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별들의 소식을 전하는 사람 [공연예술]

뮤지컬 <시데레우스>
글 입력 2019.06.30 20:4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올해 상반기 공연계의 인기스타가 한 분 계신다. 연극이나 뮤지컬과는 관련 없어 보이는 한 인물 갈릴레오 갈릴레이.


국립극단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 뮤지컬 <최후진술>과 <시데레우스>까지. 우리가 보편적으로 아는 인물 정보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외쳤고, 천동설이 아닌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이라는 것이 대부분일 텐데, 공연계는 이 인물 어디에 매력을 느꼈기에 그의 생애를 그렸을까.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그의 딸 마리아 첼레스테, 독일의 수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세 인물을 중심으로 그의 삶을 그려나간다.




01. 우주를 위한 여정



케플러는 <우주의 신비>에 대한 평을 듣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 편지는 갈릴레오에게도 전달된다. 그를 지독히도 귀찮게 괴롭히던 편지는 어느새 케플러와의 연결고리가 되어 둘은 함께 우주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어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역 그 너머를.


둘이 연구를 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같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이전까지의 공식이 틀렸다는 대담한 생각을 하고,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주요한 입장인 천동설 대신 지동설을 가정해 연구하는 그들 사이에서 관객의 심장도 함께 뛰고 있었다.






02. 별이 쏟아지는 무대에서



공연을 보다 보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발랄하게 통통 튀는 음악이라든가, 반짝반짝 빛나는 무대, 스크린에서 나오는 영상 등은 그 느낌을 더 극대화한다.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무대가 예쁘기로 소문이 많이 났다. 우주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반원의 무대는 갈릴레오의 눈을 본뜬 것 같기도 하여 그의 눈에 비치는 우주의 모습을 관객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천장에는 별이 있어 천장의 조명이 모두 켜지는 순간 객석도 하나의 우주가 되는데, 배우와 관객, 공연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애정을 받고 자란 극이기에 더 눈부신 장면이 탄생하는 것 같다.



[크기변환]D4iLrYZUYAAtlU5.jpg



03. 갈릴레오와 가족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의 업적과 연구에 초점을 맞추기에, 마리아 첼레스테가 등장하여 그와 호흡을 맞추는 이 극은 상당히 특이했다. 하늘을 바라보던 아버지를 보며 다른 꿈을 꾸던 마리아는 수녀원에 들어가 아버지와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천동설에 가장 가까이 있는 딸과 지동설에 다가가려는 아버지의 관계가 드러나며 동시에 갈릴레오와 마리아의 견해와 사상 차이가 함께 나타난다.


고증이 완벽하게 되었냐고 물으면 아쉬운 부분은 존재하지만, 마리아가 교황청의 편지를 받고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며 망원경을 바라보는 장면은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진다.



[크기변환]D6wxVkhV4AAsKVo.jpg


참 예쁜 극이다. 극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이었다.


무대뿐만 아니라 가사나 대사, 극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하나하나까지 저 하늘의 별만큼이나 반짝이고 있었다. 어쩌면 이 극은 그 빛들을 흡수하여 더 많은 빛을 반사해내기 때문에 그렇게 빛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세상 아무도 관심 없는 질문들. 실제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해지지도 않고, 살아가는데 아무런 이득도 없지만, 별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들은 진정으로 행복했을 것이다.

 

[크기변환]D-TwhOkUIAEy-pk.jpg
 


김효경.jpg
 

[김효경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