한 편이다. 대신, 대중들이 자신들만의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충분한 예술 교육 제도와 향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대중들이 분명한 예술적 잣대를 갖게끔 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자연히 비예술은 걸러지고 소멸될 것이라 생각한다.


예술의 ‘표현의 자유’는 항상 갑론을박이다. 더 큰 사회적 파장을 줄이기 위해 검열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예술이라는 이름 하에 자유로운 양식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견 모두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 글을 읽고 자신만의 예술적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예술을 더욱 깊게 이해하는데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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